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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oney in Gangnam] 실버타운에 간 상위 0.1% 부자들

“돈도 벌 만큼 벌었고 애들도 여력이 충분하니 더 물려주려고 아낄 필요가 없다”

  • 온라인 슬롯입력 2024.05.14 08:00
  • 최종수정 2024.05.14 09:15
  • 기자명조채원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들도 다 이해하더라고요.”

얼마 전 한 고객이 찾아왔다. 지금으로부터 이십여년 전 노련미보단 열정이 앞서던 20대에 처음 만난 고객이었다. 때는 1995년, 외환위기 이후 사라졌으나 당시에는ㅍ 고연봉으로 선망받던 직장 중 하나인 종합금융사에 다니던 필자는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선배 프라이빗뱅커(PB)보다 노련함은 부족하지만 정직함과 열정으로 고객을 한 사람 한 사람 늘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지내다 보니 어느덧 2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20대 홍안의 청년이던 필자도 중년이 되었지만, 당시 중년이었던 그 고객도 80대 고령에 접어들었다. 필자의 결혼식에 축의금도 전달할 만큼 오랜 기간을 지켜온 지기(知己)가 됐다. 29년 전보다 주름과 흰 머리가 눈에 띄게 늘긴 했지만, 당당한 걸음과 단정한 옷매무새는 여전한 그였다. 그런 고객은 필자를 오랜만에 찾아와 이런 말을 건넸다. 실버타운에 입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버타운 입주를 결정한 건 이 고객만이 아니었다. 2006년 삼성증권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센터에서 인연을 이어오던 부부도, 이듬해인 2008년 첫 거래를 튼 여사님도 실버타운 입주를 결정했다며 찾아왔다. 임대 보증금 9억원을 마련하고 기본 관리비 400~700만원을 지불할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미 많은 재산을 일구고 남부럽지 않은 자식들도 있는 이들이었다. 왜 실버타운에 들어가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고객은 “돈도 벌 만큼 벌었고 애들도 여력이 충분하니 더 물려주려고 아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VL르웨스트.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VL르웨스트.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최고급 실버타운의 최대 장점은 전문 의료서비스를 근거리에서 적시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병원과 연계해 위급상황 발생 시 빠르게 처치를 받을 수 있고, 의료·스포츠·문화센터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생활 자체는 아파트와 유사하지만, 노년에는 부담인 가사노동에서도 해방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과거 대한민국의 부자들의 노후 준비는 상속 준비로 시작해 상속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절약해 자녀에게 더 많은 자산을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후에 자식들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자산소득만으로 소비규모를 넘어선 경제적인 자유를 이룬 이들이었지만, 여생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사는 것은 뒷전이었다. 죽으면 없어질 몸에 많은 돈을 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노블카운티.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삼성노블카운티.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기조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여유 자금을 잘 지키다가 물려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본인이 풍족하게 쓰고 간다는 생각이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가족과 노후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자신보다 가족을 우선하는 유교 지침에 따른 전통 가족관이 퇴화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과 안녕을 우선하는 것이 죄악이 아닌 미덕이 됨에 따라 시장 또한 바뀌고 있다.

아직까지 실버타운을 선택하는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그리 많지 않다. 노후에 많은 비용을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언론 온라인 슬롯만 보더라도 초호화 실버타운에 입주했다가 고립감을 느끼고 퇴소했다거나 비용에 대한 회의를 다루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큰 흐름을 일으키는 변화는 윗줄기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부자들의 시선은 산업과 닿아있다. 노후 삶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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