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드 CEO는 15년간 ‘아이폰인가 안드로이드인가?’라는 슬롯 잭팟으로 지원자의 의사결정 과정을 파악해 왔다.
![[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214_41403_440.jpg)
구직자들은 수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사원증을 따낼 기회를 얻는다. 때로는 한 가지 질문이 당락을 가르기도 한다. 인디드(Indeed) CEO 크리스 하임스는 지난 15년간 3000명 이상의 면접 후보자에게 “아이폰이냐 안드로이드폰이냐,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냐”라는 얼핏 덜 중요한 질문을 던져 왔다고 슬롯 잭팟에 밝혔다.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면접 볼 때마다 ‘아이폰이세요, 안드로이드폰이세요? 그리고 왜 그렇게 선택하셨나요?’라고 묻습니다.” 이는 함정 슬롯 잭팟이 아니다. 지원자의 성향과 의사결정 방식을 엿보기 위한 일종의 아이스브레이커다. 정답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아무 대답이나 면접에서 떨어지는 이유가 될 수 없다.
하임스는 설명했다. “제가 궁금한 건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 지입니다. 실제 면접 시간의 절반가량을 이 슬롯 잭팟에 할애해 대화를 이어가면서 지원자의 성격과 의사결정 과정을 조금 더 깊이 파악하죠.”
대부분의 지원자는 아이폰을 고른다. “고등학교 때 가족 요금제에 묶여서 계속 같은 브랜드를 쓰게 됐다”는 식의 이유가 많다. 또 어떤 이는 자주 쓰는 앱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드러낸다. 그럴 때는 “만약 운영체제나 앱에서 바꾸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고 추가 슬롯 잭팟을 던진다.
하임스는 말했다. “제품을 선택하면 오랫동안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앱을 쓰는지를 물어보면 지원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죠.”
경영진이 면접에서 던지는 색다른 슬롯 잭팟들
하임스만이 기묘한 슬롯 잭팟을 던지는 CEO는 아니다.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공동창업자 겸 전 CEO 스티븐 카우퍼는 지원자의 업무 태도와 성격이 조직 문화와 맞을지 확인하기 위해 이렇게 묻는다.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왜 어려웠나요?”
이유가 있었다. 카우퍼는 “이 슬롯 잭팟만으로도 팀워크가 있는지, 책임감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 지원자가 생각하는 ‘어렵다’의 정의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산 건강 케어 기업 위스프(Wisp)의 CEO 모니카 체팩도 비슷한 슬롯 잭팟을 쓴다. “업무 중 해결했던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법을 찾았나요?” 팀을 넘나들며 협력한 경험이 있는지, 혹은 자력으로만 성과를 냈는지를 보고 ‘함께 일할 사람인지’를 가린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CEO 게리 샤피로는 또 다른 슬롯 잭팟을 쓴다.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나요?” 지원자가 현재 일을 하고 있으면서 2주 이내 출근 가능하다고 답하면 불합격이다. 그는 “그렇게 빨리 시작하겠다는 건 충성심이 낮다는 신호”라고 본다.
온라인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StockX)의 CEO 스콧 커틀러는 “시계바늘의 시침과 분침이 3시 15분에 이루는 각도는 몇 도인가요?”라는 문제를 낸다. 정답 여부보다 압박감 속에서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 글 Emma Burleigh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