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11/45138_37763_4516.jpg)
러시아 중앙은행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올해 남은 기간 모든 외화 매입을 중단하고 중국 위안화를 적극 매각해 루블화 가치를 지지하기로 했다.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루블화 가치 하락에 제동을 걸고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러시아 중앙은행은 27일(현지 시간) "이번 결정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전년 동기 대비 9%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정치학자 키릴 로고프는 라이파이젠 은행(Raiffeisen Bank) 분석가들과 시장조사 기관 로미르(ROMIR)데이터를 인용하며 이 수치가 실제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은행의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가 가즈프롬방크(Gazprombank)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를 가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이 은행은 유럽의 일부 미국 동맹국들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경 간 결제를 처리해 이전까지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최근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114루블 아래로 떨어져 2022년 3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모스크바의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이를 "러시아 통화 시장의 공황 상태"라고 표현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이번 하락이 수출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들이 러시아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블화 약세는 수입 외국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해외로부터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
러시아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수십만 명의 근로 연령 남성들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러시아 산업을 군사 목표 지원에 동원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해서다. 가용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민간 경제 부문의 임금이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곧바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됐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달 초 러시아 두마(Duma) 의원들에게 "실업률이 2.4%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거의 모든 생산 시설이 최대 가동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물가는 치솟고 있다. 감자같은 주요 식품가격은 지난 12월 이후 거의 두 배로 올랐다. 버터는 가격이 너무 올라상점들이 '도난 방지를 위해' 재고를 따로 보관할 정도다. 정부가 주택 구입보조금을 지난 7월 지급을 중단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의원들에게 "4년 연속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며 "원자재, 부품, 물류, 장비, 노동력 등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압력에 대응해 10월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상해 21%로 올렸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거나 루블화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러시아 경제 일간지 RBK는 27일 경제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통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30~40%라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 수행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하는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세베르스탈(Severstal) 회장은 이미 높은 대출 금리가 고통스러우며, 더 나아가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모르다쇼프 회장은 27일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 금리가 인플레이션의 2.5배나 높은데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는 것은 현대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상황"이라며 "마치 약이 병보다 더 해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소비자 물가 억제 노력 난항은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에게 모스크바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더 큰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다.
27일 트럼프 인수위는 키스 켈로그를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했다. 이 예비역 장군은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병력 배치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ATACMS 미사일 사용을 승인한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 결정이 더 일찍 내려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젤렌스키가 오래전에 싸웠어야 할 전쟁을 싸우지 못하게 막았다"며 "이는 1년 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 격화에 대응해 처음으로 다탄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오레시니크(Oreshnik)'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취임하기도 전에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에볼루션 바카라 사이트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