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441_42893_2640.jpg)
디자인 툴 피그마(Figma)의 억만장자 CEO 딜런 필드(Dylan Field)는 창업 초기, 전 직장인 링크드인(LinkedIn), 플립보드(Flipboard),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동료들에게 직접 ‘콜드 메일’을 보내고 커피를 사주며 제품 사용을 설득했다.
기술 업계 ‘영웅’이라고 여긴 인물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다가갔다. 지금 피그마는 기업가치 680억 달러(약 91조 원)에 이르는 성공 사례가 됐다. 구글과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의 경영진과 억만장자도 같은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구직자들이 커리어를 확장하기 위해 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실리콘밸리 경영진에게 도넛을 배달하거나, 기술 컨퍼런스에서 서빙을 하며 이력서를 나누는 식이다. 그러나 필드는 낡은 전략을 활용해 지금의 대성공을 이끌었다.
올해 33세인 필드는 2012년, 19세 나이에 온라인 디자인 툴 피그마를 공동 창업했다. 당시 그는 “피그마의 첫 사용자 대부분은 콜드 이메일과 지인 네트워크를 통한 접근이었다”면서 “인턴 경험이 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필드는 브라운대에서 자퇴하고 피터 틸의 ‘틸 펠로십(Thiel Fellowship)’에 선발돼 10만 달러를 지원받아 창업에 나섰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9개월 연구 조교, 링크드인 4개월 데이터 분석 인턴, 플립보드 2회 인턴십 경험이 없었다면 사업 기반을 다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전직 동료에게 연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유능한 디자이너를 찾아냈다. 피그마의 비전을 들어주겠다는 사람을 만나면 커피를 사주며 그들의 영향력과 실력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다. 필드는 “온라인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고 존경하는 디자이너를 찾아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을 받고 커피를 살 수 있다면, 내게는 그 자체로 영광이었다”며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답장을 했다”고 회상했다.
필드만이 아니다. 억만장자이자 벤처투자자 라숀 윌리엄스(Rashaun Williams)는 “파티에 몰래 들어간다(sneaking into the party)”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서 성장하며 기회가 적었던 그는 모든 행사에 얼굴을 비추며 “한 번 들어봐 달라(Hear me out)”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콜드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컨퍼런스에 직접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 임원 사미르 사맛(Sameer Samat)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스타트업 세계에 도전하던 20대 시절, 그는 공동 창업자가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자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에게 새벽 3시에 이메일을 보냈다. 단 1분 만에 브린은 답장을 보내 그와 팀 전원을 구글 본사로 초대했고, 현장에서 면접까지 진행했다. 브린은 사맛에게 입사를 제안했지만, 그는 회사를 키우겠다며 거절했다.
72억 달러 규모의 스퀘어스페이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킨질 마투르(Kinjil Mathur)도 “콜드콜은 긴 채용 절차를 피하는 인생 해킹”이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여름방학마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지역 내 기업과 전문가의 연락처를 찾았고, 무급 인턴이라도 좋으니 일할 기회를 달라고 전화했다. 그는 “시간, 급여, 직종에 관계없이 뭐든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열린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글 Emma Burleigh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