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주주가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아마존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구 저궤도에 통신 위성을 발사하는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와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회사 '블루 오리진' 간의 불합리한 계약 내용을 지적하면서다.
미 CNBC에 따르면 이주 초 아마존의 주주인 ‘클리블랜드 베이커스 앤 팀스터스 연기금’(CB&T) 측은 "아마존 이사회가 프로젝트 카이퍼를 위해 블루 오리진에 수십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대체 발사 제공업체로 간주하지 않아 기본적인 수탁 책임을 위반했다"며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는 지구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발사해 인터넷 통신이 닿지 않은 국가 지역에도 고속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아마존은 이 프로젝트에 약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고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 법인인 ULA, 유럽발사체 기업인 아리안스페이스, 블루 오리진 등 3곳과위성 발사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와 경쟁 구도에 놓여있다.
하지만 CB&T 측은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개인적인 경쟁 때문에 프로젝트 카이퍼 수행에 있어서 가장 명확하고 저렴한 발사 제공업체인 스페이스X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가 2019년부터 약 5000개에 이르는 인터넷 위성을 발사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조스가 사적 감정을 내세워 경쟁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는 취지다.
CB&T 측은 델라웨어주 법원에 해당 소송을 제기하며 베이조스와 이사회 측으로부터 불특정 손해배상과 법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미 포춘과 인터뷰에서 "이 소송의 주장은 전혀 가치가 없다. 법적 절차를 통해 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