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나는 교수조차 아니었다”…mRNA 백신 주역의 고독했던 40년

mRNA 코로나 백신을 가능케 한 과학자는 오랜 냉대 끝에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 바카라사이트입력 2023.10.03 12:22
  • 최종수정 2023.10.03 12:27
  • 기자명문상덕 기자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나는 한때 아이비리그 대학가에서 ‘퇴출(kick-out)’ 당했습니다.” 2023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커털린 커리코(Katalin Karikó, 68)는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지난 기억을 꺼냈다.

커리코는 현재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BioNTech)의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그의 오랜 동료인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64)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의 정체를 밝혀내면서 mRNA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mRNA가 어떻게 면역 체계와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을 통해 현대 인류 건강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시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통상 10년 걸리던 바이러스 백신 개발 기간을 지난 2020년 팬데믹 당시 불과 3개월로 줄일 수 있었다.

통상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하게 해 사람 몸에 주입하는 방식을 썼다. 해당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이 발병하는 수준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한다.

반면 mRNA 백신은 약화된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스파이크 단백질(※바이러스 외피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돌기 형태의 단백질. 숙주세포와 결합, 감염시키는 역할을 한다)과 똑같은 형태의 단백질을 몸속에서 스스로 만들도록 유전자 명령(mRNA)을 투입하는 방식을 쓴다. mRNA는 DNA의 명령어를 단백질의 언어로 번역하는 ‘번역기’의 역할을 한다.

커리코는 매체 인터뷰에서 “나는 대다수의 환자에게 (병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는 교수조차 아니었다”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커리코는 1982년 헝가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mRNA 연구를 위해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거절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유럽의 여러 연구소에서 자리를 얻지 못하자 그와 그의 가족은 두 살배기 딸의 곰 인형에 900파운드(약 150만원)을 숨긴 채로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커리코는 미국 템플대에서 일자리를 얻었지만, 4년 만에 상사와 다투면서 대학에서 쫓겨났다. 이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연구를 이어갔지만, 그의 세포는 mRNA를 주입한 이후 사멸하기를 반복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1995년까지 대학은 연구를 포기하거나 강등과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그 당시 그의 남편은 비자 문제로 헝가리에 반 년째 갇혀 있었고, 그는 암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그는 그 당시를 떠올리며 말했다. “나는 다른 곳을 가거나,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 내가 충분히 똑똑하지 못한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종신직을 포기하는 대가로 자리를 지켰다. 그의 급여는 그의 랩 연구원보다 못했다. 그리고 2013년 그는 아이비리그 대학가에서 영구적으로 쫓겨났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노벨위원회에서 과학 활동을 총괄하는 애덤 스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강제로 은퇴해야 했습니다.”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직후 펜실베이니아대 측은 그와 와이스먼을 “뛰어난 과학자”로 극찬하면서 “수상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deeply deserved)”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커리코 박사가 과학과 대학에 기여한 귀중한 공헌을 인정하며, 또한 감사드립니다. 그는 감염 질환 분야의 연구 조교수, 신경외과의 선임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현재는 신경외과 부교수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

[사진=Xinhua/뉴시스]
[사진=Xinhua/뉴시스]

커리코가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였던 와이스먼과의 인연 덕분이었다. 9년 동안 바이오엔테크에 출퇴근하는 걸 지원했던 그의 남편의 역할도 컸다. 그는 노벨위원회에 “나는 58세까지도 모든 연구를 오직 나 홀로 했다. 그때까지도 플라스미드를 배양하고 세포를 키웠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가 ‘커리코가 노벨 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할 때면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저는 교수조차 아닌데요, 팀도 없고요.”

결정적인 연구 성과는 2005년 나왔다. 커리코와 와이스먼은 세포를 사멸하지 않고 mRNA를 조작하는 방법을 논문으로 냈다. 이 방법은 백신과 다른 유형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었다.

노벨위원회는 이 연구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mRNA 치료제를 실현시키기 위해 연구기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제 자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는 두 사람의 연구에 대한 특허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 총괄은 또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인내는 결국 보상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리코 역시 동의했다. “저는 견뎌냈습니다.”

이 바카라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바카라사이트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7길 22 (태양빌딩) 제1001호, 제1002호
  • 대표전화 : 02-6261-6148/6149
  • 팩스 : 02-6261-615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바카라사이트 디지털 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54424
  • 등록일 : 2022-08-19
  • 발행일 : 2017-11-13
  • 대표이사-발행인 : 김형섭
  • 편집국장 : 유부혁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바카라사이트 디지털 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바카라사이트 디지털 뉴스.바카라사이트rights reserved. mail 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