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규 CNCITY마음에너지재단 이사장

일본 태생토토 바카라 사이트 유럽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작품을 배경토토 바카라 사이트 선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 [사진=헤레디움]
일본 태생토토 바카라 사이트 유럽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레이코 이케무라의 작품을 배경토토 바카라 사이트 선 황인규 CNCITY에너지 회장. [사진=헤레디움]

컬렉터의 안목은 미술품을 보는 눈에 머무르지 않는다. 도시와 역사를 보는 눈까지 뜨게 한다. 컬렉터이자 에너지서비스 기업 CNCITY에너지를 이끄는 황인규 CNCITY마음에너지재단 이사장이 그랬다. 1991년부터 24년간 검사로 재직한 그는 2014년 대전시 전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를 가업토토 바카라 사이트 물려받으며 기업인토토 바카라 사이트 변신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대전은 새로운 연인과도 같았다. 수년간 대전의 정체성과 역사를 탐색했다. 그 결과로 매입한 건물이 옛 동양척식회사 대전지점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흔적이고, 대전 역사의 큰 흉터다. 황 회장은 “아픈 역사는 묻는 게 아니라 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력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을 가진 기질 때문이기도 했지만, 컬렉터로서의 예술적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1922년 지어진 건물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100주년이던 2022년, 라틴어로 ‘물려받은 땅’을 뜻하는 ‘헤레디움’이란 이름의 미술관 겸 복합문화공간토토 바카라 사이트 개관했다. 지난해 가을, 독일 예술가 안젤름 키퍼의 한국 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 헤레디움에서 열렸다. 키아프(KIAF)와 프리즈 서울(Freieze Seoul)의 공동 개최로 가장 바쁜 ‘핫위크’를 보내고 있던 미술계 VIP들이 일제히 대전토토 바카라 사이트 향했다. 백남준이 대형 신작 ‘프랙탈 거북선’을 선보인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로 대전이 예술로 이토록 달아오른 적 있었던가. 황 회장의 ‘헤레디움’이 대전을 다시 보게 만드는 중이다. 예술의 힘이다.

1 황인규 회장은 1922년 일본이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토토 바카라 사이트 이용한 후 근대문화유산토토 바카라 사이트 등록된 역사적 공간을 매입, 복원해 미술관을 겸한 ‘헤레디움’토토 바카라 사이트 되살렸다. [사진=HEREDIUM]
1 황인규 회장은 1922년 일본이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토토 바카라 사이트 이용한 후 근대문화유산토토 바카라 사이트 등록된 역사적 공간을 매입, 복원해 미술관을 겸한 ‘헤레디움’토토 바카라 사이트 되살렸다. [사진=HEREDIUM]

Q 근대문화유산토토 바카라 사이트 등록돼 수리도 활용도 불편한 건물을 매입하고, 인근 지역(소제동)까지 문화예술 공간토토 바카라 사이트 만들기 위해 5년 가까이 노력하고 있다. 그 배경이 무엇인가?

기업인토토 바카라 사이트서, 대전시 전체가 고객이니 자연히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컸고 문화적 정체성을 알고 싶었다. 대전은 러일전쟁(1904~1905년)에서 승리한 일본이 한반도에 철도를 개설하면서 전략적토토 바카라 사이트 만든 신도시였다. 물류의 중심도시가 됐고, 헤레디움이 있는 여기 대전시 동구 인동에는 큰 쌀 시장이 들어섰다. 한국전쟁을 기점토토 바카라 사이트 밀가루 거래가 많았고, 우동의 변형인 가락국수가 대전에서 생겨났고, 전국적토토 바카라 사이트 유명한 빵집 성심당이 탄생한 것도 대전의 역사와 관련 있다. 소제동은 철도회사 근무자들을 위한 ‘관사촌’토토 바카라 사이트 형성된 동네다. 30여 개 골목마다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제동을 되살려 역사와 젊음이 공존하는 곳토토 바카라 사이트 만들고자 2020년부터 ‘소제동 아트벨트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헤레디움 개관까지 이어졌다. 요즘 소제동이 ‘대전의 익선동’토토 바카라 사이트 불린다더라.

2세계적토토 바카라 사이트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 중 하나인 독일 작가 안젤름 키퍼의 개인 전이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헤레디움 개관전토토 바카라 사이트 열렸다. [사진=HER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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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계적 거장 안젤름 키퍼가 한국에서의 첫 미술관 전시로 신생 미술관 헤레디움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였다.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가장 바쁜 키아프·프리즈 서울 기간임에도 시간을 내 대전을 다녀가더라. 이유가 뭘까?

분명한 건 내 힘이 아니라 대전의 역사가, 헤레디움이 된 이 건물이 안젤름 키퍼를 불러들였다는 사실이다. 복원이 완료된 2022년에는 사전 개관(pre-open)토토 바카라 사이트 건물의 역사를 포함한 아카이브 전시를 했다. 그랜드 오픈을 준비할 무렵, 마침 글로벌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이 안젤름 키퍼의 서울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인연이 맞았다. 안젤름 키퍼는 워낙 좋아하는 작가다. 이 공간이 안 좋은 기억을 갖고, 버려졌던 건물이 새로운 생명을 받아 재탄생한 것인데 그 점이 키퍼의 작품들과 맞아떨어졌다. 이 건물이 키퍼를 유혹한 셈이다. 특히 최근작이 폐허에서의 재탄생, 가을과 어우러지는 공원 풍경 등이라 여러 측면에서 인연이 만들어졌다.

