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진 신원 부사장의 관심은 ‘임팩트’. 회사와 매장, 10여년 이어오다 최근에 그만둔 대학 강의, 마라톤 크루, 다양한 공부모임 등 어디서든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싶어한다. 첫 직장 이랜드에서 작성한 ‘자온라인카지노추천명선언서’가 그 이유다.
김유진 부사장은 패션기업 신원에 합류하기 전 루이까또즈와 이랜드그룹 등 내로라하는 패션 기업에서 마케터이자 광고 제작자, 경영자로 활약했다. 당시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패션업계에 김 부사장의 인사이트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영감을 줬다.현재는 패션명가 신원의 내수패션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최영훈 프레임몬타나 대표와 온라인카지노추천가 만난 김유진 부사장은 ‘안경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 그가 착용한 안경으로 본인의 실제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으로 보여지도록 도움을 받는다고.
Q 김유진의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
과거를 되돌아보면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첫 회사였던 이랜드그룹에서 광고본부 PD실에 몸담으며 다양한 광고 제작을 총괄했던 일, 이후 IMF의 여파로 이직한 회사에서 책상 하나 놓고 니(NII) 라는 신생 캐주얼의 론칭 멤버로 합류해 3년 만에 1000억 매출까지 끌어올렸던 도전이 생각난다. 가장 오래 근무한 프랑스 오리진 핸드백 루이까또즈에서는 인생 첫 대표이사를 맡아 새롭고 다양한 일에 도전했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근무했는데, 당시 400억원의 매출 규모를 6년 만에 2000억원까지 키웠다. 이 모든 여정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도전이었고, 어제의 나를 뛰어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었다.
Q 지금은 패션기업 신원의 부사장으로 어떤 도전을 하고 있나.
한때 재계순위 30위 안에 들기도 했던 신원은 올해 창립 49주년을 맞이한 전통 있는 패션 명가다. 신원은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뉘는데 본인은 내수패션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내수부문에 합류했을 때 신원을 다시 한번 패션 명가의 위치로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19년 합류 당시 내수부문이 상당히 정체됐고, 백화점에서도 퇴점하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지시만 하는 리더가 아닌, 직접 발로 뛰며 브랜드 퇴점을 막고 새로 오픈하는 유통 채널에 입점시키며 현장을 뛰었다. 더현대서울, 신세계 대전, 롯데 의왕의 경우 삽을 뜰 때부터 현장을 수시로 찾아가 신원 브랜드의 노력과 진정성을 알렸다.
그 결과 신규 매장 출점 때 경쟁사들을 제치고 주요 매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오너인 회장님, 부회장님의 신뢰를 바탕으로 핵심 리더들이 서로 힘을 합치고 신뢰를 해준 덕분에 올해 4월부터 브랜드마다 하나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최대 매출과 수익을 기록하는 사업부가 많아졌다. 신생 브랜드 마크엠을 정상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Q 직접 발로 뛰는 리더, 귀감이 된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뛰어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30년 가까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자온라인카지노추천명선언서’가 있다. 이랜드그룹에 근무할 당시 작성했다. 너무 많이 보고 펼쳐봐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마음에 새겼다. 회사생활을 해오며 힘들거나 초심이 흔들릴 때는 항상 이 사명선언서를 다시 펴봤다. 살면서 사람이 두려운 적은 없지만, 하나님 앞에서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매번 돌아본다.
매일 좀더 일찍 출근해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것 역시 타협하지 않고 지켜온 습관이고 하루를 보내는 힘이다. 또 하나, 직접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점. 현장에 가면 온라인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Q 다양한 도전을 하다 보면 넘어지고 실패하는 경험도 있었을 텐데.
고생 안 해본 얼굴이란 이야길 자주 듣는데 나름 고난의 시간이 많았다. 고난을 통해 마음에 새긴 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ROTC 장교로 임관해 특공여단으로 차출됐다. 처음엔 ‘운이 없게 왜 이런 부대에…’란 생각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기왕이면 최고가 되자’는 결심을 했다. 공군부대와의 협동 작전에서 육군특공부대 최초로 공군 비행단장 표창을 받았고 3스타 표창도 받았다.
또 하나는 ‘고난은 축복’이라는 말이다. 회사생활을 오래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2004년 동료들과 패션회사를 설립, 여러 시행착오와 함께 흐름에 맞지 않는 상품 기획으로 회사를 접어야 했다. 당시 경험이 지금의 경영자 자리에서 큰 도움이 된다.
Q 결국엔 고난을 통해 얻은 점이 많다. 역경들을 어떻게 만회했는지 궁금하다.
