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의 슬롯사이트이 30배를 돌파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9/49745_43271_5419.jpg)
몇 주 전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 우리는 이 지수가 사실상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바로 주가수익비율(PER) 30배였다. 다만 당시 실제 수치는 약 29.85였고이를 반올림해 30으로 표기했다. 중요한 건 ‘30’이라는 숫자 자체다. 월가 애널리스트나 시장 전문가들이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늘 과대 추정된 ‘내년 이익 전망치’나, 이자 비용 같은 기본적 지출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근거로 낮고 그럴듯한 배수를 인용하길 선호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대형주가 이 정도 수준으로 비싸게 거래된 시기는 1999년 4분기부터 2002년 1분기까지 이어진 닷컴 버블 국면뿐이다. 팬데믹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직후에도 PER이 일시적으로 30을 넘겼지만, 이는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분모가 줄어든 ‘착시 효과’에 불과했다.
문제는 매크로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7월 신규 고용은 7만 3000명에 그쳤다. 5월과 6월 수치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최근 3개월간 순고용 증가폭은 10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네이비연방신용조합(Navy Federal Credit Unio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헤더 롱은 “노동시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GDP 성장률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경제는 연율 1.7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2.7% 성장에서 크게 꺾였다. 의회예산국(CBO)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성장률이 1.7~1.8%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총소득(GNI) 대비 연방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100%에서 2031년 110%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투자자에게 ‘PER 30’의 실제 의미는 이렇다. S&P500 주식 100달러를 사면 실제 순이익은 3달러에 불과하다는 거다. 2022년 말만 해도 100달러당 5달러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사이 주가 상승은 이익이 늘어나서가아니었다. 물가 상승 수준에 간신히 맞춘 정도에 그쳤다. 결국 ‘실적 개선’이 아니라 PER 상승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이다.
당장 내일, 다음 주, 다음 달에 증시가 붕괴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PER이 지나치게 높아진 시점에는 결국 조정이 뒤따랐다. 지금의 고평가 역시 언젠가는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 글 Shawn Tully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