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는 성공하기 전 3.8번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실패가 성공의 자양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년은 제2, 제3의 옐로모바일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문상덕 기자mosadu@fortunekorea.co.kr 사진강태훈
![[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4/36859_26838_2925.png)
“옐로모바일이 망한 건 유니콘 때문이었어요.”
최정우 대표는 요즘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회계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의 입출금 내역 등 정보를 알고리즘이 분석, 창업자에게 매일의 재무 상황을 알려주는 게 골자다. 예를 들어 회사가 어제 얼마를 이익으로 남겼고, 런웨이(투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남은 기간)가 얼마나 남았는지 아침 8시마다 메시지로 보내준다. 회계사로 일하며 숱한 기업을 컨설팅해온 그는 “회사의 원가 구조는커녕, 매출도 모르는 창업자가 절반이 넘더라”라며 답답하다는 듯 언성을 높였다.
최 대표는 2014년 옐로모바일에 합류, 4년간 산하 여행사인 ‘옐로트래블’의 CFO, CEO로 일정품 슬롯사이트. 그가 합류한 지 일 년 뒤, 옐로모바일은 ‘유니콘’에 등극정품 슬롯사이트. 국내 스타트업 중에선 쿠팡에 이어 두 번째였다. 모바일 붐을 탄 회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한다’는 야심 찬 포부 아래 140여 개에 달하는 모바일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정품 슬롯사이트. 하지만 붐이 꺼지고, 신규 투자가 좌절되자 회사는 얼마 안 가 거꾸러졌다. 그는 이곳에서의 경험을 책으로 냈다.
창업자에게 실패는 때로 훈장과 같이 여겨진다. 성공학을 다룬 미국의 한 베스트셀러 작가는 “창업가는 성공을 이루기 전 3.8번 실패한다”고 주장정품 슬롯사이트. 특히 스타트업은 경기에 취약하다. 이익이 아닌 투자금으로 살림을 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업계에선 생존을 고집하기보다 “빨리, 잘 실패하는 것이 중요하다”(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조언이 힘을 얻는다. 다음 창업을 위해서 투자자와 직원에게서 신뢰를 잃지 않는 게 당장의 생존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업 가치에 중독된 창업자들

기업 가치에 자기 지분을 곱해보는 겁니다. 그러고 내가 손에 쥔 돈이 없어도 자산 수천억 원의 거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최정우 전 옐로트래블 대표
문제는 실패의 질이다. 허황한 비전과 돈 잔치로 그친 실패라면 다음 도전이 더 나을 리 없다. 적지 않은 창업자, 특히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창업자가 질 낮은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 여전히 회사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창업자는 강남의 대형 아파트, 고급 외제차 등 개인적인 소비로 흥청댄다. 이 무렵 임직원과의 ‘투명한 소통’은 멈춘다. 갑작스러운 인수합병, 조직개편설이 나돌 때마다 직원들 사이에선 “누가 결정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온다.
최 대표는 “가치 1조원을 달성하면 창업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이겠느냐”고 물었다.
“기업 가치에 자기 지분을 곱해보는 겁니다. 그러고 내가 손에 쥔 돈이 없어도 자산 수천억 원의 거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비상장이지만 일부 구주 거래가 일어나기도 하니까요.”
옐로모바일의 이상혁 창업자는 2015년 회사가 유니콘이 되자 벤츠 S500을 구입정품 슬롯사이트. 2억원에 육박하는 고급 차였다. 최 대표의 말로는, 이전까지 택시로 일정을 소화하던 창업자였다. 또 유니콘 등극을 알리겠다며 G-DRAGON 등 톱급 가수들을 불러 ‘옐로 페스티벌’을 열었다. 여전히 새 회사를 인수하고 있었지만, “내부에는 인수대금을 댈 자금도 없었다”고 최 대표는 돌이켰다. 2018년 회사는 감사 의견 거절을 당할 만큼 추락했고, 이 창업자는 지난해 사기 혐의로 기소당정품 슬롯사이트.
비슷한 실패는 최근에도 반복됐다. 애그테크(농업기술) 유니콘으로 꼽히던 그린랩스는 지난해 2월 돌연 자금난을 호소정품 슬롯사이트. 1700억원을 유치하면서 8000억원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이후 직원 절반 이상을 내보냈다. 자금난 충격과 함께 사내에서는 한때 공동 창업자 2인의 리베이트 의혹이 나돌기도 정품 슬롯사이트. 결국 투자사 압박에 창업자가 모두 물러났다. 이들은 과거 옐로모바일 자회사(쿠차, 옐로쇼핑미디어) 대표를 각각 역임정품 슬롯사이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000억원을 투자하며 단숨에 ‘에듀테크(교육기술) 유니콘’으로 떠올랐던 뤼이드의 장영준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사임정품 슬롯사이트. 장 대표 역시 무리한 미국 사업 진출에 대한 비판, 대표 개인을 둘러싼 각종 소문에 시달렸다.