인생의 어려웠던 순간들을 돌아보아 공통점을 꼽아보면, 첫 번째는 기도했고, 두 번째는 공부했고, 세 번째는 바로 실행했다. 공부하는 습관은 어떤 문제를 만나든 또 다른 대안을 찾아 해결해가는 원동력이 됐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야간 시간을 활용해 교육과정을 빠짐없이 찾아 다녔고, 중간관리자가 되어서도 공부를 지속해서 IAA Diploma(국제광고인자격)도 취득하고, 아내의 응원으로 미국과 프랑스로 단기 국비 연수도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는 달리기를 통해 치열한 회사 업무와 바쁜 삶에서 쌓이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이겨낸다. 최근에는 산속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즐긴다. 달리기는 인생 전체와 닮았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매년 새로운 달리기이며 갑작스런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데 트레일러닝의 리듬을 자연스레 응용하게 된다.
나이키 슬로건 ‘Just Do It’과 비슷한 ‘Just Run Eat’이란 러닝 크루도 내겐 큰 힘이다. 광고, 디자인, 패션, 가구, 포토 등의 영역에서 인정받는 젊은 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달리고 맛있는 요리를 먹는데 내겐 매우 소중한 모임이다.
Q 지금까지 김유진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내 인생의 성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귀한 인연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본인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약 20년간, 회사 생활과 대학강의를 병행했다. 귀한 인연들은 강의를 하며 만난 사람들이 많다. 교육자로서,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할 때 느끼는 행복이 크다. 그 중 홍익대학교에서 최우수강사로 선정돼, 9년 이상 패션마케팅을 강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어림잡아 1년에 100명씩 2000명에 가까운 제자들과 만났다. 첫 강의에서 만난 제자들은 이제 회사의 차부장급이나 스타트업의 대표들이 된 친구들도 있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어서 서로 자주 연락하면서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제일 뿌듯한 건 이들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다.
기업 문화 특히 자발적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회사 소식을 나누는 신문을 발행하기도 하고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 팀을 꾸리기도 했다. 루이까또즈에서는 ‘행복조작단'이란 팀을 운영했고 신원에선 ‘해피크루'를 만들었는데 2기가 활동하고 있다.

Q 김유진은 어떤 리더라고 생각하는가?
불씨형 리더. 앞서가는 조직에 있어 리더의 역할은 본인이 세세한 것까지 판단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첫 불씨가 되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군기보다는 사기를 끌어올리는 솔선수범, 적절한 위임, 명확한 목표제시, 정직하고 투명함, 합리적 의사결정, 총체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하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급여의 십 분의 일은 직원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켜가고 있는데, 생일이나 개인적인 사정, 취미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챙겨주려 노력한다.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한계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에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Q 안경을 바꿨다. 김유진은 무엇을 바꾸고 싶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매일같이 다가오는 선택의 문제들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교류를 갖고 지속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밸런스를 갖추어 판단하고 조율하는 능력은 미래지향적인 조직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KMC(KoreaMarketingCLUB) 라는 CEO들의 모임을 통해 마케팅 공부와 경영의 지혜를 교류하는 것은 거시적 시야를 넓히는데, 젊은 제자들과의 모임은 세상 돌아가는 빠른 트렌드를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는 그 범위를 더 넓혀야겠다고 생각한다. 메타인지 학습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역량과 좀 더 밸런스를 갖춘 경영자로의 성숙을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안경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안경도 전략이다. 좀더 지혜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는 안경을 선호한다. 프레임 몬타나는 론칭할 때부터 팬이었다. 8개정도 가지고 있으며, 특별한 날 선물하기도 한다. 구매했던 안경 중 김환기 화백 리미티드 에디션은 남달리 애착이 가는 작품 같은 안경이다. 이번에 인터뷰를 준비하며 고른 안경은 신제품으로 나온 <FM24 아넬 시리즈다. 비교적 머리가 작은 편인 내게 맞는 안경이 별로 없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조금 큰 사이즈를 쓸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안경은 특화된 작은 사이즈로 잘 만들어졌다. 디자인도 전체적으로 기품이 느껴지며, 이 안경처럼 얼룩무늬가 들어간 제품은 제작 특성상 같은 무늬의 안경이 나올 수 없어 ‘나를 위한 안경’이라는 느낌이 든다. 매장에 있는 세 개의 상품 중에 세세한 무늬를 비교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걸 하나 골랐는데, 그 과정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를 입양해 오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 더욱 애착이 가게 만든다.
홍승해 기자 hae@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