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업 안정성을 찾아 의료직에 몰리는 Z세대가 늘고 있지만, 조사에 따르면 의사·구급대원·카이로프랙터가 가장 불행한 직업군으로 꼽혔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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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으로 졸업생 취업 시장이 불확실해지자, Z세대가 ‘안정적인 직업’으로 의료 분야를 택하고 있다. 테크 업계 리더들은 이미 AI가 신입사원 수준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으며, 2030년까지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실제로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이번 세대, 특히 Z세대가 AI의 “심각하고 불균형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배경에서 Z세대가 낮은 실업률과 연간 2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 가능성을 제공하는 의료직을 주목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 로봇 의사와 간호사가 당장 등장할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의료대학 지원서를 쓰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안정성이 곧 만족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교대근무 관리 플랫폼 디퓨티(Deputy)가 128만 명을 조사한 결과, 의사·구급대원·척추교정사(카이로프랙터)는 가장 불행한 직업군으로 나타났다. 의료 클리닉과 의원은 직무 불만족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응답자의 약 38%가 “직업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카이로프랙터와 응급·중환자 서비스 종사자도 그 뒤를 이었다. 동물병원까지 포함하면 영국에서 직무 행복도가 가장 낮은 직업 5개 중 4개가 의료 분야였다.

의료 분야가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지지만, 장시간 근무와 높은 책임감으로 인해 번아웃 위험이 크다. 보고서는 “인력 부족, 정서적 부담, 불규칙한 근무표, 고령화 사회”를 사기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놀라운 점은 패스트푸드점 직원이나 웨이터 같은 직종이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외식·접객업은 상위 10개 행복 직군 중 절반을 차지했다. 스트레스가 많고 근무시간이 불규칙하며 보수가 낮다는 인식과는 다른 결과다.

레스토랑 종업원(89.7%), 패스트푸드·캐셔(82.9%), 팝업 식음료 팀(82.5%), 카페·커피숍 직원(82%)은 가장 높은 직무 만족도를 보였다. 플로리스트, 보육교사, 청소 서비스 종사자 역시 만족도가 높았다.

보고서는 이들 직종의 만족 비결이 임금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명확한 근무 루틴, 관리 가능한 업무량, 강한 팀워크”와 같은 일상적 경험에 있다고 설명했다. 긍정적 조직문화와 운영 구조가 주는 정서적 가치가 크다는 의미다.

게다가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바텐더와 바리스타의 임금 상승률은 사무직보다 빠르다. 전통적으로 ‘꿈의 직업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던 일자리들이 오히려 만족도와 보상 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 글 Orianna Rosa Royle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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