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크로스보더 HR서비스 스타트업 ‘딜(Deel)’은 지난 3월 기준 미국 내에서 기업가치 5억5000달러(약 6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전세계 150여개국에 진출했고 5월 부터 한국에서도 공식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HR크로스보더 서비스 기업 ‘딜’은 100여 개 국가의 현지 노무 규정을 바탕으로 인력 고용을 지원한다. 계약부터 급여 지급까지 인사 관리 기능 전반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딜은 공동창업자인 알렉스 부아지즈(Alex Bouaziz) CEO와 슈오 왕(Shuo Wang) CRO가 MIT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 중 미국에서 애플·구글 등에 취업한 친구는 높은 급여를 받고, 고국인 개발도상국가로 돌아간 친구들은 열악한 대우 속에 일하는 모습을 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했다.
Q딜의 ‘글로벌 크로스보더 HR 서비스’란?
기업들이 비대면으로 해외에서 인력을 구할 때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Q 기존 HR테크기업과의 차별점은?
딜은 기업이 원하는 글로벌 인력 매칭뿐 아니라, 채용된 직원이 속한 국가의 노무관련 법률에 맞는 표준계약서 준비, 급여지급 및 복지혜택 제공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급여 담당자가 해외 원격 근로자별 지급 정보(통화, 날짜, 금액 등)를 엑셀 파일로 정리해 업로드하면 한두번의 클릭만으로 일괄 지급 업무를 할 수 있다. 이후 뒤에서 벌어지는 환전 및 송금 절차 등의 작업은 딜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한다.
고객사 HR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최저임금, 근로기준법 위반 등이 포함된 노무 클레임이다. 각국의 노무관련 이슈를 체크하지 못해 일어나는 실수다. 그러나 딜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사들의 반응이 좋다.
딜의 각국 법률파트너와 소통을 통해 법률검토를 마친 표준 계약서가 마련돼 있어 고객사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시리즈D까지 총 6억2500만달러(약 80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노무, 법률, 페이롤 등 HR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전 세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풀어냈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인력매칭 기업 중 150개국에서 서비스하는 곳은 딜이 유일하다.
단순히 기술력뿐만 아니라 국가별로 각기 다른 규정을 반영해 서비스를 표준화하는데 성공했다. 딜이 마련한 표준계약서를 기준으로 계약이 이뤄지며, 대시보드 한 곳에서 글로벌 국가별 팀원을 통합 관리하기 때문이다.
Q 서비스 20개월만에 매출 1억달러, 기업가치 6조원의 유니콘이 된 비결이 궁금하다.
딜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이 같이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3월 기준 전 세계 임직원이 800여명 근무할 정도로 규모도 거대해졌다. 현재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빠른 성장에는 공동 창업자인 Alex와 Shuo의 역할이 크다. 그들은 개선할 부분에 대해서 빠르고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고, 팀원들 모두 고민을 이어가면서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열린 기업 문화와 끊임없는 소통, 과감한 글로벌 시장 확장 또한 업계에서 인정받은 부분이라 생각한다.
Q 국가별 노무 규정에 맞는 컴플라이언스 서비스를 구체적인 예시로 설명해 달라.
전 세계에 고용된 인력들로 하여금 급여 인출 경로의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가상화폐를 통한 임금지불 서비스를 예로 들고 싶다. 특히 개발도상국 직원의 경우 해당 국가 통화의 변동성이 심해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나 가상화폐로 임금을 지불받기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다. 이 같은 서비스가 없었다면, 환전을 위한 해외 수수료, 송금 시간 등 낭비가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비트코인이며 원할 경우 다른 가상화폐로 선택도 가능하다.
다만, 전세계에서 모두 가상화폐를 통한 급여 인출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해당 국가 노무규정에 따라서 인출 경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Q 전세계적으로 개발자 구인난이 심하다. 딜은 이 상황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가?
최근 고객사 문의 중 40%가 개발자 수요를 가진 회사일 정도로 구인난이 심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해외 개발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해외에서 채용할 인재를 찾더라도 원격으로 인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인데, 딜은 고객사들에게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딜의 서비스는 계약서 발송 및 체결, 급여 지급 명세서 생성 등 주요 인사 업무 자동화로 대표된다. 한국 기업의 경우 아직까지 해외 개발자 채용에 대해 폐쇄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시소통이 중요한 업무환경이 대부분인 국내기업들의 문화와 명시적인 페이퍼워크를 중시하는 해외 개발자들의 업무루틴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력부족에 따라 개발자의 국적이 이전보다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 추세로 가면서 자연스레 글로벌 크로스보더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딜은 앞으로도 해외 개발자 채용이 보편화되는 만큼 효율적인 인사관리 및 채용시스템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Q 이미경 한국대표가 딜에 합류한 계기는?
딜에 합류하기 전에 MTV Networks를 비롯한 해외 글로벌 기업의 한국진출 사업개발 업무를 맡았다. 인력 사무소와 현지 법인 설립 등의 과정에 시간을 쓰느라 기업들이 정작 비즈니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걸 몸소 느꼈다. 이후 딜 측에서 제안이 왔다.
딜 합류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 HR 서비스가 아닌 핀테크의 관점으로 흥미롭게 바라보게 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업과 구직자 간 인력매칭을 넘어 전세계에 있는 고용자들에게 임금지급까지 책임지는 딜의 사업모델이 인상 깊었다.
합류하고 이러한 기업의 크로스보더 HR의 어려움과 비즈니스 난제를 해결하는 기업임을 더욱 깨닫게 됐다.
Q 쇼피파이,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IT기업들이 딜을 사용 중이다. 한국에서 딜이 주력으로 삼는 산업 카테고리는?
한국 고객사들은 주로 테크 기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데이블을 포함한 AI, 머신러닝, 콘텐츠 마케팅, 게임 등이 주력으로 삼는 산업군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인재의 국적 제한을 두지 않고, 비즈니스의 글로벌 확장을 언제나 염두하고 있다.
특정 시장 공략시에도 유학파 채용, 주재원 파견보다 현지에 대해 정말 잘 아는 현지 직원 채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Q 한국에서 딜의 과제는 무엇인가?
딜의 비전은 한국에 있는 인재들의 글로벌 채용 기회 확대를 돕는 것이다. 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과 한국의 인재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딜 서비스 이용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기회도 많아지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 슬롯사이트 업 김동현 기자 gaed@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