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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돈으로 못 산다” AI 스카우트 경쟁의 그림자

메타가 경쟁사 AI 인재를 수천만 달러에 스카우트하고 있지만, 문화와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이번 채용 쇼는 실패한 CEO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슬롯 사이트입력 2025.07.11 08:48
  • 기자명Jeffrey Sonnenfeld, Steven Tian & 김다린 기자
저커버그의 슬롯 사이트 인재 쇼핑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사진=셔터스톡]
저커버그의 AI 인재 쇼핑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사진=셔터스톡]

최근 일주일 사이, 메타(Meta)는 경쟁사에서 10명이 넘는 최고급 AI 연구 인력을 스카우트했다. 이들 각자에게 최대 1억 달러(약 1400억 원)에 달하는 현금 보너스를 안기며, 오픈AI(OpenAI), 앤스로픽(Anthropic) 등 선두 기업에 뒤처진 AI 전쟁에서 따라잡기 위한 초조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돈으로는 사랑을 살 수 없다”는 비틀즈의 고전 명곡 가사가 떠오르는 행보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돈으로 ‘성과’도 살 수 없다는 점을 잊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업계에선 막대한 자금으로 톱 인재를 영입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던 사례가 수없이 많다.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는 슈퍼 에이전트 마이클 오비츠에게 1억 4000만 달러를 주고 영입했지만, 오비츠는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났다. 야후도 6000만 달러를 들여 구글의 스타 임원이었던 엔히크 드 카스트로를 데려왔지만 1년 만에 퇴출시켰다.

스포츠, 학계, 투자, 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돈을 들였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패의 연대기가 존재한다. 결국 위대한 성과는 단지 돈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메타 내부에서 AI 혁신이 정체된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번 영입 쇼는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단순히 ‘인재 영입’이 아니라, 그 인재들이 이미 커리어 정점에서 내려오는 중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례는 스포츠 세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컨대 1980년대 뉴욕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고령 선수들에게 초대형 계약을 안겼지만, 이들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팀을 무너뜨렸다. 내부 갈등과 이기주의, 수십 년간 우승과 무관한 양키스의 추락은 그 대가였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연구 성과는 대부분 커리어 초기에 집중되며, 종신직을 얻은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노벨상 수상자를 ‘트로피 인사’로 영입하지만, 이들이 이후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00년대 초 구조조정을 위해 빌 게이츠가 직접 영입한 소프트웨어 전설 레이 오지(Ray Ozzie)의 실패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고, 신기술 개발에도 실패했다.

성과와 보상의 비뚤어진 관계

처음부터 고액 보상이 곧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연구도 많다. MSCI에 따르면, CEO 보수가 하위 20%일 때 주주 수익률은 더 높고, 상위 20%일 땐 오히려 더 낮다.

실제로 워런 버핏, 젠슨 황(NVIDIA), 제프 베이조스 같은 CEO들은 현금 보수를 낮게 책정하고 주식으로 보상을 받았지만 기업 가치는 급등했다. 반면 위워크의 애덤 뉴먼, 타이코의 데니스 코즐로우스키처럼 호화 보수를 받은 경영자는 회사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다.

공공 펀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있었다. 미국 코네티컷 주 연기금의 경우 최고투자책임자(CIO) 연봉이 높을수록 성과는 더 나빴다.

메타의 AI 투자 전략은 ‘혁신은 돈을 쏟아부으면 된다’는 전제 위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진정한 발명가들은 종종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했다. 월드와이드웹을 만든 팀 버너스리, 솜털 방지 와이퍼를 발명한 로버트 커언스, 포스트잇을 만든 스펜서 실버 모두 발명으로 큰돈을 벌지 못했다.

이들은 세상을 바꿨지만, 주변의 ‘사업가형 인물’들이 이익과 공로를 가로챘다. 메타의 전략이 과연 그런 인물들을 진정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AI 인재 경쟁, 거품신호일 수도

AI 스타 영입에 수천만 달러를 쏟는 현재의 메타는, 금융위기 직전의 월가를 떠올리게 한다. 2000년대 중반, 메릴린치 CEO 스탠 오닐은 타사에서 톱급 모기지 트레이더들을 5,000만 달러 보너스로 영입했지만, 이들이 만든 초고위험 포트폴리오가 2008년 위기 때 폭탄처럼 터지며 메릴린치는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AI 혁신이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지금, 진정한 돌파구는 스타트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메타가 과거형 인물들을 데려오는 전략은 ‘푸크가 있는 곳이 아니라, 푸크가 향하는 곳으로 움직이라’는 말과 정반대일 수 있다.

메타 내부에서도 AI 부서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수석 연구원은 “공포 문화와 무능한 리더십”이 AI 혁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직 문화 없이 스타만 데려오는 전략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슈퍼볼은 이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슈퍼스타로 무장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조직력의 필라델피아 이글스에게 패한 경기에서, ‘팀워크가 스타보다 낫다’는 교훈이 도드라졌다.

마크 저커버그가 메타의 미래를 걸고 투입한 AI 인재 전쟁.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 사랑도, 영감도, 지속적인 성과도, 때론 혁신조차도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메타가 직면한 진짜 문제일지도 모른다.

/ 글 Jeffrey Sonnenfeld, Steven Tia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제프리 소넨펠드(Jeffrey Sonnenfeld)는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Yale Chief Executive Leadership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소장이며, 예일대 경영실무 석좌교수(Lester Crown Professor in Management Practice)다. 스티븐 티안(Steven Tian)은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의 리서치 디렉터(연구 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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