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648_43130_4614.jpg)
많은 직원이 ‘마이크로매니지먼트(과도한 간섭)’를 꺼리지만,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시가총액 790억 달러에 이르는 이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 여전히 약 50명의 인사 문제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채용·승진·해고·관리를 한다”며 “일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스키는 최근 팟캐스트 ‘소셜 레이더스(Social Radars)’에 출연해 “그들 모두를 내 직속 부하처럼 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공동으로 채용하며, 회사에 남을지 여부도 직접 결정한다”고 말했다.
통상 CEO라면 뛰어난 임원진을 세우고 물러서라는 게 리더십 조언이지만, 그는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실제 일하는 사람들과 가까워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스키는 “임원 아래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며 관계를 맺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는 임원진이 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창업자가 매일 비전과 속도를 설정하고 회사를 빚어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체스키가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를 강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Y콤비네이터 행사에서 그는 “경험 많은 임원진에 회사를 맡기라”는 조언을 따랐다가 실패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거물 폴 그레이엄은 이를 두고 체스키의 스타일을 ‘창업자 모드’라고 규정했다.
체스키는 이후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그는 특히 AI 시대에 더욱 기민한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6월 ‘더 버지(Verge)’ 팟캐스트에선 “AI 시대에는 창업자 모드가 필요하다”면서 “스타트업처럼 움직이며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 경영 체제의 대기업은 이런 변화에 맞게 조직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에서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체스키가 이 방식을 본격화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였다. 상장 계획이 무산되고, 매출이 72% 급락하며 예약과 숙박 건수가 증발했다. 결국 직원의 25%를 해고해야 했다. 이때 그는 애플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이브는 “사람을 직접 관리하지 말라. 일(work)을 통해 관리하라”고 말했다. 체스키는 이 말을 계기로 스티브 잡스의 방식을 따라 조직의 관리 단계를 걷어냈다.
이 같은 철학은 다른 경영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언어학습 플랫폼 듀오링고(Duolingo)의 루이스 폰 안 CEO는 지난해 “회사의 모든 것을 직접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부사장과 디자인 총괄 역시 같은 태도를 공유한다고 했다. “나도 창업자 모드에 있지만, 우리 회사에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고 폰 안은 덧붙였다.
/ 글 Jessica Coacci, Orianna Rosa Royle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