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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월가 사람들이 모이는 시간

월가에선 장 마감 직후 친분을 다지는 행사가 늘어나고 있다.

  • 슬롯 잭팟입력 2024.10.07 17:00
  • 최종수정 2024.10.07 18:03
  • 기자명Jane Thier & 김다린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필자는 지난 8월에 미국 맨해튼 미드타운의 고층 빌딩 1층에 위치한 주점에 방문했다. 장-조르주 봉거리히텐이 운영하는 주점포 트웬티 파이브다. 건물 위층에는 금융 대기업 시타델 시큐리티스의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햇살이 가득한 공간에는 맞춤 정장을 차려입은 금융인들이 자리를 메웠고, 그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풍경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웠다. 점심휴식시간인'해피 아워'처럼고급 마티니와 유자와 세라노 고추를 곁들인 성게 크로스티니를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시간은 점심 때를 한참 넘긴 오후 4시 15분이었지만, 바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장 조르주 포 트웬티 파이브에서는 오후 4시부턴빈 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봉거리히텐은 "맛있는 음식과 칵테일을 통해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월가의 금융인이 오후 시간에 사교적 만남을 즐기는 공간은포 트웬티 파이브뿐만이 아니다. 르 파비용, 비크만 호텔의 바 룸 등 다양한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오후 4시 이후부터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퇴근 후 술자리가 더욱 일찍 시작되고 짧아지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토니 디아만다키스 시티글로벌 자산 운용사 프랜차이즈 공동 대표는27달러짜리 하몽 이베리코를 한 입 베어 물고 와인 잔을 들며 자신의 동료를 소개했다. 그는"저 사람은 사모펀드를 운영하고, 이 사람은 시티의 인수합병 담당 뱅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퇴근 후 술자리 모습이바뀌고 있다. 비크만 호텔의 파페 콘테 바텐더는 팬데믹 이후로 술자리가 확실히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전 늦은 밤까지 음주를 즐기던문화는 쇠퇴하고 있었다.술자리에서 생기는 문제가 화제를 몰고,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퇴근 후 음주 문화는 점차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면서 동료와 대면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오후 4시경은 회의와 업무를 마무리하고 동료들과 간단하게 교류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은 시간이다.

결제 시스템스퀘어데이터에 따르면전국적으로 평일 이른 저녁 음주는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한 반면, 평일 점심 지출은 감소했다. 아라 카라지안스퀘어연구 책임자는 이같은 현상이사무직 근로자와 지식 경제 근로자가많이 분포한 도시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그는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면 오후 5시에 집을 나가 어딘가에서 술 한잔 하고 싶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동료간 대면하는 시간이 점차 짧아지면서 점심 시간의 여유를 즐기기 어려워지는 추세도 퇴근 후 사교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피터 바젤리 부동산 기업 매니징 디렉터는 "코로나 이후 너무 바빠졌다"라며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이 가장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봉거리히텐은"포 트웬티 파이브에선점심에 와인 한 잔 마시는 걸 보기도힘들다"고 말했다. 점심 때 모든 테이블에 와인 한 병씩 있었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후 4시에 사무실을 나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팬데믹 이전에 많은 사람들을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 붙들어 놓았던 출근 문화는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에 사라지고 있다. 일찍 퇴근할자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교외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기 전 술과 함께하는 짧은 대화가 네트워킹을 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 글 Jane Thier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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