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11/43846_36120_181.jpg)
독일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수출 감소, 에너지 가격 급등, 주요 산업 부문의 경쟁력 약화 등이 그 원인이다. 하지만 독일 대기업 경영진들은 진짜 문제가 근로자들의 과도한 병가 사용이라고 주장한다.
여러 독일 기업 고용주들은 질병으로 인한 결근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수백만 명의 독일인들이 영국의 거의 4배에 달하는 비율로 병가를 내고 있어, 독일의 불명예스러운 별명인 "유럽의 병자"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독일 최대 건강보험기금인 테크니커 크랑켄카세(Techniker Krankenkasse, TK)의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근로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평균 19.4일을 결근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다.
2024년에도 결근 기록이 갱신될 수 있을 전망이다. TK가 보험을 제공하는 570만 명의 근로자들이 연말 질병 시즌이 오기 전인 올해 첫 9개월 동안 이미 14.3일의 병가를 냈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는 기술적 불황을 간신히 피했지만, 2023년에 0.3% 위축됐으며 올해는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독일 근로자들은 15일의 병가를 냈다. 반면 같은 해 영국 근로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5.7일을 결근했다.
독일연구중심제약기업협회(VFA)에 따르면, 평균 이상의 병가 일수가 없었다면 독일 경제는 2023년에 0.3% 감소하는 대신 0.5% 성장했을 것이라고 한다.
즉, VFA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의 높은 병가율로 인해 작년 경제가 약 260억 유로의 손실을 입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결과를 독일 고용주들도 인지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진정으로 아픈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기업 제조업체 임원은 "근로자들 사이에 국가 경제 번영을 위해 필요한 희생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을 기피하는" 젊은 직원들을 문제 사례로 지목했다.
그 임원은 "그러고 나서 모두가 독일이 왜 유럽의 병자인지 궁금해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법은 근로자들이 6주간의 병가를 내면서도 급여 전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일부 고용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9월, 테슬라(Tesla)의 그륀하이데 공장 관리자들은 병가를 낸 약 30명의 직원 가정을 방문했다고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보도했다. 테슬라는 금요일과 야간 근무 시 다른 요일에 비해 결근율이 5% 증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독일 제조 책임자인 안드레 티에리히(André Thierig)는 가디언(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열악한 근무 환경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근무 환경은 모든 근무일과 모든 교대 근무에서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일의 사회 시스템이 어느 정도 악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TK의 건강관리 전문가인 알브레히트 베너(Albrecht Wehner)는 감기와 독감 사례 증가를 근거로 국가의 경제 문제를 비난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라고 말했다.
베너는 "감기는 때로는 피할 수 없으며 보통 며칠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정신 질환과 같은 장기 진단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직원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결근 일수는 비교적 높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제조업 중심의 독일 경제는 글로벌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중국 산업의 증가하는 위력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과거 러시아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된 제재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 비용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ING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인 카스텐 브제스키(Carsten Brzeski)는 이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잘못됐거나, 잘못되고 있다"고 요약했다.
/ 글 Ryan Hogg & 편집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