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826_43386_1351.jpg)
구세대들이 업무 시간 중 짬을 내 동료들과 정수기 앞에서 담소를 나누는 동안, Z세대들은 남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세워두고 틱톡(TikTok)동영상을 촬영한다.
이 영상들에서 젊은 직장인들은 노래나 유행 춤이 아닌, 다른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지루한 회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점심 시간 등 일상적인 업무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평범한 일상을 담은 영상들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책상에서 식사하는 모습이다.메러디스 루이즈(Meredith Louise)라는 틱톡 사용자는 '9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는 동안 먹은 것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말 없이 계란, 샌드위치, 사과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평범해 보이는 영상이 91만 8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비슷하게 사용자 @jakezach0는 '9시부터 5시까지 직장에서 먹고 마신 모든 것'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향이 첨가된 물, 커피, '죽음, 세금, 그리고 요구르트 볼', 껌, 다진 쇠고기와 아보카도 등을 섭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거의 4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사용자인 @Loewhaley는 Z세대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2020년 대부분의 업무가 재택으로 전환되면서 '일상 브이로그'형식의 직장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400만 팔로워를 확보했고, 현재는 9시부터 5시까지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하며 캔바(Canva)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같은 브랜드와 유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Z세대는 단순히 재미로 일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것 외에도, 부업으로정규직 외의 추가 수입원을 찾고 있다.
2024년 글래스도어-해리스(Glassdoor-Harris)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39%가 부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비율은 Z세대의 경우 57%, 밀레니얼 세대는 48%로 더 높았다. Z세대는 진정한 부업 세대로, 일에 대한 정체성이 전통적인 고용 관계를 벗어나 있다.
온라인에 콘텐츠를 게시함으로써 크리에이터들은 브랜드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쇼피파이(Shopify)의 조사에 따르면 후원 받은 틱톡 영상의 평균 가격은 2700달러다. 50만 1000에서 100만 팔로워를 보유한 '매크로 인플루언서'들은 게시물 하나당 5000달러에서 1만 달러를 벌 수 있다.
글래스도어의 수석 경제학자인 다니엘 자오(Daniel Zhao)는 "그들이 이를 통해 약간의 돈을 벌 수 있다면, 더 많은 힘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Z세대가 근무 시간 중 점심 메뉴를 과시하듯 보여주는 또 다른 이유는 브랜드 평판 때문이다. 자오는 "팔로워를 확보한 사람들은 이를 활용해 미래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직장인들의 업무 몰입도는점점 떨어지고 있다. 임금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화이트칼라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Z세대는 승진보다 더 유망해 보이는 개인 프로젝트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회사 내 승진이나 임원실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를 주저하는 직장인들을 일컫는 용어가 있다. 바로 '의식적 탈상사화(conscious unbossing)'다.
대신 Z세대는 현 상태에 더 편안함을 느끼고 '경력 미니멀리즘(career minimalism)'을 받아들이고 있다. 글래스도어는 이를 끊임없는 노력 대신 균형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그들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같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자오는 "현재 취업 시장의 상황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가 젊은 직장인들의 자기표현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일상 브이로그' 영상을 촬영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린우드 로(Greenwood Law)는 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의 맥(MAC)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 중 '나와 함께 출근해요'영상을 올렸다가 해고된 사례를 소개했다. 이 영상에는 제한구역인 창고 공간과 현금 취급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대규모 보안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업무 중 촬영을 시작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환경에서는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우드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 고용주들이 정책을 업데이트하고 직원들에게 기밀 유지 의무와 소셜 미디어 오용의 위험성을 정기적으로 상기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률 회사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서면 계약, 직장 정책 또는 비공개 계약에 구속된다"며 "내부 프로세스, 고객과의 상호작용, 또는 동료들을 동의 없이 녹화하는 것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글Jessica Coacci & 편집 김타영 기자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