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가까운 미래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갈 길이 멀다. 해결해야 할 기술적, 법적 걸림돌을 떠올리면 상용화 시점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다.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전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인데, 기술 방식을 두고 양 진영으로 나뉘어 다투고 있다.
김다린 기자quill@fortunekorea.co.kr
![웨이모는 라이다 센서와 고정밀 3D 매핑 기술을 결합해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11/44141_36519_3254.png)
“2020년엔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시대가 도래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자동차 산업은 이런 전망으로 들떠 있었다. 허황된 전망은 아니었다. 그해 구글은 페달과 핸들이 없는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구글카(Google Car)’를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듬해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를 일반인 대상으로 상용화하겠다”고 장담했고, 벤츠 역시 같은 시기에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반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탑재한 모델S를 이때 처음 선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선 애플 소유의 밴이 천장에 독특한 형태의 카메라를 달고 운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우리나라도 관계부처가 협업해 ‘2020년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상용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했다(2015년 9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어디든 달릴 수 있는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가 2∼3년 내로 나올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듬해 존 짐머 리프트 창업자는 한술 더 떠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의 개발로 개인이 자가용을 소유하는 시대가 2025년까지 거의 끝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는 ‘21세기 금맥’으로 불렸다.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의 상용화는 곧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걸 의미했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운송 수단에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거대한 서비스 공간으로 재탄생할 게 뻔했다. 집과 사무실, 나아가 도시생활까지 연결할 플랫폼이 될 거란 시나리오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다만 누구나 알고 있듯, 이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로 위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눈까지 감을 수 있는 운전자는 몇 없다. 물론 당시 업계가 2020년에 ‘완전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하겠다고 했던 건 아니었다. 숫자로 따지자면 ‘레벨3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이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단계를 6개로 구분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운전대 같은 모든 제어장치를 책임지는 레벨0에서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가는 레벨5까지다. 레벨3은 운전자가 일정 조건 아래에서 발과 손, 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조건부 자동화’다.

레벨3이 실제로 상용화한 건 업계가 목표했던 2020년보다 4년이나 미뤄진 최근의 일이었다. 독일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 최초로 레벨3 수준의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을 장착한 차량을 출시했다. 네바다주 정부로부터 레벨3 기능인 ‘드라이브 파일럿’의 이용 승인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아직도 ‘레벨2’ 차를 파는 데 멈춰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되지만 전방 주시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일정 구간에서만 손발을 떼는 정도다.
이렇듯 상용화 시점이 미뤄지자, 자연스레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에 열광했던 대중의 관심도 식었다. ‘2020년’이란 목표를 세웠던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완전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가 언제 나올지 장담하지 못한다.
그사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이슈는 ‘전기차 확산과 캐즘’이었다. 몇 년 새 급속히 판매량을 늘렸던 전기차가 최근 예상보다 더딘 성장을 보이자, 전기차가 진짜 가야 할 길이 맞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고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최근 테슬라가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에 다시 불을 붙이긴 했지만, 금세 식었다. 이 회사는 10일(현지시간)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사이버캡’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당초 2020년 공개하려고 했는데 예정보다 4년 늦어졌고, 올 들어서도 일정을 한 차례 미뤘다. 그렇게 공을 들여 나왔는데 반응은 차가웠다. 행사 직후 테슬라 주가가 장외 거래에서 한때 5% 안팎으로 급락했다.
테슬라의 야심 찬 발표가 실패로 돌아간 건 시장이 궁금해하던 질문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보택시에 적용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의 구체적인 정체가 뭔지를 비롯해 규제 문제를 언제 어떻게 해결할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수익을 낼지에는 함구했다.
