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게티이미지]](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995_43544_3026.jpg)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17일(현지 시간)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오랜 숙원으로 그는취임 이후 줄곧 요구해왔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지난달 이번 금리 인하를암시한 바 있다.
지난달 회의와 마찬가지로 이번 결정도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더 큰 단합을 이끌어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Diane Swonk)는 "파월 의장이 이번에 정말 의견을 잘 모았다"며 "반대표가 3표가 아닌 1표에 그쳤다는 것은 의장에게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지난 12월 이후 첫 금리 인하인 이번 결정은 노동시장의 급격한 둔화와 함께 중앙은행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우려를 반영하기도 한다.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이번 0.25%포인트 인하를 널리 예상했다. 월가는 이미 이를 기정사실화했으며, 선물시장은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매우 낮게 점쳤다.
SWBC의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브리가티(Chris Brigati)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며 "연준이 고용 상황 냉각에 대응해 긴축에서 완화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웡크는 정책 입안자들이 이전 회의에서 논의됐던 비인플레이션 중립금리 추정치를 낮추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전했다.그는 "이는 정말 노동시장을 충분히 지탱하기 위한 조정"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긴축 정책 영역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연준 관리들은 올해 추가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19명의 이사 중 7명은 올해 더 적은 인하를 예상해 겨울로 갈수록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웡크는 "만약 성장이 예상보다 가속화된다면, 연준의 이런 자극이 원인이 돼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태로운 고용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가 반드시 인플레이션 억제나 경제가 관세 폭풍을 완전히 견뎌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는 경기 침체위험을 경고하는'냉각된 고용 시장'증거가 쌓이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최근 데이터는 적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8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약 2만 2000개에 그쳐 이전 달들에 비해 크게 감소했고, 실업률은 2021년 이후 최고치인 4.3%로 상승했다.
마크 잔디(Mark Zandi) 같은 경제학자들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는고용 증가세를 고려할 때 미국이 이미 '고용 침체기'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름 동안의 추세는 확실히 하락세였다. 7월까지 3개월 평균 월간 일자리 증가는 약 2만 8000개로, 연초의 월 평균 19만 6000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모델은 현재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의 50%로 보고 있다. 이는 연준 관리들이 악화되는 고용 지표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불확실한 것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시장이 예상하는 완전한 완화 사이클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회성 조정에 그칠지 여부다. 9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나 구인·이직 조사(JOLTS) 같은 향후 주요 고용 보고서가 이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결정이 정치가 아닌 경제적 필요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줘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정치적 배경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에 이례적인 압력을 계속 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파월 의장을 맹비난했고, 리사 쿡(Lisa Cook) 이사를 해임하려 했으나 실패했으며, 이번 주에는 그의 경제 자문인 스티븐 미란이 연준 이사로 취임했다.
하버드대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는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연준 의장 선발대회를 벌이고 있는데,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5월에 만료되며, 후계자 선정 경쟁이 이미 정책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Loretta Mester)는 정치적 줄다리기가 정책 의견 차이와 정파적 충성도 시험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기관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반응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미 연말까지 0.5%포인트 '따라잡기' 인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데이터에 따르면 12월까지 최대 0.7%포인트 인하베팅이 증가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LPL Financial)의 수석 주식 전략가 제프 부흐빈더(Jeff Buchbinder)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긴급한 것이 아닌 여유 있는 금리 인하를 선호한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선제적 조치로 규정하고 경기 침체 위험이 여전히 낮은 한, 주식 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글Eva Roytburg & 편집 김타영 기자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