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상장’ 의혹이 제기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IPO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5월 박성현 리벨리온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406/38989_29141_3136.jpg)
[Why? 파두 사태 영향으로 기술특례상장 인식이 악화한 까닭이다.]
‘파두(Fadu) 사태’ 이후 기술특례상장과 관련해 투자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파두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1938억원 공모가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상장 직후 분기 매출액이 5900만원에 그친 데다 이를 공시하지 않아 ‘뻥튀기 상장’ 의혹을 받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기술특례상장으로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의미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수천억 투자를 유치할 만큼 업황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판단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엔비디아 호황으로 업계에서 AI 반도체는 상단이 뚫려있다는 기대가 나온다”라며 “파두 사태 때문에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긴 했지만, IB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국 이 길뿐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기술특례상장을 우회해 유가증권(KOSPI) 상장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에 대한 기대가 고조됨에 따라 조(兆) 단위 몸값으로 책정되는 ‘대어’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음에도,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실질적인 재무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리벨리온에 기업공개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리벨리온 IPO와 관련해 시총 요건, 테슬라 요건 등 여러 가지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테슬라 요건이란 기업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 이익 미실현 상태인 기업이 기술에 대한 평가 없이 상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건으로, 기술특례상장의 일종이다. 과거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가 적자 상태에서 나스닥(NASDAQ)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해 성장한 사례를 본 뜬 제도로,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이 상장 조건이다.
지난 1월 파두 사태로 한국거래소에서는 상장심사 프로세스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기술특례상장에서 사업성의 평가 중요도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상장 이전까지 기간 동안의 '월별 매출'에 관한 공시 계획 제출 ▲시장성 의견서 게시 ▲추정 시나리오(낙관적, 중립적, 보수적)별 예상 매출액 공지 ▲자본잠식 상태 기술성장기업의 자본잠식 해소 계획 제출 ▲사업성 수준의 평가 배점 상향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사업성 수준의 평가 배점 상향'은 평가 기준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실제 기술 평가에는 '평가기술에 의해 발생하는 매출 규모액'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리벨리온의 매출은 27억 3476만 5917원을 기록했다. 2020년 6월 23일 설립 당시 회사의 자본금은 100만원이었으나, 설립 후 유·무상증자를 거쳐 지난 1분기 말 기준 자본금은 2억 2699만 7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리벨리온은 지난 1월 말 창업 3년 반 만에 누적 투자 유치 28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KT그룹이 총 330억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신한벤처투자가 신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으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파빌리온 캐피탈,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계 벤처캐피탈인 'DG 다이와 벤처스'(DGDV) 등 해외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IB 관계자는 “그간 리벨리온은 수천억 투자를 받고 KT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협업 중이긴 하지만, 매출이 어느 시점에 명확한 수치로 나올 수 있는 지는 전문가도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시장에서 인식하는 AI 반도체 기술의 방향성은 신뢰를 형성하는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코리아 조채원 기자 cwlight22@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