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밀러(Tom Miller)가 최근 대선 판도의 결정적 전환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도널드 슬롯 잭팟(Donald Trump)에게 유리했던 상황이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의 큰 우위로 바뀐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눈앞에 있었는데도 처음에는 놓쳤다."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 데이터 과학자인 밀러가 일요일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7월 31일 해리스 지지율이 급증한 걸 봤지만, 그날 슬롯 잭팟가 전국 흑인 기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lack Journalists) 대회에 참석한 것과 연관 짓지 못했다. 슬롯 잭팟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 토론회가 아니라 바로 그 행사가 선거의 판도를 뒤집은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밀러의 선거 예측은 여론조사가 아닌 프레딕트잇(PredictIt) 베팅 사이트에 게시된 양 후보의 가격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프레딕트잇 배당률이 4~5일 전의 유권자 선호도를 반영하는 여론조사보다 훨씬 더 신뢰할 만하다고 본다. 또한 여론조사는 보통 500~1,500명의 유력 유권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통계적 '노이즈'가 많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각 모델러들이 발표하는 수치에 큰 편차가 생긴다.

밀러에 따르면 프레딕트잇은 가장 유동성이 높은 베팅 시장으로, 하루 평균 약 3만 7천 건의 베팅이 이뤄진다. 또한 각 참여자의 베팅 한도가 850달러로 제한돼 있어 소수의 대규모 베터들이 인위적으로 특정 후보의 배당률을 조작할 수 없다.

밀러의 모델은 먼저 프레딕트잇 배당률이 득표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가정한다. 간단히 말해 당선 확률이 55%이거나 프레딕트잇에서 55센트로 거래되는 후보는 실제 투표에서도 비슷한 비율의 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로 밀러는 역사적으로 볼 때 득표율이 538명의 선거인단 득표 비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관계가 1960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고 밝혔다.

밀러의 홈페이지인 '버추얼 타우트(The Virtual Tout)'에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지는 선거인단 득표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게시돼 있다. 이 그래프에는 배당률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과 그에 따른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기준으로 한 예상 선거인단 수의 변동이 함께 표시돼 있다.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경선에서 물러나고 해리스를 지지한 7월 21일부터 7월 27일 사이에 해리스의 예상 선거인단 수는 크게 증가했다. 그 후 4일 연속 그 수치는 정체 상태를 보였다.

밀러는 "해리스는 여전히 슬롯 잭팟 전 대통령에 크게 뒤처져 있었고, 선거인단 수가 정체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밀러는 11월까지 해리스의 압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7월 31일, 슬롯 잭팟는 전국 흑인 기자협회 연례 대화에서 해리스가 자신의 인종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바꿨다고 거짓 주장을 했다. 그는 해리스의 혼혈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녀가 "우연히 흑인이 됐다"고 말하고 "이제는 흑인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선동적인 발언이 언론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아무도 슬롯 잭팟의 전국 흑인 기자협회 인터뷰를 선거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밀러는 그날 프레딕트잇 시장이 광란의 도가니였으며, 베터들이 대거 슬롯 잭팟에서 해리스로 이동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7월 마지막 날 10만 주 이상이 거래됐는데, 이는 평소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라고 말했다. "하룻밤 사이에 선거 판세가 공화당 우세에서 민주당 우세로 바뀌었고, 해리스는 270명을 넘어섰다. 전국 흑인 기자협회 대회에서의 슬롯 잭팟 발언이 그의 선거 운동에 완전한 재앙이 된 것이다. 해리스가 한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이 엄청난 변화는 전적으로 슬롯 잭팟 때문이었다."

전국 흑인 기자협회 대회 실수 이후 2주 동안 해리스의 예상 선거인단 수가 계속 증가하여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 자체는 추가적인 상승 효과를 주지 못했다. 9월 초까지 그 수치는 밀러의 차트를 보면 약간 하락했다. 9월 6일 슬롯 잭팟의 입막음 돈 재판이 선거 이후로 연기된다는 소식이 그의 수치를 끌어올렸다. 토론회 전날, 그는 근소한 차이로 뒤처진 상태였다.

밀러는 "그 시점에서 해리스가 여전히 앞서고 있었지만, 선거는 거의 박빙이었다."라고 말했다. "슬롯 잭팟의 수치가 상승한 대부분의 경우가 그의 법적 문제에 대한 좋은 소식 때문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 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토론회는 해리스의 예상 선거인단 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밀러는 "이 증가는 토론회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해리스 지지 선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9월 22일 현재 프레딕트잇 가격은 해리스의 당선 확률을 56.3%, 슬롯 잭팟의 확률을 43.7%로 제시하고 있다. 밀러는 이러한 배당률이 선거일까지 43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큰 사건들이 상황을 바꿀 수 있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쟁들이 진행 중이며, 후보들이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리스가 크게 앞서 있으며, 여론조사는 아직 그녀의 대승 가능성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밀러는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판세 변화는 슬롯 잭팟가 흑인 기자들 앞에서 치명적인 발언을 하고 다시는 되찾지 못한 우위를 잃은 그날부터 시작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글Tom Miller, 편집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