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숫자를 다루는 차가운 산업이다. 예술과 문화가 개입할 여지가 적어 보이지만, 두 세계를 연결한 사례는 있다. MoMA를 떠나는 글렌 로리 관장과 정태영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부회장이 그랬다.

김다린기자 quill@fortunekorea.co.kr

MZ세대의 패션·문화 소비 중심지로 탈바꿈한 도산공원. 그 인근을 걷다 보면 흰색 골조의 단정한 외관과 간판이 눈에 띈다. ‘MoMA Bookstore at Hyundai Card’.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뉴욕현대미술관(MoMA) 도서 전문 매장이다.

MoMA와 협업해 온 현대슬롯사이트 추천가 지난 9월 9일 매장을 열었다. 공간은 아담했지만, 지나가는 이의 호기심을 당기기엔 충분했다. 약 200여 종의 MoMA 퍼블리케이션, 뉴욕 본원이 직접 엄선한 아트북이 서가를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벽 한쪽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걸려 있었고, MoMA에서 전시 중인 콘텐츠들이 실시간으로 드러났다. 책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바로 옆에는 MoMA 디자인 스토어에서 가져온 다양한 오브제가 놓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현대슬롯사이트 추천와 MoMA의 협업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파트너십 월’이다. 20여 년간 양측의 긴밀한 교류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시간순으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공교롭게도 MoMA 북스토어가 문을 연 지 며칠 뒤, MoMA는 전환점을 맞았다. 글렌 로리 MoMA 관장이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그는 1995년 MoMA 관장으로 임명된 후 무려 30년간 자리를 지켰다. 보통의 관장 재임 기간을 훌쩍 넘어 세계 현대미술의 보고(寶庫)인 MoMA를 이끌어왔다.

이슬람 미술 전문가 출신인 로리는 재임 기간 동안 PS1 현대미술관과의 합병을 성사시켰고, 수차례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주도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MoMA의 소장품과 전시 공간은 눈에 띄게 확장됐고, 기금은 2억 달러에서 17억 달러로 불어났다.

무엇보다도 그는 ‘포용성’을 박물관 운영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로리 관장이 직접 구상한 C-MAP(Contemporary and Modern Art Perspectives) 프로그램은 MoMA의 시선을 뉴욕을 넘어 전 세계 현대미술로 확장했다. 동시에 그는 현대미술의 의미와 역할을 두고 끊임없이 발언하며 미술관이 사회와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지를 어필했다. 30년 동안 MoMA를 지휘하며 세계 미술계에 남긴 족적은 그만큼 뚜렷했다.

거장의 퇴장은 긴 여운을 남긴다. 로리 관장의 30년 리더십은 두고두고 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에서 ‘글렌 로리’란 이름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세계적 미술관장’만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연스레 나란히 호명되는 인물이 또 있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정태영 부회장이다. 기업 CEO와 세계적 미술관장이 맺어온 이례적인 우정, 그리고 그 우정이 빚어낸 독특한 파트너십 때문이다.

슬롯사이트 추천가 만든 혁신, 캔버스가 남긴 유산

기업과 문화기관이 손을 잡는 사례는 흔하다. 하지만 CEO와 관장이 2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며 철학과 비전을 공유해온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정태영 부회장과 글렌 로리 관장의 관계는 단순한 협력의 차원을 넘어, 두 인물이 쌓아온 신뢰와 우정이 토대가 된 전례 없는 파트너십이었다.

글렌 로리 관장이 MoMA를 탈바꿈했듯, 정태영 부회장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를 혁신했다. 플레이트 디자인 혁신, PLCC(사업자 표시 신용슬롯사이트 추천) 출시, 세로형 슬롯사이트 추천 도입, 애플페이 도입, AI 소프트웨어 일본 수출 등 업계 최초의 업적을 여럿 쌓고 점유율 후순위 사업자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를 1위로 끌어올렸다.

파격과 실험으로 요약되는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은 MoMA와의 파트너십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업이 미술관에 후원하는 일은 흔했다. 보통은 돈을 대고 이름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이런 스폰서십이 아니라 ‘공동 창작’을 원했다. 로리 관장은 그 제안에 호응했다.

정태영 부회장이 2023년 글렌 로리 관장을 찾아 남긴 말은 이 관계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는 MoMA의 후원자를 넘어 서로 응원을 주고받는 파트너다. 오랜 세월과 참여, 진정성이 낳은 결과다.” 로리 관장 역시 “Ted(정태영)가 제안하는 건 모두 한다”고 말하며 신뢰를 공공연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MoMA 북스토어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정 부회장이 SNS에 올린 글을 보자. “지난해 초, 서울의 골목에 자그마한 MoMA Bookstore가 있으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을 했다. MoMA에 문자로 생각을 전했더니 바로 문자로 동의를 해줬다. 독립적인 북스토어를 뮤지엄 외부에 만드는 것임에도 거대 뮤지엄이 쉽게 응낙을 한 건 현대슬롯사이트 추천와 20년간 쌓은 신뢰 때문이었다.”

실제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는 블룸버그 필란트로피스(Bloomberg Philanthropies)와 함께 MoMA의 가장 오래된 메이저 파트너로 꼽힌다. 협업의 시작은 2006년, 당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는 국내 독점으로 ‘MoMA 온라인스토어 코리아’를 운영하며 미술·디자인 상품을 소개했다.

