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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전 부회장 “스타 CEO 키워낼 환경 만들어야”

[파라스파라에서 만난 사람]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②

  • 카지노 입플입력 2024.09.23 17:30
  • 최종수정 2025.04.09 14:43
  • 기자명문상덕 기자

권영수 전 부회장은 배터리 업계 경쟁 파트너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그는 한국 경제 위기의 본질로CEO에게 자율성을 주지 않는 기업 환경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 전 부회장은 이를“한국 경제는 더 이상 스타 CEO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mosadu@fortunekorea.co.kr 사진최근우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고문과 이방수 고문(오른쪽, 전 사장)이 파라스파라 카지노 입플룸에서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고문과 이방수 고문(오른쪽, 전 사장)이 파라스파라 포춘룸에서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Q 한국 제조업은 규격이 정해진 공산품은 잘 만드는 반면, 주문자 생산에는 약한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한국 회사들은 다른 회사와 협력하는 데 전반적으로 약합니다. 시키는 일은 잘하는데 같이 어떤 일을 도모하는 건 약한 거예요. 중국만 하더라도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TSMC가 잘하는 일을 한국 회사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죠.

Q 협력에 서툴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떻게 바꿀 것이냐’입니다. 기존 대기업이 새로운 마인드셋을 갖출 수 있겠느냐, 아니면 새로운 기업이 나와서 대체하는 수밖에 없겠느냐.

프로페셔널한 스타 CEO가 없어요. 30년, 40년 전에는 스타 CEO가 꽤 있었어요. 요즘 보세요.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현대차에, SK에, 삼성전자에? 이상합니다. 스타 CEO가 없어요. 스타 CEO라는 건 자기가 주관을 갖고 지르는 겁니다. 변화의 방향을 스스로 알고, 바꿔야 한다고 결심하고, 지르는 겁니다. 그런 용기 있는 사람들이 갈수록 없어지고 순종하는, 편하게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한국 경제를 그렇게 밝게 보지 못하는 게, 스타 CEO를 길러내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전에는 황창규가 있었고 진대제가 있었고, 권오현 회장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떠오르는 인물이 없습니다.

Q 고문님도 스타 CEO 중 한 분이십니다.

저는 굉장히 운 좋게 몇 번의 잘릴 위기를 넘고 여기까지 온 것뿐입니다.

Q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시대정신이 스타 CEO를 만드는 게 아닐까요? 한국 경제를 여기까지 끌고 온 데는 사업보국의 정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후의 목표가 안 보입니다.

누군가가 굉장히 높은 목표를 주고 끊임없이 달려가도록 독려도 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가난할 때는 그런 사람이 없어도 알아서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먹고살만 할수록 이런 사람이 필요해요. 훌륭한 리더는 높은 목표,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고, 그걸 이뤄내도록 독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면 스타 CEO가 나와요.

그런데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됩니다. 과거오너분들은 그 중요성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 먹고살만 하거든요. 그러니까 잘하던 것을 하자가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Q 고문님은 어떤 꿈을 말씀하셨습니까?

바이어가 우리를 먼저 찾는 것. 바이어가 우리 공장에 들어오는 순간 입이 쫙 벌어져서, 어떻게 이런 회사와 비즈니스를 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스마트팩토리를 완성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영업이 필요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 그게 제 꿈이었죠.

Q 한국 배터리의 미래를 마냥 낙관하진 못하시는 듯합니다.

앞서 LFP에서 성공해야 한다. 건식 공정이 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또 앞으로는 생산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이런 중요 과제들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과제라서 강하고 안정된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생각했던 방향으로 가는 게 어려워 보입니다. 내가 지주사에 있다가 LG에너지솔루션에 와서 제일 먼저 중국을 갔어요. 갈 때마다 놀라죠. 배터리 회사가 좋은 줄은 알았는데, 협력사들 수준도 상당히 올라왔어요.

내가 양극재 만드는 포스코와 에코프로에 그랬습니다.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 지금은 미국이 중국 제품을 못 쓰게 해서 한숨 돌리는데, 계속 그럴 순 없다. 심각성을 알고 대처할 만한 리더가 부품 업체에 있느냐?

예를 들어 포스코는 극한의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환경을 거의 경험한 적 없어요. 이런 식입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케이스를 만드는 소재(원판)를 포스코에서 만듭니다. A업체에서 그 원판을 사서 니켈 도금한 다음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합니다. 그런데 포스코에서 A업체 한 군데에만 원판을 공급해요. A업체 입장에서는 포스코가 갑입니다. 배터리 제조사에서 다른 업체에도 원판을 공급해 달라 요구해서 업체 하나를 더 늘렸어요. 이런 식으로 하니 원가 경쟁력이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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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리더는 높은 목표,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고, 그걸 이뤄내도록 독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면 스타 CEO가 나와요.그런데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오너가 별로 없습니다.

