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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온라인 슬롯 낙관론 “일자리 파괴 아니라 재편”

JP모건은 온라인 슬롯가 단기적으로 ‘격렬한 업무 재편’을 일으키겠지만, 결국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사입력 2025.09.16 09:11
  • 기자명Jason Ma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200년 넘는 기술 혁신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일부 산업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전체 고용은 오히려 순증세를 보여왔다. JP모건은 온라인 슬롯 혁명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 JP모건 프라이빗뱅크·자산운용 미국 투자전략 책임자인 제이콥 마누키언은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가 불러온 변화를 추적했다. 그는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이들 기술이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기능과 산업을 창출해 기존 일자리 손실을 훨씬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슬롯도 같은 궤적을 따를 것으로 본다. 격렬한 업무 재편(task churn) 뒤에 폭넓은 생산성 성장이 따라올 것이다.”

물론 기존 업무에 종사한 노동자들은 타격을 입었다. 증기기관 도입 후 직조공의 실질임금은 1806년부터 1820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고, 운하 선원과 마차 운전사도 증기기관차의 부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섬유 생산과 소비가 폭증하고 운송 비용이 급감하면서 석탄 채굴, 철도 유지보수, 도시 상업 부문에서 고용 수요는 급등했다.

전기와 컴퓨터도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마누키언은 1980년대 기업이 매출 100만 달러를 올리려면 직원 8명이 필요했지만, 2000년대에는 6명으로 줄었다고 추정했다. “새로운 혁신이 전체 생산성 성장으로 연결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마누키언은 이런 추세에 비춰 온라인 슬롯의 생산성 효과를 낙관론자들조차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증기기관의 경우 생산성 향상까지 61년이 걸렸고, 전기는 32년, 컴퓨터와 인터넷은 15년이 걸렸다. 하지만 온라인 슬롯는 7년이 채 안 될 것으로 JP모건은 전망했다.

이는 훨씬 비관적인 관측과 대비된다. ‘온라인 슬롯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은 온라인 슬롯가 대규모 실업을 불러오고 소수만 부유해지는 반면 대다수는 빈곤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향후 5년 안에 화이트칼라 초급 직무의 절반가량이 사라지고 실업률이 최대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증거도 쌓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이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수년간 이어진 추세가 역전된 것이다.

그러나 마누키언은 온라인 슬롯가 범접하기 어려운 인간의 강점—상식, 인과 추론, 손재주, 감정 지능, 고위험 책임, 적응 학습, 내재적 동기—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온라인 슬롯는 고령화와 이민 억제로 줄어드는 생산연령 인구를 보완할 수 있다.

온라인 슬롯의 부정적 효과를 줄일 길도 있다. 연준은 금리를 낮춰 주택 같은 금리 민감 부문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정책당국은 견습 프로그램을 장려할 수 있다. 기업도 저부가가치 업무를 온라인 슬롯로 대체하면서 동시에 근로자를 새 역할로 재훈련시킬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은 온라인 슬롯로 절감한 비용을 신규 성장 분야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인프라 구축, 온라인 슬롯 툴을 워크플로우에 통합하는 영역에서 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온라인 슬롯의 가치 제안은 모든 직원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고 특정 업무를 불필요하게 해 기업의 비용을 낮추고 산출을 높이는 데 있다”면서 “다시 말해, 온라인 슬롯의 총잠재시장은 바로 인간 노동”이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한 기술 혁신의 패턴이 보여주듯, 온라인 슬롯는 생산성과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고 총수요의 새로운 통로를 만들 것이다. 지속적인 고용 시장 파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파괴가 아니라 재편(disruption, not destruction)이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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