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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 승계 포기하려던 2·3세들, 이 기술에 마음 돌렸다

수직적인 자동차 가치사슬 속에서도 부품사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다고 오토폼은 말한다.

  • 슬롯사이트입력 2025.05.08 16:29
  • 최종수정 2025.05.08 16:31
  • 기자명문상덕 기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차, 3차 벤더는 30년 뒤에도 필요할 겁니다.”

최근 신차 개발은 ‘맨 땅에 헤딩’ 하지 않는다. 과거 프로젝트를 복기해서 특정 파트, 혹은 플랫폼 전체를 가져온다. 이를 업계에선 ‘캐리 오버(C/O, Carry Over)’라고 부른다. 신차 콘셉트에 맞는 데이터, 생산 환경에 맞는 데이터를 찾자면 결국 AI가 필요하다.

조영빈 오토폼엔지니어링코리아(※이하 ‘오토폼’, 회사 소개는 아래 박스슬롯사이트 참조)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제조사의 경쟁력이 엔지니어 숙련도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스마트 엔지니어(디지털 적응력 있는 엔지니어)에서 나온다”고 내다봤다.

정리하면 미래엔 디지털 적응력이 떨어지는 영세 협력업체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데이터를 쌓고 있는 OEM, 그리고 1차 협력업체만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조영빈 대표는 그런 미래를 예상하지 않았다. 사람의 손끝이 필요한 지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사람이 없어서 2, 3차 협력업체가 무너질 수는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자동차 OEM, 그리고 1~3차로 이어지는 협력사의 관계를 ‘꿀벌과 꽃’에 비유했다. “서플라이어(협력업체)가 없으면 OEM도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르퇴르트르(Olivier Leteurtre) 슬롯사이트 CEO. [사진=슬롯사이트]
올리비에 르퇴르트르(Olivier Leteurtre) 오토폼 CEO. [사진=오토폼]

지난 2022년 합류한 조영빈 대표는 그래서 영세 자동차 부품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기업의 디지털 이해도를 높이고, 대학과도 협업해서 인재를 키우는 게 골자다.

오토폼은 경북 경산에 위치한 경일대에 곧 ‘디지털 트라이아웃 랩(Digital Tryout Lab)’을 설치한다. 참여 기업은 랩에서 오토폼의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차체 부품을 설계할 수 있다. 대학 인력과도 협업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렇게 4~5년의 교육 및 실습 기간을 거쳐 기술 내재화를 결정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인력들도 기업에 합류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부품 제조사 아진산업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운용하고 있다.

또 오토폼은 국립창원대에 600억 원 규모의 소프트웨어를 3년간 기증, ‘글로컬 산업기술거점센터’를 설립하고, 지역 기업과 연계한 실무 교육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와는 복합재료 기반의 공동 연구와 실무형 교육을 통해 인력을 키우고 있다.

가업 승계에 회의적이던 오너가 2, 3세들도 이런 시도에 힘입어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노동집약적 사업구조, 또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내부 설득에 한계를 느끼던 2, 3세들이 오토폼 등 SW사의 지원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는 것. 그는 이들이 “(부품 사업의) 지속 가능성, 성장 가능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치사슬의 밑단이 무너지면 전체 생태계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신차를 개발할 때 OEM부터 마지막 단계의 협력업체까지 긴밀하게 협업하지 않으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조 대표는 오토폼 그룹 전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트라이아웃 랩’과 같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교육부터 시작하는 건 영업 전략이기도 하다. 이들의 기술 이해도를 높이고, 종국엔 이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것.

조영빈 대표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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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차체 품질, 오토폼 때문에…”
슬롯사이트의 SW는 차체 부품 설계 및 제조, 조립 공정을 포괄한다. [사진=슬롯사이트] 
오토폼의 SW는 차체 부품 설계 및 제조, 조립 공정을 포괄한다. [사진=오토폼]

이제 전 세계 자동차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만든다. 부품 점유율은 9%다(2022년 기준). 품질에서도 과거와 평가가 다르다. 국내 차체 부품업계에선 차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배경 중 하나로 꼽는다. 고숙련 엔지니어가 없어도 SW를 활용해 준수한 차체를 만들 수 있게 됐단 것. 중국산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법하다.

오토폼엔지니어링코리아(이하 ‘오토폼’)의 조영빈 대표는 “오토폼 때문에 중국산이 너무 빠르게 올라왔다”는 말을 듣곤 한다. 오토폼은 차체 금형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오토폼 자체 집계).

오토폼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를 모태로 한다. 이곳 금속성형연구소에 있던 발데마르 쿠블리(Waldemar Kubli) 박사가 설계 시뮬레이션 SW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1995년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는 전 세계 60여 개 자동차 메이커와 협업하고 있다. 조영빈 대표는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의 까다로운 성능 요구를 상대하면서 컸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토폼은 차체 모양을 설계하고, 실제 부품을 만드는 과정을 관리한다. 평편한 박판을 차량 문, 보닛(엔진 덮개) 등으로 만드는 데 비용은 얼마나 들지, 설비는 얼마나 필요할지, 설계상 오류는 없는지 등 과정 전반에서 돕는다. 또 250여개 차체 부품을 조립해 소비자에게 익숙한 형태의 완성된 차체(Body in White)를 만든다.

올리비에 르퇴르트르(Olivier Leteurtre) 오토폼 CEO는 “(SW를 활용하면) 생산 단계에서 문제를 파악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며 “신차 프로그램 하나당 500만 유로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비에 CEO는 이제 SW가 필수가 됐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자동차 OEM의 2, 3차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노회한 베테랑들의 ‘손맛’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그는 자동차 업계에서 고숙련 인력의 부족, 비용 절감의 문제로 “(신차를 개발할 때) 과거 프로젝트에서 동일한 플랫폼이나 파트를 가져오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OEM이 구상하는 신차 콘셉트, 생산 환경 등을 반영해서 최적의 데이터를 복기하자면 AI를 베이스로 한 SW가 필수적이라는 것.

그는 “AI 모델이 ‘현실 여건을 고려할 때 설계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등의 조언을 해 준다”며 “이를 활용하면 저숙련 엔지니어도 (설계 과정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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