최 대표는 “기업 가치 중심의 사고방식”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꼽았다. 투자자가 평가한 ‘기업 가치’가 실제 기업의 가치라는 생각, 다시 말해 지속 가능한 기업이 아닌 ‘유니콘’을 목표로 한 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가 기억하는 이상혁 창업자는 “우리의 목표는 인수”라고 누차 강조정품 슬롯사이트. 유망한 기업을 ‘옐로모바일’ 브랜드를 내세워 싼값에 인수하고, 그 인수를 근거로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새로운 투자금을 유치하는 식이다. 실적에 대한 비전은 없었다.
옐로모바일 초기 투자사 중 하나였던 DSC인베스트먼트의 윤건수 대표도 “이제 유니콘 기업 개수를 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미 (업계에서는) 누구도 세지 않고 있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윤 대표는 2023년부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맡고 있다.
옐로모바일 사건에도 시장에서 ‘유니콘 경쟁’이 반복된 이유는 뭘까. 윤 대표는 “시장이 좋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망각정품 슬롯사이트. 맞는 지적이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상장 재도전 유니콘, ‘울며 겨자 먹기’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첫날인 2021년 3월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거래소 건물 전면에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4/36859_26840_2928.png)
2020년부터 3년여간 국내 벤처투자시장은 실적보다 성장을 높게 쳤다. 팬데믹으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지역을 막론하고 온라인 트래픽이 폭증정품 슬롯사이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겼고, 거래액이나 월간 활성 방문자수(MAU) 같은 보조 지표만으로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초저금리가 만들어낸 유동성도 이를 가능케 정품 슬롯사이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7조5278억원이었던 신규 투자금액은 2021년 15조937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폭증정품 슬롯사이트. 2022년엔 12조4706억원이었다.
해외 자본도 국내 스타트업을 눈여겨봤다. ‘한국 1호 유니콘’ 쿠팡은 2021년 3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정품 슬롯사이트.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886억5000만 달러(100조4000억원)였다. 당시 KOSPI 상장사 중 쿠팡보다 시총이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489조원)뿐이었다. 같은 해 7월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17억 달러(1조9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정품 슬롯사이트. 이 무렵 비상장 주식거래소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야놀자 기업 가치는 11조원을 웃돌았다.
벤처캐피탈(VC)도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2017년 벤처펀드 운용자산(AUM)이 1조원을 넘는, 소위 ‘1조 클럽’ VC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한 곳에 그쳤지만, 2022년 초 열 곳을 넘겼다.
돈이 몰리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 수도 크게 늘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0곳이었던 유니콘 기업 수는 2022년 23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윤건수 대표는 돈의 유니콘 집중 현상을 언급정품 슬롯사이트. “돈(벤처투자 총액)이 2배 늘 때 투자받는 기업의 수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며 “소위 말하는 유니콘에 몰렸다”고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윤 대표는 돈의 쏠림 현상 때문에 투자 총액이 2배 늘 때 소수 기업의 가치는 4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연 (그렇게 늘어난 기업 가치가) 기업의 본질 가치이겠느냐”고 반문정품 슬롯사이트.
2022년 3월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하기 시작정품 슬롯사이트. 이때 연준은 0.00∼0.25%였던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23년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정품 슬롯사이트. 현재 금리는 5.25~5.50%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3.50%로 높였다.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출자액을 줄이면서 VC 펀드 결성이 어려워지고, 결국 스타트업 투자 유치도 어려워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그해 9월 수산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이 협력사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업계의 불안감을 자극정품 슬롯사이트. 오늘식탁은 2021년 매출 173억원에 누적 투자금 168억원을 받는 등 승승장구정품 슬롯사이트. 하지만 그해에만 12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화근이었다.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던 중 신규 투자마저 어려워지면서 돌연 무너졌다. 회사는 지난해 1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6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다.
이즈음 국내 유니콘 기업의 상장 일정도 줄줄이 미뤄졌다. 상장해도 기대했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거란 예측 때문이었다. 2021년부터 상장을 추진해 온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표적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논란과 노조 반발로 인해 상장을 미뤘다. 하지만 2023년엔 시장의 투자심리 악화가 원인이었다. 상장이 미뤄지는 새 2022년 당시 8조원에 육박했던 기업 가치는 3조원 안팎으로 내려왔다. 당시 NH투자증권은 적정 가치를 3조2500억원으로 평가정품 슬롯사이트.
컬리와 야놀자 역시 2023년 상장 계획을 밝혔다가 연기정품 슬롯사이트.
