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미중 무역 갈등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인해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SOX)가 하락하며5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2020년 이후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보도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은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는 이틀간 약 2조 대만 달러(613억5000만 달러)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TSMC 외에도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와 SK하이닉스(SK Hynix),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 등 아시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미국의 엔비디아(Nvidia)와 AMD(Advanced Micro Devices) 등 반도체 기업들 역시 각각 6.6%와 10.2% 하락했으며, 네덜란드의 ASML(ASML Holding)은 11%나 떨어졌다.

이번 사태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외국인 직접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서 비롯됐다. 이 규칙은 미국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미국 정부가 중단시킬 수 있게 하는 것으로, ASML이나 도쿄일렉트론과 같은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이 단기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밥 오도넬(Bob O'Donnell) 테크널리스 리서치(TECHnalysis Research)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 반응은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다"며"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은 어느 정도 강화되겠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 카지노사이트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