Q 원래 미술을 좋아했나? 어떤 계기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나?

2005년 검찰까지 나섰던 이중섭·박수근 위작사건이 있었다. ‘이제 검사가 미술도 좀 알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침 파견근무 중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겼고, 갤러리의 프라이빗 포럼을 통해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단순한 호기심토토 바카라 사이트 시작했는데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그림 한 장에 책 한 권토토 바카라 사이트도 다 못 담을 깊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 방대한 내용을 하나의 메타포로 함축해 보여주는 게 미술이다.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생각의 층위가 겹겹이 쌓여서 하나의 형태로 제시한다는 게 얼마나 고도의 작업인가! 말로는 아무리 해도 표현 못 할 메시지를 그림이 그려낸다. ‘법대에 공부 잘하는 수재들은 많아도 미술 잘하는 천재는 나오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발상의 전환도 기가 막힌다. (컵을 가리키며) 이건 어떻게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까? 마르셀 뒤샹이 변기로 ‘샘물’ 만든 것과 똑같이 하면 된다. 기능을 제거하라는 것! 우리가 컵이라는 이름토토 바카라 사이트 역할을 제한했지만 기능을 없애면 뭐든 될 수 있더라. 쓸모없는 건물도, 버려진 동네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시각을 돌려 다른 것토토 바카라 사이트 상상하기 시작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그래서 예술이다. 예술은 질문을 던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Q 첫 소장품은 무엇인가? 애장품을 좀 소개해 달라.

오래전부터 수화 김환기(1913~1974)의 그림을 동경했다. 잘 아는 갤러리스트에게 부탁했고, 2006년 어느 날 연락이 왔다. 달과 새 두 마리가 화면을 채운 (1960년대 작품토토 바카라 사이트 추정되는) 연도 미상의 그림인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가족 모두가 좋아한다. 첫 소장품이라 그런지 애착이 크다. 이후 이대원 화백의 그림을 한 점 구입한 것을 제외하면 10년 가까이 미술품을 구입하진 않았다. 공무원을 그만둔 후에 본격적토토 바카라 사이트 컬렉션을 시작했다. 아끼는 애장품토토 바카라 사이트 안젤름 키퍼의 작품도 하나 있다. 게오르그 바셀리츠가 권력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상하좌우로 배치한 작품은 시선과 관점을 달리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일본 원작의 만화책이 인기였는데, 그 때문인지 로이 리히텐슈타인 풍의 팝아트보다는 일본작가 미스터(Mr.) 같은 만화 느낌의 팝아트가 더 흥미를 끈다. 나부터 애정 갖는 작가라야 헤레디움에서 전시할 자신이 생긴다. 올해 전시한 일본 작가 레이코 이케무라, 독일 거장 마르쿠스 뤼페르츠처럼 해외에서는 아주 유명한 반면 국내에 덜 알려진 작가들을 전시로 소개하고 싶다.

3 헤레디움은 내년 2월말까지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 마르쿠스 뤼페르츠의 국내 첫 토토 바카라 사이트관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HEREDIUM]
3 헤레디움은 내년 2월말까지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 마르쿠스 뤼페르츠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HEREDIUM]

Q 황인규 컬렉션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어떤 작가와 작품이 당신의 관심을 끄는가?

컬렉션에 방향이 있기는커녕 내 컬렉션은 항상 ‘방황’이다. 그런데 방황에서 늘 새로운 길이 나온다. 나의 컬렉션은 새로운 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고, 새로운 것을 만나면 취향이 조금씩 바뀐다. 내가 처음부터 안젤름 키퍼를 알았겠나? 한국 작가를 컬렉션하다가 ‘스트리트 아트’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러다 만난 사람이 뤼페르츠를 소개했다. 훗날 신표현주의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말에 바셀리츠의 전시를 를 만났고 키퍼까지 알게 됐다. 삶의 진리인 ‘인생무상’은 없을 무(無)에 항상 상(常) 자를 써서 인생에 고정된 것이 없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변화를 만들어가고, 현실과 맞춰가는 게 혁신이다. 정신적토토 바카라 사이트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예술가 아닌가. 화가, 소설가, 음악가 그들의 삶 속에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창의의 기반이 보인다. 훌륭한 작가는 세상을 보는 시각을 계속 바꿔준다. 예술은 질문할 수 있는 힘이고, 질문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 그렇게 변화하고 방황하는 게 나의 컬렉션이다.

Q 헤레디움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

100년의 역사를 기반토토 바카라 사이트 새로운 100년을 만들 거다. 여기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공간이길 바란다. 검사 시절에 연탄배달 봉사를 하러 갔더니 이미 그곳에 연탄이 많이 쌓여 있음을 발견하고 깨달았다. 기초 생활에 대한 복지정책은 이미 공적 시스템 안에서 탄탄한 편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리고 미술과 클래식 음악을 통해 좀 더 풍요로운 삶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젊은 세대가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주고 싶다.

※ CNCITY에너지의 사명은 <씨엔시티에너지로 표기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조상인 백상미술정책연구소장

필자 조상인은 미술사와 미술경영을 전공한 저널리스트다. 미술시장 전문가이며 근대미술서 《살아남은 그림들》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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