양측의 접점은 더 커졌다. 2008년에는 MoMA의 첫 국내 공식 전시 ‘험블 마스터피스(Humble Masterpieces)-디자인, 일상의 경이’를 열었다. 화려한 디자인 대신 포스트잇, 밴드, 빅펜처럼 일상에서 흔히 쓰는 물건을 작품으로 조명했다. 크기와 가격을 떠나 생활 속 디자인의 가치를 보여준 120여 점이 전시에 올랐다.

이듬해엔 ‘데스티네이션 서울’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MoMA가 세계 주요 도시의 창작물을 집중 조명한 기획에서 서울은 전 세계에서 6번째 대상지가 됐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가 기획과 운영을 함께했고,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MoMA 스토어를 통해 뉴욕 소비자와 만났다. 한국 창작자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여러 건의 협업은 공식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2010년 양측은 뮤지엄 파트너십(Museum Partnership)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국내에선 다양한 MoMA 컬렉션 전시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팀 버튼 같은 거장의 작품을 서울 시민이 직접 볼 수 있었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는 단순히 작품을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았다. 교육 프로그램과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준비해 전시 경험을 넓혔다.

파격과 실험이 만난 지점

건축과 디자인 분야 협업도 활발했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디자인 라이브러리, 아트 라이브러리는 MoMA 큐레이터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눈 결과물이었다. 금융회사가 건축과 문화 콘텐츠를 경영 자산으로 삼는 시도는 드물었던 만큼 주목을 받았다.

MoMA 역시 이를 통해 아시아와 새로운 접점을 만들 수 있었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지식과 소중한 경험을 누구에게나 열어둔다”는 로리 관장의 미술관 철학과도 맞닿아 있었다.

협력의 무대는 갈수록 넓어졌다. 2019년부터 MoMA의 미디어&퍼포먼스 전용 공간 마리-조세 & 헨리 크라비스 스튜디오(Marie-Jose´e and Henry Kravis Studio)에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퍼포먼스 시리즈’를 단독 후원하며 양혜규, 김성환 같은 한국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 세웠다. 2024년에는 ‘큐레이터 교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MoMA 큐레이터가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국내 큐레이터가 MoMA 전시 기획에 참여하는 구조였다.

2025년 서울 여의도 본사 로비에 설치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MoMA 디지털 월’은 뉴욕과 서울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문화 창구가 됐다.

흥미로운 건 이런 협력이하나의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에 맞게 진화해 왔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MoMA 온라인 스토어, 대형 전시 개최로 한국 관객의 경험을 넓혔고, 이후에는 퍼포먼스·디지털 아트 후원, 큐레이터 교류 등 새로운 장르로 확장되며 MoMA의 실험적 여정을 함께했다. MoMA 내부에서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야말로 새로운 영역을 가능하게 만든 유일한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와 MoMA의 협력은 단순한 스폰서십에 머물지 않았다. 전시와 아카이브, 큐레이터와 아티스트 교류까지 포괄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글렌 로리 관장이 “지난 20년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는 MoMA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정태영 부회장이 20년간 로리 관장과 쌓아온 신뢰가 한국과 미국 아트씬을 잇는 토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가 금융·테크 혁신을 넘어 한국 문화의 성장을 꾸준히 이끌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스토리지와 아트 라이브러리 같은 공간을 통해 한국 대중이 현대미술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점도 그 공로 중 하나다.

두 리더의 공통점은 혁신을 제도화했다는 데 있다. 로리는 MoMA를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세계 현대미술 담론의 발신지로 키웠다. 정태영 부회장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를 금융회사를 넘어 금융테크 기업으로 바꿔놨다.

흥미로운 건 둘 다 ‘안전한 길’ 대신 ‘새로운 길’을 택했다는 점이다. 로리는 전통적 미술관 모델을 넘어 글로벌 프로그램과 새로운 아트폼을 도입했다. 정 부회장은 결제 비즈니스를 넘어 데이터, 테크, 컬처로 확장했다. 그래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와 MoMA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자본과 예술의 결합으로만 보기 어렵다. 두 리더가 공유한 혁신적 리더십의 결과였다.

글렌 로리 관장의 퇴임이 협력의 마침표로이어지는 것도아니다. 크리스토프 셰릭스(Christophe Cherix) 신임 관장이 첫 해외 방문지로 현대슬롯사이트 추천를 선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MoMA 드로잉·판화 부문 수석 큐레이터를 지낸 인물로, 지난 20여 년간 이어져 온 현대슬롯사이트 추천–MoMA 파트너십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셰릭스 관장은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본사를 찾아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MoMA 디지털 월’의 신규 전시를 함께 관람했고, ‘MoMA Bookstore at Hyundai Card’ 벽에는 직접 서명을 남겼다. 또 ‘2025 현대슬롯사이트 추천 다빈치모텔’을 참관하며 정태영 부회장과 향후 협력의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과 예술, 두 세계가 만난 이 특별한 파트너십은 이제 새로운 장으로 들어섰다. 로리 관장과 정태영 부회장이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신뢰는 셰릭스 관장 체제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진화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