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312/32720_23876_582.jpg)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흐름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며 새로운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암호화폐 스타트업은 지난해 1분기에만 107억달러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 암호화폐 창업자들이 4분기까지 모은 돈은 약 67억달러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암호화폐 업계에 자금이 메마른 것과 관련해 미국 연방 정부의 규제 단속 암호화폐 약세장 벤처 캐피탈의 침체기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자금의 흐름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었다.
크런치베이스의 웹3 트래커에 따르면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인 웜홀은 올해 가장 규모가 큰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웜홀 팀은 시장 조성자이자 벤처캐피털인 점프 크립토(Jump Crypto)와의 분리되면서 25억달러의 가치로 2억25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브레반 하워드 코인베이스 벤처스 그리고 점프 크립토가 분사한 점프 트레이딩과 같은 벤처 캐피털이 참여했다. 웜홀 경영진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가 회사의 지분이 아닌 아직 출시되지 않은 토큰에 대한 거래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3억2000만달러 규모의 프로토콜 해킹 사건으로 잘 알려진 웜홀이 토큰을 출시할 계획이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웜홀의 직접적인 경쟁자이자 또 다른 블록체인 간 메시징 프로토콜인 레이어제로도 자체 토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이어제로는 올해 초 30억달러에서 추가로 1억20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유가 랩스나 오픈씨와 같은 유니콘 기업이 수억달러의 자본을 확보했다면 올해에는 백엔드 기업들이 가장 많은 자금을 모금했다.
올해의 암호화폐 유행어는 인프라였다. 그럼에도 이색적이고 눈길을 끄는 스타트업이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존재했다. 올해 가장 암울한 스타트업은 홍채 인식형 월드코인(Worldcoin)이었다.
지난 5월 월드코인의 개발사인 툴스 포 휴머니티는 블록체인 캐피털이 주도하고 a16z 크립토와 베인 캐피털이 참여한 시리즈 C 펀딩 라운드에서 1억15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코인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래 이 프로젝트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한 형태로 구상됐다. 하지만 AI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차지할수록 필요한 금액은 더 많아지면서 이런 자금은 암호화폐로 분배된다. 이론적으로 모든 인간은 식료품을 구입하고 AI 집사에게 돈을 지불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월드코인'을 할당받아야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분배하려면 인간과 로봇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제 월드코인의 대명사가 된 이 금속성 은색 구슬은 사람의 안구를 스캔하여 홍채 스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암호화폐를 출시했지만 툴스 포 휴머니티는 단기적으로는 로그인 인증의 한 형태로 이 기술을 포지셔닝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레딧 텔레그램 마인크래프트와 통합했다.
지난달 암호화폐 지갑을 관리하고 거래소를 운영하는 블록체인닷컴은 킹스웨이 캐피털이 주도하는 시리즈 E 라운드에서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유일한 걸림돌은 투자자들이 2022년 3월에 블록체인닷컴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0억달러 미만의 금액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다운 라운드는 "암호화폐의 겨울이 끝났다!"라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50% 이상의 가치 하락이라는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리고 올해 하락세를 보인 기업은 적지 않았다.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코튜 매니지먼트는 오픈시 지분을 14억달러 이하로 줄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타이거 글로벌도 마찬가지로 대체불가토큰 시장 지분을 94% 줄였고 보어드애프 요트 클럽을 만든 유가 랩스에 대한 투자도 69% 줄였다.
암호화폐는 인공지능이 아니며 특히 암호화폐 약세장에서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8자리 숫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제품도 고객도 피치 덱도 없이 810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반응했다. 투자 유치 사실을 공개할 때 창업자들은 제품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조차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닷컴은 새로운 비트코인 채굴 칩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이 신생 기업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화려하지는 않지만) 창업자와 미국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잠재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꼽을 수 있다.
올해 가장 기이한 모금 중 하나는 두 가지 다른 유행어가 뒤섞여 과대광고된 크립토GPT라는 회사에 1000만달러가 모금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크립토GPT는 DWF랩스가 주도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2억5000만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크립토GPT는 레이어AI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춘이 확인한 결과 현재 이 회사는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 파라오 슬롯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