VC에서 나온 수치는 더 심각정품 슬롯사이트. 2023년 모태펀드 1차 정시에 선정된 VC 열 곳 가운데 아홉 곳이 최대 결성시한 내에 펀드 결성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VC는 모태펀드 출자액에 매칭해 민간자금을 유치, 새 벤처펀드를 만든다. 통상 선정 후 6개월 내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펀드 결성에 실패하면 향후 1년간 모태펀드 참여가 제한된다. 모태펀드 의존도가 높은 VC로서는 ‘폐업’ 선고나 다름없다. 중기부 소관 상임위 위원인 정일영 의원은 국감에서 “충격적”이라고 논평정품 슬롯사이트.
좌절을 겪은 유니콘들이 올해 다시 상장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울며 겨자 먹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유가 있는 회사라면 시장이 나쁠 때 상장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윤건수 대표는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회사 주식의) 장부상 가치를 기존보다 낮추게 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떨어지게 된) 기존 투자자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그렇다고 해서 기존 투자자들의 전환가격을 낮춰주면 신규 투자자들이 회사 주식에 매력을 못 느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정 시점에 우선주(의결권이 없는 주식)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전환가격이 낮아지면 동일한 수량의 우선주로 더 많은 보통주를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이다. 스타트업 지분 투자는 보통 RCPS 형태로 이뤄진다. 윤 대표는 “결국 유니콘 기업은 기존 주주와 신규 주주 모두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며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면 상장밖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에듀테크 유니콘’ 뤼이드의 추락
![[사진=뤼이드]](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4/36859_26845_4223.jpg)
‘제2 벤처 붐’으로도 불렸던 이 시기를 관통하는 기업 중 하나가 에듀테크 유니콘, 뤼이드다.
뤼이드는 지난해 12월 ‘리얼클래스’로 잘 알려진 영어 학습 콘텐츠 제공업체 퀄슨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피인수 기업 퀄슨의 박수영 대표가 뤼이드 경영까지 맡게 됐다. 장영준 전 대표는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뤼이드 측은 장 전 대표와 투자사 간 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당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업체 관계자는 “뤼이드의 성장을 위해 (장 전 대표는) 공교육 부문의 사업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이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장 전 대표는 남미 공교육 시장에 주목정품 슬롯사이트. 2021년 3월 남미 지역의 교육 서비스 업체인 이니시에 그룹(브라질), 카사그란데 인터랙티브(콜롬비아)와 AI 기술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정품 슬롯사이트. 지난해 10월 뤼이드 측은 “(미국법인인) 뤼이드랩스 주도로 남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뤼이드랩스의 재무제표였다. 2021년 뤼이드가 보유한 뤼이드랩스 지분 가치는 0원으로 추락정품 슬롯사이트. 뤼이드는 2022년 3월 낸 공시에서 “당기 중 순자산가액 등의 하락으로 인해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해 손상차손을 인식정품 슬롯사이트”며 “당기 중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인해 인식한 손상차손은 26억6906만원”이라고 밝혔다. 손상차손이란 회수 여부가 불확실한 채권 등을 뜻한다. 해당 금액은 뤼이드가 뤼이드랩스 지분 100%를 확보할 당시의 금액(취득원가) 전액이었다.
해당 공시가 날 당시뤼이드가 뤼이드랩스의 손실을 투자사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 돌기도 정품 슬롯사이트. 뤼이드 전직 임원은 “이후 문제가 되자 장부상 액수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손상차손 형태로 입력하여 손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국내 사업도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대표 서비스인 ‘산타’를 계속 운영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의사결정이 번복되기도 정품 슬롯사이트. 당시 산타 마케팅을 담당했던 전직 직원은 “(서비스 중단을 전제로) 구조조정 정품 슬롯사이트가 인력을 다시 뽑은 것으로 안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혼란상을 보여주는 다른 단면은 내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전직 커뮤니케이션 담당 직원은 “어느 순간부터 대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업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 구성원들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단적으로 미국법인장 자리가 수개월간 공석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지 사업은 어떻게 되는 건지 소문만 무성정품 슬롯사이트는 것. 이 직원이 꼽은 ‘어느 순간’은 장 전 대표가 비전펀드에서 2000억원을 투자받은 이후부터였다. 이즈음부터 전사 직원 미팅 기회도 사라졌다고 그는 돌이켰다.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표 신상에 대한 소문이 무성정품 슬롯사이트. 대표가 지분 일부를 매각, 서초구 반포동의 자가와 M사 고급 외제차를 매입정품 슬롯사이트는 이야기가 돌았다. 인력 구조조정이 한창일 무렵 의혹이 돌면서 직원들의 반발심은 더욱 커졌다.