Q 작고하신 구본무 회장께선 오너로서 어땠습니까?

돌아가신 우리 회장님께 고마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2007년 디스플레이 CEO로 부임했어요. 갔더니 군대식 문화가 보였습니다. 바꿔야겠다. 우리가 배워야 할 기업, 구글, 애플 사람들은 뭘 입나?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못 입나? 그래서 그때 제가 임원 모두에게 청바지를 사줬어요.

그런데 어느 날 회장님이 파주 공장에 오신다는 겁니다. 비서실에서 제게 뭘 입으실 예정이냐고 물어왔어요. 청바지를 입을 거라고 했더니 긴장했죠. 회장님께서 (저를) 보더니 “권 사장, 젊어 보이고 너무 좋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칭찬을 하시면서 청바지 열 벌을 사 주셨어요. 그 정도로 깨인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얻어서 2007년부터 캐주얼 복장을 입고 다녔습니다.

Q 고문님께서는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을 두루 거치셨습니다. 지주사를 이끌기도 했고요. 각 조직에서 어떤 꿈을 말씀하셨습니까?

디스플레이에선 생산 수율 100퍼센트를 말했습니다. 재료를 100만큼 넣었을 때 아웃풋이 100이 나오게 하자. 수율을 끌어올려서 1등을 하자는 게 꿈이었어요.

배터리에 처음 갔을 땐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1등을 하면 전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각형이 더 많았고, 그래서 직원들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파우치형의 강점이 있고, 그 강점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어요.

LG유플러스에선 무선이 아니라 유선에서 차별화하자고 했어요. 무선에서는 통화 품질에서 기지국이 많은 경쟁사를 넘어서기 어렵고, 단말기와 소프트웨어는 같잖아요. 답이 안 나오니까 자꾸 우리 회사가 가장 빠르다, 가장 싸다고 광고하는 거예요. 그거 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나라’라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때 보니 한국에서 가장 힘든 집단이 자녀를 가진 신혼부부예요. 이 사람들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해서 나온 게 아이들나라입니다. 사명도 유플러스에서 아이들나라로 바꾸자고 할 만큼 노력했어요. 유선에서 킬러 콘텐츠를 만들면 무선과 결합해서 판매할 수 있거든요.

1등이 되기 위해서 가장 크리티컬한 지점이 어디일까. 어떤 걸 건드렸을 때 1등이 될 가능성이 높을까. 이걸 고민하고 찾아내서 전력 질주하는 게 중요합니다.


권 전 부회장과 20년 이상 함께한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그들의 꿈을 “고통이 없어지는 세상”으로 압축해 설명했다. “사업도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없애 주면 성장하는 것이고, 임직원들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 주면 좋은 조직 문화도 생기는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기본적인 이야기예요. 돈 많이 벌어서 주주 배당도 많이 하고, 임직원에게 보너스도 많이 주고요. 나아가서 사무실 유지 관리 해주시는 분들, 밥 지어주시는 분들, 임직원 셔틀버스 운전해 주시는 분들이 행복하게 해야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CEO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끔 오너가 장려해야 해요. 이런 생각을 보통의 CEO는 잘 못해요. 실적만 따지고, 위에 보고할 것 따지면서 한 해를 넘깁니다.”

권 전 부회장은 “더불어 같이 좋아야 팀워크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통대 다니는 LG맨
2004년 11월 동아일보 지면에 실린 방송통신대 광고. 하단 우측이 권영수 당시 LG전자 부사장.
2004년 11월 동아일보 지면에 실린 방송통신대 광고. 하단 우측이 권영수 당시 LG전자 부사장.

권 고문은 “사진 촬영에 트라우마가 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2004년 그는 방송통신대 광고 모델을 맡았다. 이 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할 때였다. 대기업 임원(LG전자 부사장)이 방통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정부 관계자가 연락해 왔다. 방통대 광고에 나와달란 내용이었다. 요청을 수락한 권 고문은 당시 오종남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배우 심혜진씨 등과 촬영장에 섰다. 하지만 어색한 웃음 탓에 그는 수 차례 NG를 냈다고 한다. 당시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심혜진씨가 권 고문에게 “제발 제대로 좀 해 달라”며 야단을 쳤다고 그는 돌이켰다.

그는 “그때는 사람이 독해서 인간이 아니었다”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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