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기업들은 직원들의 위기 극복을 돕고자 최대한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등 부드러운 리더십 스타일을 도입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최고경영자들은 일터의 새로운 기준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때 부엌 테이블에서 반려동물과 아이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취약한 모습으로 소식을 전하던 경영진들은 이제 생산성과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재택근무 정책이 어려운 결정 사항은 아니다. 정치적 변화와 경제적 역풍으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많은 최고경영자들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공약 철회, 후한 복리후생 축소, 또는 인력 감축을 고민하고 있다.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생산성과 실적에 최선인 것이 항상 직원 사기와 유지율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문화 속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더들은 핵심 이슈들을 헤쳐나가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시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고,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대응이 필요했다. 진자가 한쪽으로 크게 쏠렸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라고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HG Hotels & Resorts, 17위)의 글로벌 인사 담당 수석 부사장인 라니 해먼드가 말했다. “앞으로는 새로운 기준으로 안정을 찾아갈 것 같다.”
2025년 그레이트 플레이스 투 워크(Great Place to Work)는 130만 명 이상의 미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돋보이는 기업 문화를 찾아냈다. 수십만 명의 직원들이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요령이 아니라, 유연한 근무 시간이나 신뢰받는 파트너로 느낄 수 있는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할 때 귀 기울이는 것이다.
책상에서 받는 심층 마사지와 무료 세탁 서비스 같은 시대는 지났을지 모르지만, 이 리더들은 화려한 부가 혜택 없이도 강한 문화를 조성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주 5일 사무실 근무가 새로운 기준이라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이 목록에 오른 기업들의 98%가 어떤 형태로든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IHG의 경우 본사 직원들에게 주 3일 사무실 출근 하이브리드 정책을 적용한다. 이 호텔 기업은 또한 직원들에게 재충전의 날과 회의가 없는 ‘집중의 금요일’을 제공한다.
한편 회계법인 PwC(20위)는 새로운 근무 형태로 조기 퇴근이 가능한 유연 근무일과 절반만 출근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PwC 미국 최고인사책임자 욜란다 실스-코필드는 “직접 만나 일하면 더 강한 유대감과 협업, 창의성,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2025년에도 하이브리드 근무가 회사의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사무실 복귀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자 농구장, 상담사, 보육 시설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고용 안정이 가장 큰 혜택으로 여겨지는 요즘, 직원들은 교육, 인정, 보상 등 기본적인 요소들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2024년 소매 유통 대기업 월마트(100위)는 매장 관리자의 연봉을 평균 1만 1천 달러 올렸고, 시급제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과급(연간 최대 1천 달러)을 도입했으며, 내부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승진을 돕는 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판다 레스토랑 그룹(51위)도 작년 직원 급여 조정에 1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주유소 및 편의점 체인 시츠(40위)는 야간 근무 수당과 직원 주식 소유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주택금융회사 패니 메이(12위)는 주 거주지 구매 시 자격을 갖춘 직원들에게 1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양 가족을 위한 장학금과 학비 지원 제도를 운영한다.
직원들의 눈에 최고의 고용주로 보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중요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해먼드는 “말하기보다 듣는 데 집중하면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줄 것”이라며 “이 조언을 따르면 사업과 동료들 모두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글 Orianna Rosa Royl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