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인공지능(AI) 붐이 거품처럼 보인다고 우려해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2028년까지 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자본 지출이 소수거대 기업만 살찌우고, 저소득층 근로자들은 부진한 노동 시장에 내몰릴 것이라 전망했다.

17일(현지 시간)그들은 의외의 출처로부터 이러한 우려가 사실임을 확인받았다. 바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다.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이 "AI 구축을 통해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경제 활동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호황이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부유층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중앙은행이 드물게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시장을 넘어선다. 미국 경제 성장의 약 70%는 소비자 지출에서 비롯되지만, 대부분가구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이다. 이러한 수요 구도는 분석가들이 'K자형'이라고 부르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많은 가정이 필수품 소비를 줄이는 반면, 부유한 가구는 여행, 기술, 명품에 계속해서 돈을 쓰고 있으며, 8월에도 이러한 소비 행태를 이어갔다.

문제는 현재인플레이션 회복이 이 불안정한 정체 상태역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패하기 전까지는 잘 작동하는 해결책이지만, "정말 잘작동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파월 의장은연준 정책 회의 후 기자들에게 "(소비 지출이) 고소득 소비자에게 편중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시사하는 일화적인 증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편중 현상은 시장에서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메타, 아마존, 테슬라 단 7개 기업이 S&P 500 가치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끊임없는 AI 자본 지출은 전반적인 일자리 성장이 거의 멈추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기업 투자를 플러스로 유지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봄 기업 자본 지출의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분' 거의 대부분이AI 지출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정한다.

이 같은 시각은연준 내에서 커지고 있다. 즉, 헤드라인 GDP 성장률은 1.5%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이나 제조업에서는이전 호황과 달리 그 성장구성이 불균등하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부유한 가구들이 자유롭게 소비하고 기업들이 최첨단 기술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는 와중에도, 오늘날 냉각되는 노동 시장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과소수인종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불균형은 파월 의장이 묘사한 '저해고, 저고용 환경'을 반영한다. 해고는 드물지만 일자리 창출은 거의 멈춘 상태이다. 이러한 역학은 AI와 부유층에 경제적 이익이 집중되는 현상과 결합해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으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 균형 잡기 노력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괴리는 월스트리트(금융계)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 사이의 격차를 넓힐 위험이 있다. 부유한 가구가자유롭게 소비하고 기술 대기업이 데이터 센터와 칩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동안, (수정된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일자리는2만 2000개늘어나는 데 그쳤고, 실업률은 4.3%로 소폭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이례적으로 많은'AI 투자가 외형 성장을 유지시킬 수는 있겠지만, 광범위한 노동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고시사했다.그는 "전체적인 구직률은 매우, 매우 낮다"며, "만약 해고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이를 흡수할 만한 신규 고용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글Eva Roytburg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