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는 지난해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려 했으나 당국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정치적 해석이 난무한다.

싱가포르에서 5월 3일(현지 시간)총선이 치러진다. 약 275만 명 유권자가향후 5년간 싱가포르를 이끌 총리를 선출한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게 짧은 9일간의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지난해 벌어졌던 글로벌 500대 보험사 알리안츠(Allianz)와 현지 보험사 인컴 인슈어런스(Income Insurance) 간의 실패한 인수합병이 다시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알리안츠는 지난해 7월, 인컴 인슈어런스를 17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냈다. 하지만 이 거래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싱가포르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국계 자본이 인컴을 인수하면 서민을 위한 저렴한 보험'이라는 사회적 사명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10월, 싱가포르 당국은 이 거래를 공식적으로 차단했고, 알리안츠는 12월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여당인 인민행동당(PAP)과 제1야당인 노동당(WP)은경합 지역에서의 우위를 위해 이 거래를 다시 국민적 관심사로 끌어올렸다. 핵심 쟁점은 △왜 당국이 인수를 허용하려다입장을 바꿨는가? △그때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등이다.
이번 총선에PAP 후보로 출마한응 치멩(Ng Chee Meng) 전국노동총연맹(NTUC) 대표는 27일 유세에서 '노동조합이 당시 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느냐'는 비판에 "당초 인수 제안은 합리적이고, 인컴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컴 인슈어런스는 한때 NTUC 산하에 있었으며, 지금도 NTUC 엔터프라이즈가 약 72.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응은 "더 잘하겠다. 때로는 부족했던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덧붙였다.
리셴룽(Lee Hsien Loong) 전 총리는 "노동당이 집권했어도 인컴 인수건을 승인했을 것"이라며, 당시 야당 의원 가운데 단 한 명만이 이 거래에 대해 질문했고, 노동당은 해당 합병을 막기 위한 조치에 '기권'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프리탐 싱(Pritam Singh) 노동당 대표는 "PAP 소속의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오히려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며 반격했다. 노동당의 또 다른 의원인 하프리트 싱(Harpreet Singh)은 "간 킴 용(Gan Kim Yong) 부총리가 이 거래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하라"며, 인컴 전 CEO인 탄 수이 지에(Tan Suee Chieh)가 보낸 공개서한에답변할 것을촉구했다. 탄 전 CEO는 27일 공개서한을 통해규제 감독의 역할과NTUC의 정체성 변화, 그리고 책임 소재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간 부총리는 29일 오후 "야당은 왜 그 당시 인수 문제에 대해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왜 입장을 바꾸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인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거래를 지지하려 했다. 하지만 더 많은 세부 정보가 제공되자, 이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선거는 PAP의 새 총리이자 리더인 로렌스 웡(Lawrence Wong)에게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PAP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후 줄곧 집권해온 정당이며, 이번 선거에서도 정권 유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무료 슬롯 사이트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