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사명은 내란을 극복하고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당선인 수락 연설로써 강조한 첫 번째 메시지이다.

4일 오전 1시쯤 이 후보는 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지자 여의도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방송 야외무대에 올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 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우리 국민이 주권자로서 존중받고, 증오와 혐오가 아니라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경제 위기의 시급성을 언급하며 "여러분들의 이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이른 시간 내에 가장 확실하게 회복시켜드리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연설에 앞서 이 후보는 아내 김혜경 씨와 함께 무대에 오르자마자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세레머니를 보이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자택에서 나와 여의도로 향했다. 개표 방송 직후 민주당 선대위 내에선 이 후보가 4일 자정을 훌쩍 넘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가 3일 오후 11시 20분 '당선 유력'을 발표 후 20분 뒤 '확실'로 일제히 전하자, 이 후보는 뉴스 보도 5분 만에 집 밖으로 나섰다.

이 후보는 인천시 계양구 자택 앞에서 "위대한 국민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는 짧은 소감을 밝힌 채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이후 여의도 민주당 중앙 당사로 이동해 캠프 관계자들과 비공개 인사를 나눴다.

이 후보가 여의도 연설을 마치고 다시 자택으로 복귀할 때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여의도를 찾았다. 통상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승리 후보가 선거의 대미를 장식했던 전례와 비교하면 대조적인 장면이다.

이날 김 후보는 오전 1시 30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저에게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당선이 된 이재명 후보님께 축하를 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오전 2시 33분 개표가 94% 진행된 상황에서 이 후보가 '당선 확정'으로 발표되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이 후보가 48.81%, 김 후보는42.06%를 얻었다.12·3 비상계엄 여파로 치러진 이번 보궐 대선에서 민심이 3년 만의 정권 교체를 선택한 셈이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