대신 머스크는 “2026년까지 대량으로 로보택시를 만들 것”이라고 상용화 시점을 밝혔지만, 이 역시 미덥지 못했다. 10년 전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달리는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대중의 관심이 식은 것과는 별개로 각 업체들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기술력을 쌓았다. 속도만 더딜 뿐,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건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라는 목표는 같은데, 목적지까지 닿는 길이 업체별로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기술 판도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 길은 ‘규칙 기반’의 길이다. 가령 ‘신호등이 녹색일 땐 슬롯 머신 프로그램한다’ ‘양쪽 차선 중앙을 따라 움직인다’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면 멈춘다’ 같은 규칙을 정하고 프로그래밍한다. 이 길을 걷는 대표 주자가 바로 구글의 웨이모다. 다른 쪽 길은 ‘머신러닝’이다. 이 길에 놓인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는 규칙을 스스로 학습한다. 인간 운전자의 운전을 학습하고 모방해 초록불일 땐 슬롯 머신 프로그램하고, 빨간불일 땐 멈춘다. 이 길은 테슬라가 걷고 있다.
양 진영은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을 위한 데이터를 파악하는 방식부터 달랐다. 먼저 웨이모부터 보자. 웨이모는 라이다를 중심으로 주변 환경을 데이터화하고, 그걸 사전에 저장된 초정밀지도와 대조해 가며 슬롯 머신 프로그램한다. 라이다는 주변 환경을 3D로 측정하는 센서 기술이다. 빛의 반사 시간을 측정하여 물체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 여러 대를 설치했다. 마치 사람의 눈처럼 직접 보고 판단하고 예측하는 식이다.
두 기술은 각각 장단이 뚜렷하다. 규칙 기반은 설명이 쉽다. 누구나 다 아는 규칙을 기반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규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도 담보한다. 반면 미리 학습한 규칙이 아니라면 대응이 어렵다는 건 맹점이다.
머신러닝은 인간을 모방했기 때문에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만 설명이 어렵다. 일반적인 머신러닝의 단점과 똑같다. 입력한 데이터값은 알 수 있더라도 최종 답을 내놓는 단계나 프로세스는 확인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규제당국에서도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데이터를 쌓아 둬야 하는 규칙 기반이 무겁고 비싼 반면, 머신러닝은 즉각 판단하기 때문에 가볍고 저렴하다는 차이도 드러난다.

하이브리드식 전환 필요해
문제는 두 진영의 철학과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르다 보니, 경쟁 구도를 띠게 됐다는 거다. 어느 한쪽이 성과를 내면 나머지 쪽은 외면받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치킨게임답게 신경전도 치열하다.
머스크는 웨이모가 핵심 센서로 활용하는 라이다를 두고 “비싸고, 중복되는 바보 같은 존재”라며 “완전히 공짜로 쓰라고 해도 우리는 라이다를 장착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 웨이모도 지지 않았다. 존 크라프칙 웨이모 CEO는 “테슬라를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의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면서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마술처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은 양 진영의 비용과 편익, 위험과 기회를 저울질해 왔다. 그러다 최근 무게추가 머신러닝 쪽으로 기울어졌다. 머신러닝 방식으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를 개발 중인 영국의 스타트업 웨이브가 지난 5월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유치한 건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다만 이런 식의 경쟁 구도가 진짜 목적지인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의 상용화’에 빨리 닿게 할지는 미지수다. 목적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두려움이다. 아직도 대중은 기술적인 오류가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걸 두려워한다.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의 딜레마인 ‘안전’을 담보할 방법은 기술력뿐이다. 그런데 어느 쪽 진영도 사고율을 ‘제로’ 수준으로 낮췄단 보고는 없다.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는 “어떤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방식을 채택하든, 이런 상황을 예측해서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가령 테슬라만 해도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정교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흐린 하늘, 비, 눈보라, 밝은 햇빛 등에 방해를 받는 카메라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테슬라가 외면한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주변 환경을 3D로 정확하게 측정한다. 악천후나 조명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시스템에 특히 유리하다.
마찬가지로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라이드플럭스의 박중희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테슬라가 정말 카메라와 머신러닝만으로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느냐. 가능성이 제로라고 볼 순 없지만, 아직 검증하진 못했다. 서로의 장단을 조합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꽤 잘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완전히 잘 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
결국 누가 옳고 그르냐를 두고 치고받고 할 때가 아니란 얘기다. 어떤 길로 가든 목적지에 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술이든 적절하게 조합하고 배치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대로는 핸들에서 손을 떼는 완전 자율슬롯 머신 프로그램차가 언제 나올지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