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슬롯사이트 쓰고도 성과 못 내는 기업 공통점 셋

줄리 스위트는 슬롯사이트 도입이 실패하는 이유로 ‘기존 프로세스 고수, 성과와 무관한 프로젝트 집중, 실효성 없는 활용’을 꼽았다.

  • 기사입력 2025.09.01 09:55
  • 기자명Marco Quiroz-Gutierrez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액센츄어(Accenture) CEO 줄리 스위트(Julie Sweet)는 평생 ‘기존의 규칙’을 과감히 버려온 인물이다. 슬롯사이트 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녀와 포춘 500대 기업 고객들은 또 한 번의 재창조 한가운데 서 있다.

캘리포니아 터스틴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스위트는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 신입생 시절 국제관계학과 중국어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17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로펌 최초 여성 파트너가 된 그는, 전혀 알지 못했던 기술 컨설팅 업계로 과감히 발을 옮겨 액센츄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슬롯사이트 기회를 잡으려면 기업 자체를 완전히 ‘재배선(rewire)’해야 한다.” 액센츄어 최초 여성 CEO이자 이사회 의장인 그는 포춘 ‘500 타이탄 & 디스럽터’ 팟캐스트에서 “슬롯사이트를 적용해도 성과가 없다고 말하는 기업들의 상당수는 기존 방식 그대로 슬롯사이트를 덧씌우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위트가 말하는 ‘재배선’은 기존의 사고방식, 즉 ‘비즈니스 평상운영’을 버리는 것을 뜻한다.

그는 슬롯사이트 도입 실패를 알리는 세 가지 신호도 짚어냈다. 첫째,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려는 경우다. 문제 해결에 늘 사용하던 방식, 예컨대 부서 간 대규모 운영위원회를 꾸리는 식이라면 ‘빨간불’이라는 것이다. 이땐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둘째, 성과와 무관한 프로젝트에 몰두하는 경우다. 협업은 물론 중요하지만, 슬롯사이트 도입을 명분으로 회의만 늘린다면 또 ‘빨간불’이다. 그는 “협업은 전략이 아니다”라면서 “슬롯사이트 활용의 답이 협업 확대라면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 실효성 없는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경우다. 스위트 본인도 데이터 요약이나 파워포인트 제작에 슬롯사이트를 쓰지만 “그게 실적에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명확한 전략과 재무적 효과를 우선시해야 하며 지금 방식을 그대로 둔 채 슬롯사이트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운영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가치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액센츄어는 이미 데이터·슬롯사이트 사업에 30억 달러를 투자했고, 77만 명이 넘는 직원에 8만 명의 슬롯사이트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올해 회계연도에만 2000건 이상의 생성형 슬롯사이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스위트는 “고객들이 액센츄어를 찾는 이유는 업계 전문성과 기술력뿐 아니라 데이터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슬롯사이트 혁신은 반드시 경영진이 주도해야 하며, 변화의 순간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트 본인도 과거의 전략을 재검토하며 액센츄어를 새 길로 이끌어왔다. 그는 “슬롯사이트의 진정한 가치는 기업의 핵심에 적용해 사업 궤적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