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엑스(X)’로 이름을 바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가 일부 링크에 대한 고의적인 접속 지연 의혹이 불거지자 황급히 진로경로를 수정하고 지연 시간을 없앤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 내부에서 다른 링크로 이동할 때 일부 웹사이트의 접속 속도가 느려졌다는 보도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엑스가 이용자들의 접속을 인위적으로 통제해왔다는 지적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분석을 통해 엑스에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블루스카이, 서브스택, 뉴욕타임스(NYT) 등의 링크에 접속할 때 해당 페이지가 열리기까지 5초가량 지체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WP나 폭스 뉴스, 유튜브와 같은 다른 웹사이트는 별다른 지체 없이 1초 이내에 접속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공교롭게 접속 지연이 발생한 웹사이트들이 엑스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과거 그와 설전을 벌인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의 미움을 산 사이트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본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웹사이트에 한해 인위적으로 접속 지연을 발생시켰다는 대목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메타가 운영하는 SNS로 최근 메타 최고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와 이른바 ‘종합격투기 대결’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콘텐츠 구독 플랫폼 서브스택은 지난 4월 트위터와 비슷한 '노트' 기능을 선보였다. 이에 당시 엑스는 서브스택 링크를 공유하는 걸 막기도 했었다.

블루스카이는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가 지원하는 SNS다. 잭 도시는 지난 5월 "머스크는 트위터의 이상적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트위터 이사회는 회사 매각을 강요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머스크를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지난 4월 트위터의 새로운 유료 인증 정책에 비판적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머스크는 인증 마크인 '블루 체크' 표시를 제외하며 "읽을 가치가 없다"고 일갈했다.

2016년 구글의 모바일 트래픽에 대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53%는 웹사이트 접속 시간이 3초 이상 걸리면 사이트 접속 시도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 지연 시간이 5초 이상 소요될 경우엔 전체 접속량이 약 20%대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요엘 로스(Yoel Roth) 전 트위터 신뢰·안전 담당 글로벌 책임자는 SNS을 통해 “크롬이 650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신하는 데, 접속 지연이 5초가 걸린다는 것은 너무 미친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