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360의 슬롯 잭팟가 물러난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8/49458_42912_2336.jpg)
위치추적 서비스 기업 라이프360(Life360)의 공동창업자 크리스 헐스(Chris Hulls)가 20년 만에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상투적인 이유 대신, CEO로서 겪은 소진과 솔직한 심정을 직접 털어놨다.
헐스는 블로그를 통해 “나는 기업식(式) 언어를 싫어한다”며 “홍보팀이 써준 원고와 법무팀 조언을 모두 무시하고, 미사여구 없이 있는 그대로 내 생각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CEO로서의 역할을 두고 “좋아하고 에너지를 주는 부분도 있지만, 나를 소진시키는 부분도 많다”며 “마지막 방어선으로서 24시간, 매일, 해마다 버텨온 무게가 점점 더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2년 전 마흔이 됐을 때, 이사회에 45세가 되기 전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그는 회사와 리더십팀이 준비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신임 CEO로는 2023년 5월부터 라이프360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온 로렌 안토노프(Lauren Antonoff)가 선임됐다. 헐스는 “CEO 자리는 매일 모든 부분에 ‘올인’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로렌은 그 조건을 갖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안토노프의 CEO 임기는 이번 주부터 시작됐다. 그는 이전에 고대디(GoDaddy)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고위직을 맡았다. 이번 승진으로 연봉 51만 5000달러와 동일 금액의 성과급, 840만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 추가 360만 달러 상당의 성과기반 주식 부여를 받는다.
헐스와 안토노프는 지난 1년간 헐스가 이사회 의장, 안토노프가 COO 역할을 맡으며 점진적으로 경영권 이양을 실험해왔다. 헐스는 “내겐 지치게 만드는 과제가 그녀를 오히려 흥분시키고, 그녀는 밤 12시에 전화를 걸어도 에너지가 넘친다”며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날카롭게 다듬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16년간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존 필립 코글란(John Philip Coghlan)은 일반 이사로 역할이 변경되고, 2019년부터 이사로 활동한 마크 고인스(Mark Goines)가 독립 수석 이사로 선임됐다.
안토노프는 성명에서 “크리스와 함께한 파트너십에 감사하며, 회사의 사명에 충실하고 회원들에게 진정한 평안을 주는 제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헐스는 “그녀가 원한다면 특허 괴물, 악덕 집단소송 변호사, 틱톡에서의 논란, 창업자만이 할 수 있는 약간의 미친 짓까지 기꺼이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라이프360의 CEO 교체는 미국 기업들의 ‘코너 오피스’ 이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헤드헌팅 업체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 CEO 퇴임 건수는 1234건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기술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38명의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 전년 대비 16% 늘었다.
/ 글Amanda Gerut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