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악화한 존디어가 직원을 감축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797_43333_4310.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국산 제조업 보호’를 외쳐왔지만, 그의 관세 정책은 오히려 농민과 미국 농기계 제조업체 존디어(John Deere)에 타격을 주고 있다. 대중국 경제전쟁으로 콩 수출이 줄며 농가 소득이 줄었고,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농민들은 신장비 구매를 꺼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존디어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일리노이주 몰린에 본사를 둔 존디어는 불과 2년 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관세와 대중국 갈등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 8월 회사는 일리노이와 아이오와에서 생산직 직원 238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수요 감소와 주문량 축소가 이유였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전 세계 매출과 수익은 9% 줄어 39억 달러에 그쳤다. 1년 전 58억 달러와 비교하면 큰 폭 하락이다. 회사는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 관계 책임자 조시 빌은 “사업 전반에 일부 낙관적 신호도 있지만, 고객들이 관세와 불확실성의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 시장의 불확실한 기초 여건, 변화하는 글로벌 무역 환경, 금리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고객들이 대규모 투자를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농업은 늘 유동적인 산업이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 농민은 새 트랙터와 장비를 살 수 있지만, 불황기엔 중고 장비로 버티거나 구매를 미룬다. 신형 트랙터는 수만 달러에 달해 대부분 대출에 의존한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작물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2022년 대비 50% 하락했고, 콩 가격도 40% 떨어졌다.
문제는 중국이다. 트럼프가 관세를 올리자 중국은 미국산 콩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콩 규모는 130억 달러, 존디어 경쟁사 구보다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중국의 미국산 콩 수입은 51% 급감했고, 다음 수확기를 위한 선구매도 없다고 NYT는 전했다.
농민이 장비 구매를 줄이면,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존디어가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 내 매출의 80%, 해외 매출의 25%가 국내 제조에서 나온다. 트럼프의 정책이 모두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7월 통과된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은 농기계 구매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담고 있어 존디어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