당시 경영 안팎의 혼란이 커지자 투자업계에선 소프트뱅크가 뤼이드 경영에 개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2022년 11월 당시 뤼이드 측은 “아직 비전펀드에서 투자받은 금액이 많이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다”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시의 추측은 1년여 뒤 현실이 됐다. 그를 둘러싼 추측과 대표 사임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했지만, 장 전 대표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VC, ‘스프레이 앤 프레이’는 끝났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사진=강태훈]](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4/36859_26844_3322.jpg)
이제 유니콘 기업 개수를 세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누구도 세지 않고 있어요.-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실패의 질을 높이려면 “경영의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고 최정우 대표는 말한다. 그는 “중요한 건 기업 가치가 아니”라며 “본인 회사는 이익이 얼마나 나고, 상품 원가는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옐로트래블을 나온 뒤 초기 스타트업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는 그는 “투자 유치를 위해 불필요한 개발 인력을 채용하는 일은 흔정품 슬롯사이트. 유행에 따라 채용했기 때문에 해고하는 비용도 물어야 정품 슬롯사이트”며 “거래액과 매출을 혼동하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라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스타트업에서 작성하는 재무제표가 엉망인 이유로는 ‘회계 비용’을 꼽았다.
“회계법인 직원 한 사람당 맡을 수 있는 고객사 수가 20개 정도예요. 고객사 한 곳당 월 평균 15만원을 받거든요. 그러면 한 달에 300만원이죠. 여기에 4대보험 같은 비용만 포함시켜도 손해예요. 회계법인은 법인 기장으로 손해만 안 봐도 다행이죠. 실제 돈은 연말 세무 조정으로 법니다. 그러면 결국 회계사 입장에서는 고객사에서 뭐하는지 평소에는 신경을 안 써요. 항목에 맞게 통장내역을 끼워 맞추는 거예요. 게다가 VC에서는 분기에 한번 보고서를 받죠. 그런데 창업자는 숫자의 뜻을 모르니까 회계사한테 의견을 써 달라고 해요. 모르죠. 모두 망하는 길로 가는 겁니다.”
윤건수 대표는 협회 차원에서 스타트업이 재무 지식을 키울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늘리고 있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그러면서도 “이런 회계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VC와 그렇지 못한 VC로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고 전망정품 슬롯사이트. “좋은 스타트업이라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VC에게서 투자를 받고 싶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VC 심사역들의 전문성도 과제다. 스타트업의 경우 재무제표에 나오는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지만, 해당 스타트업이 속한 업종의 재무 트렌드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단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개발해 만든다고 하면, 원가가 어떻게 구성이 되는지, 그리고 원가에서 국제 원자잿값 변동이나 환율 변동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윤 대표는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유동성이 넘치던 시절, 심사역들은 ‘스프레이 앤 프레이(spray-and-pray)’, 즉 분야별 ‘유망’ 스타트업들에 돈을 뿌린 뒤(Spray) 그중 하나라도 유니콘이 되길 기도(Pray)하는 전략을 즐겨 썼다. 투자를 검토할 때 작성하는 투자심사보고서는 요식 행위에 그쳤다. 당장 세계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런 전략을 썼다. AI를 활용한 각 분야 1등 기업에 투자, 이들 기업을 그룹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일명 ‘AI 군(群) 전략’이다.
하지만 실적은 널뛰었다. 물론 대박도 있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업 초기 2000만 달러를 투자정품 슬롯사이트. 20여 년 뒤인 2022년,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9.1%를 약 341억 달러에 매각정품 슬롯사이트. 반면 총 143억 달러를 투자한 위워크는 2023년 11월 파산정품 슬롯사이트. 작년 9월 기준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 457곳 중 354개 사(74%)가 투자시점보다 기업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는 “양궁에 비유하면, 과거엔 8점 정도만 해도 기업이 코스닥 상장하고 VC도 이익을 냈다”며 “이제는 10점을 정확히 맞혀야 한다”고 말정품 슬롯사이트. 엑시트까지 도달하는 기업의 수가 줄고, 소수의 기업이 과실을 독점하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다시 한번, “이런 전문성을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로 VC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전망정품 슬롯사이트.
그의 말처럼 좋은 VC의 투자를 받는 것이 좋은 스타트업의 바로미터가, 또 좋은 스타트업의 선택을 받는 것이 좋은 VC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최 대표는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설명정품 슬롯사이트.
“만일 운용하는 펀드의 규모가 1000억원이라고 하면, 500억원씩 쪼개 2개 회사에 투자하면 해당 회사의 이사회에 들어갈 수 있어요. 재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리할 수 있는 거죠. 반면 10억원씩 100군데에 투자하면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죠. 스프레이(Spray)가 안 통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