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교외 지역에 210.44㎢ 면적 토지 매입…디즈니-플로리다주 갈등 등 기업도시 우려도
![바카라 롤링 도심 지역의 도로가에 텐트가 줄지어 있다. 바카라 롤링는 급등하는 주택 가격과 노숙자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사진=AP/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308/30095_21598_5813.jpg)
샌프란시스코의 기술 엘리트들이 도시를 떠나기 위해 새로운 정착지를 조성하고 나섰다. 이들은 약물중독과 범죄가 빈발하는 샌프란시스코에 공포 또는 혐오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착지 조성에는 세쿼이아 캐피털 전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와 고(故) 스티브 잡스의 배우자이자 자선가인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 링크드인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벤처투자사 안드레센 호로비츠의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과 크리스 딕슨(Chris Dixon), 깃허브 전 CEO인 넷 프리드먼(Nat Friedman), 그리고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공동 창업자 존과 패트릭 콜리슨(John and Patrick Collison)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80㎞ 떨어진 교외 지역인 솔라노 카운티에 지금까지 8억 달러를 투자해 토지를 구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티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새 정착지에 “수만 개의 새로운 주택과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백만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과수원, 만 에이커가 넘는 규모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액 민간 투자로 조성되는 마을은 “마치 대학가 도시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그들이 현재 거주하는 도시를 범죄와 약물, 무주택자의 소굴로 묘사했다.
마이클 모리츠 전 회장은 미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도시의 약물 문제와 높은 주거 비용을 지적하면서 “노상의 약물시장과 노숙자 야영지”를 언급했다. 그는 또 “황무지처럼 버려진 도심과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주요 전시회들의 탈주, 미국 대도시 중 가장 높은 상업용 사무실 공실율, 중산층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은 주택 가격”을 함께 지적했다.
넷 프리드먼은 그의 집에 강도가 든 일을 트윗에 올렸다.
“우리 가족은 1년 전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 두 명의 약물 중독자가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쳐간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시를 사랑했고,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어린 아이가 있다. 마약 중독자가 빈번히 강도를 벌이는 곳에 남아 있는 건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지역 경찰서에 따르면 작년 도시에서 7300건의 주거 침입 사건이 있었다. 전년(6050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My town, my rules
![미국의 소설가 아인 랜드(Ayn Rand). 그는 기업가들이 자신들만의 바카라 롤링 '아틀란티스'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1957)을 쓰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주목받았다. [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308/30095_21599_631.jpg)
도심을 재생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미국 산업가들은 전통은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으로 여겨진다. 이들 산업가는 생산시설 근처에 기업 도시를 조성하거나 그들의 신념에 부합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단적으로 일론 머스크는 2년 전 회사 본사를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하면서 도시 동부에 새로운 마을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머스크는 텍사스 바스트롭 카운티 3500에이커를 매입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해당 마을을 규율하는 “몇 가지 규정을 만들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 직원을 위해 시장 가격보다 낮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알려졌다.
한때 머스크와 협력했던 벤처투자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은 세계 곳곳에서 자유주의 성향의, 바다 위에 떠있는 거주지를 만들고자 하는 비영리단체인 Seasteading Institute에 초기 자금을 투자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년간 “인간이 디자인한 최초의 항해 도시국가”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샌프란시스코 앞 바다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떠다니는 거주지를 만들겠다고 공약해왔다.
하지만 디즈니와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 간의 싸움이 보여주듯, 도시의 민영화는 심각한 단점을 동반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가 지역 공동체, 심지어 해당 도시가 속한 주의 선출된 관리자에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주의 조세 기반을 약화시킨다.
정착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지 않다. 기존 지역 커뮤니티와 마찰이 생기기 쉽다. 솔라노 카운티 기존 주민들은 샌프란시스코의 기술 엘리트들이 농장 등 시골 지역의 토지 5만2000에이커(약 210.44㎢)를 조금씩 비밀리에 사들여 온 것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카운티 관계자는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터뷰에서 “돈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만의 목표가 있다”며 “그들이 지역 커뮤니티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 바카라 롤링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