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필드 모드로 촬영한 살아 있는 쥐의 뇌 혈류 영상 [사진=슬롯 잭팟]](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122_41279_512.jpg)
국내 연구팀이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광원으로도 생체 조직 깊은 곳을 선명한 3차원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가 특수 레이저 없이 첨단 현미경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 의료 진단 정밀도 향상과 치료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UNIST에 따르면,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주진명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상향변환 나노입자(UCNPs)와 연속파(CW) 레이저를 결합해 생체 심부 3D 영상을 촬영하는 비선형 형광 현미경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새로운시스템이 다광자 현미경과 유사한 해상도·침투 깊이를 제공하면서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특정 병변만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광역학 치료(PDT)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 조직은 빛이 통과할 때 산란돼 깊은 부위에서선명한 이미지를 획득하기어렵다. 이를 해결하려 다광자 현미경이 사용된다.이 장치는 초점이 맞는 일부영역에서만 형광이 발생하도록 유도해 배경 잡음을 줄일 수 있다. 광자가 동시에 하나의 분자에 흡수돼야 형광빛이 생기는 비선형 광학 현상에 기반하는 기술이다.일반 레이저로는 광자 밀도가 충분하지 않아 구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펨토초 단위의 초고속 펄스 레이저를 활용해야 하는데, 높은 비용과 복잡한 운용 노하우가 필요해보급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UCNPs의 비선형 특성에 주목해 이를 해결했다. Yb³⁺와 Tm³⁺ 희토류 이온을 특정 비율로 첨가한 NaYF₄ 기반 나노입자는 적외선 CW 레이저 에너지를 순차 흡수한 뒤 고에너지 자외선·청색 형광으로 방출한다. 방출 형광 세기는 입사 빛 강도의 제곱·세제곱으로 증가해, 레이저 초점 주변에서만 강력한 형광이 생기고 주변 영역은 거의 발광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초고속 펄스 레이저 없이도 다광자 현미경 수준의 깊이있는촬영이 가능해졌다.
![연속파 레이저 기반 상향변환 나노입자를 활용한 비선형 형광 영상 원리와 응용 예시 [자료=슬롯 잭팟]](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122_41280_5130.jpg)
개발된 기술은 생쥐를 통해검증됐다. 나노입자를 혈관에 주입하고 외부에서 적외선 CW 레이저를 조사해 뇌혈관을 3D 영상화한 결과, 공초점 현미경으로는 어려운 800 μm 깊이까지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했다. 와이드 필드 모드에서는 초당 30프레임으로 뇌혈류 흐름을 실시간 관찰했다.
또한 연구팀은 광역학 치료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나노입자와 자외선 반응 물질을 함께 주입한 뒤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해 특정 깊이에서만 자외선 방출을 유도, 목표 부위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을 정밀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광자극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연구팀은 “값비싼 초고속 레이저 없이도 고해상도 생체 이미징과 정밀 광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기술”이라며 “MRI 같은 기존 진단 장비와 병행하면 의료 현장에서 뇌혈류 흐름이나 국소적 대사 반응 등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2일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 육지훈 기자 editor@pops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