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게이츠 슬롯사이트 창립 25주년을 맞아 향후 20년간 2000억 달러를 투자한 뒤 슬롯사이트을 해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게이츠 슬롯사이트은 2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225_41421_1134.jpg)
최근 세계 빈곤층의 질병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2000억 달러(약 27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빌 게이츠가 자선슬롯사이트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던진 질문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줬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슬롯사이트 공동 설립자인 게이츠는 이달 초 시애틀에서 열린 게이츠 슬롯사이트 연례 회의에서 이렇게 물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게이츠 슬롯사이트의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등 국가 사무소에서 수백 명의 직원이 날아와 슬롯사이트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인근 대형 공연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열렸다.
올해 회의는 특히 특별한 시점에서 열렸다. 슬롯사이트 창립 25주년을 맞아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게이츠 슬롯사이트은 앞으로 20년간 지출을 두 배로 늘린 뒤 운영을 종료한다. 총 지출 규모는 2000억 달러로, 현대 자선 역사상 최대 규모다. 조명이 어둑한 강당에 입장한 게이츠는 관객석 전 구역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우리는 지금 대단한 이정표 앞에 서 있습니다.”
그는 지난 25년간의 성과, 소아 사망률 절반 감소, 말라리아·소아마비 등 감염병 퇴치 노력을 되짚으며 연설을 시작했다. 어머니, 아버지, 동료 자선가 워런 버핏, 그리고 전 부인이자 슬롯사이트 공동설립자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의 이름을 언급하면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회의의 분위기는 결코 자축 일색이 아니었다. 게이츠는 소아마비·말라리아 퇴치, 결핵과 HIV/AIDS로 인한 사망률 90% 감소 등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그 여정이 얼마나 험난할지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이 분야는 너무나도 취약하다”며 “최근 미국과 주요 공여국이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난 20년간의 진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추세를 되돌리려면 우리가 가진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고, 필요한 자원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남은 자원으로도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놀라운 저비용 혁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슬롯사이트 CEO 마크 수즈먼(Mark Suzman)도 부유한 국가들의 원조 삭감에 분노를 표했다. 게이츠와 슬롯사이트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대폭 축소하기 이전부터 이 공중보건 목표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현재 미국뿐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국제 원조 예산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명확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한 나라들의 안정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라고 말했다. 수즈먼은 “답답해도 괜찮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이렇게까지 열심히 설명해야 할 줄은 몰랐지만, 우리는 이 싸움을 준비해왔다”라고 강조했다.
회의 이후 슬롯사이트과 접촉한 한 직원은 “2000억 달러 발표 이후 분위기는 상당히 낙관적이고 활기차다”며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일자리를 스스로 없앨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즉, 지역 역량을 강화하고 파트너가 미션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즈먼은 슬롯사이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협력이 무너지는 듯 보이는 순간, 우리는 결코 야망을 줄일 수 없습니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순진하거나 낡은 개념처럼 들리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그 희망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야 합니다.”
게이츠는 직원에게 슬롯사이트의 핵심 미션을 향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고, 새로운 파트너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빈곤 완화와 신약 개발에 적극 투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역풍이 거센 시기이지만, 나는 우리가 다음 20년 동안 지금까지 더 많은 걸 이뤄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결코 순진한 게 아니길 바랍니다.”
/ 글 Alexa Mikhail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