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슬롯사이트가 ‘슬롯사이트 주권’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으로 각국 정부와 협업에 나섰지만, 실상은 수십억 달러 투자나 민감한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는 전략적 거래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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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사이트 주권" 외친 오픈슬롯사이트의 속내엔 '투자 유치' 셈법이 있었다.[사진=셔터스톡]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포춘 ASEAN-GCC 경제포럼에 참석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슬롯사이트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세션을 사회했다.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동남아시아와 걸프 국가 지도자들이 자국이 슬롯사이트 혁신의 수혜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점이었다.

동시에 이들은 ‘슬롯사이트 주권(슬롯사이트 Sovereignty)’에 대한 염려도 안고 있었다. 미국이나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부터 데이터, 슬롯사이트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핵심 기술을 직접 통제하길 원하고 있다.

슬롯사이트는 그 특성상 특정한 가치관과 문화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은 더욱 그렇다. 동남아와 중동 국가들은 이들 기술이 자국의 가치와 문화를 배제할까 우려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기술과 인프라를 두고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워싱턴의 강경한 메시지에도 불편함을 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 같은 지정학적 줄다리기에서 어느 쪽 편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포럼에서도 그는 “우리는 국가 혹은 지역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세계 전략을 기준으로 항해해야 한다”고 다소 애매한 어조로 말하며 균형외교를 이어갔다.

하지만 내가 사회한 패널토론에서 나온 의견은 대부분 현실적 제약을 인정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슬롯사이트 기업 G42의 CTO 키릴 엡티모프는 “자체 슬롯사이트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돌릴 데이터센터까지 운영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대부분 국가는 기술 스택 중 일부만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다수 국가는 특정 공공서비스 등에 한해 오픈소스 모델에 의존하는 방식이 사실상 ‘주권의 최대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는 오픈슬롯사이트 전략책임자 제이슨 권도 참석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슬롯사이트 for Countries(국가를 위한 슬롯사이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는 오픈슬롯사이트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의 일환으로, 각국 정부와 협업해 최첨단 슬롯사이트 모델 학습 및 운영을 돕는 방식이다.

이 협업에는 당연히 대가가 따른다. 첫 협력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아부다비에 1GW급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200MW 규모의 1단계 시설은 내년에 가동된다. UAE는 이와 별도로 미국 내 스타게이트 센터에도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G42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이며, 오라클, 엔비디아, 시스코, 소프트뱅크도 협력사로 참여한다.

대가로 UAE는 에너지, 의료, 교육, 교통 등 주요 부문에서 오픈슬롯사이트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정부 전반에 이를 확산할 수 있는 지원을 받는다. 더불어 모든 UAE 국민은 유료 구독 모델인 챗GPT Plus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일 미국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구조는 슬롯사이트 주권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픈슬롯사이트는 각국 언어와 문화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자사 블로그에서 “각국의 필요에 맞는 슬롯사이트를 공동 개발하고,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게 로컬라이징하며, 글로벌 기준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슬롯사이트는 또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 자금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나는 제이슨 권에게 “UAE처럼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여력이 없는 국가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각국의 필요와 역량, 시민의 수요에 맞춰 공동 개발(co-develop)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자금이 아닌 다른 형태의 기여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예컨대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 제공이 그 예다. 슬롯사이트 문해력 강화, 교육 훈련, 현지 기업과의 협업 등도 기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질문은 남는다. 과연 각국 정부와 국민은 이렇게 민감한 데이터를 신기술 접근권과 맞바꾸는 거래를 기꺼이 받아들일까. 이는 일종의 ‘파우스트의 거래’가 될 수 있다. G42의 CTO가 말했듯, 국가는 슬롯사이트의 첨단 역량을 누릴 수도 있고, 기술 주권을 지킬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갖기는 쉽지 않다.

/ 글 Jeremy Kah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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