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리앙 CEO.[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6/48286_41491_2829.jpg)
올림푸스 슬롯사이트(Fortune) 500 리스트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기업은 바로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였다. 미국 산호세에 본사를 둔 이 IT 하드웨어 기업은 무려 206계단을 뛰어올라 292위에 안착하며, 올해 리스트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슈퍼마이크로는 연매출을 전년 대비 110% 늘어난 149억 9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11억 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업계 1년 기준 수익 성장률에서도 선두에 섰다. 이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AI·클라우드 컴퓨팅·데이터센터 인프라라는 3대 고성장 분야의 교차점에서 유리한 전략적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전략 중심에는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찰스 리앙(Charles Liang)이 있다. 그는 제품을 자체적으로 설계·테스트·조립하는 수직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강조하며, 엔비디아(Nvidia) 칩과의 호환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다양한 고성능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는 맞춤형 서버 하드웨어를 개발해온 전략을 펼쳤다. 이 덕분에 슈퍼마이크로는 AI 인프라 수요 급증에 완벽히 올라탈 수 있었다.
지금까지 130만 개 이상의 서버 및 스토리지 노드를 출하했고, 이 시스템은 현재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에서 핵심 동력으로 작동 중이다.
또한 엔비디아와 인텔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AI 최적화 환경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우선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의 xAI 팀이 테네시주 멤피스에 75만 평방피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에 슈퍼마이크로를 공식 협력사로 선정하며, 그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리앙 CEO는 “엔비디아가 무엇을 개발하든 슈퍼마이크로는 즉각 동기화한다”며 자사 제품이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에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슈퍼마이크로는 향후 미국 내 서버 생산 역량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며, 친환경 컴퓨팅에도 투자 중이다. 특히 에너지 효율을 앞세운 ‘그린 컴퓨팅’ 브랜드를 내세우며, 환경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이터 인프라 산업 속에서 새로운 차별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현재 슈퍼마이크로의 시가총액은 240억 달러에 육박하며,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은 논란 없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2018년에는 재무보고 지연 문제로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됐고, 2020년 SEC와의 합의를 거쳐 재상장됐다. 2024년 8월에는 공매도 리서치 기관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가 슈퍼마이크로의 회계 부정 및 비공개 제3자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기업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감사법인 EY의 사임 등을 겪었고, 현재 SEC(증권거래위원회)와 미국 법무부의 조사와 소송에 직면한 상태다. 슈퍼마이크로 측은 관련 기관과 성실히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2월 기준 재무보고 정상화, 독립 감사 통과, 경영진 교체 등을 완료했으며, 신임 법무 책임자 선임과 함께 새로운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찾고 있다.
5월 초 발표한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긴 했지만, 리앙 CEO는 연간 매출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며, “우리는 인재·프로세스·시스템에 투자하고 있으며, 리퀴드 쿨링 기술과 데이터센터 빌딩 블록 솔루션을 통해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글 Lily Mae Lazaru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