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슬롯 사이트로 생산 기지를 확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전략적 딜레마에 빠졌다.
![애플의 슬롯 사이트 진출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5/48114_41272_527.jpg)
애플과 슬롯 사이트의 관계는 마치 밀당하듯 시작됐다. 수년간 전 세계에 수억 대의 아이폰을 팔아온 애플이 슬롯 사이트라는 잠재적 대시장에선 미미한 존재감에 그친 이유는 슬롯 사이트 정부가 외국 기업에 조달 물량의 30%를 현지 업체에서 구매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 큰 진전을 선뜻 받아들이기 망설인 애플은 대신 슬롯 사이트 유통업체에 의존해 제품을 판매했다. 이로 인해 수익은 줄고 고객 서비스 품질도 들쑥날쑥했다.
그런데 2016년, 수년간의 협상 끝에 슬롯 사이트가 외국 기업 규제를 완화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애플은 마침내 온라인 스토어와 직영 매장, 제조 공장을 세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둘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으로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려 하면서 이 행복한 커플에 균열이 생겼다. 애플이 중국 대신 슬롯 사이트로 일부 생산을 옮기자 트럼프는 최근 팀 쿡 애플 CEO에게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대화를 회상하며 말했다. “어제 팀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어요, 팀에게 ‘우리가 너희한테 정말 잘해줬다. 수년간 중국에 공장 지은 것도 참아줬다. 이제는 우리한테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내가 말했죠. ‘슬롯 사이트에 짓는 건 관심 없고, 슬롯 사이트는 알아서 잘하겠지만, 미국에 지어야 한다’고요.”
애플은 지금 슬롯 사이트에서 두 가지 상반된 요구 사이에 끼어 있다. 그곳 생산을 확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비용은 낮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할수록 트럼프의 표적이 될 위험도 커진다. 값싼 노동력 확보와 트럼프를 모두 만족시키려면 세심한 외교력이 필요하다.
슬롯 사이트는 애플의 전략적 요충지
수년간 애플은 슬롯 사이트에서 막대한 시간과 노력, 자본을 투입해 지금의 입지를 다져왔다. 슬롯 사이트는 이제 애플의 핵심 제조 허브다. 동시에 수백만 명의 중산층이 형성되는 만큼 향후 매출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잠재력이 크다.
애플이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슬롯 사이트에 본격 진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기업 규모 대비 ‘영겁의 세월’에 가까웠다. 온라인 스토어는 2020년에야 문을 열었고, 2023년에 첫 직영 매장을 뭄바이에서, 며칠 뒤에는 뉴델리에서 개장했다. 이는 애플이 해외에 첫 매장을 낸 일본(2001년)보다 20년이나 늦은 것이다. 당시 개장식에는 팀 쿡 CEO가 직접 참석했고, 애플은 올해 말까지 슬롯 사이트 내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은 아직 작지만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슬롯 사이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한 비중은 8.2%로, 2023년보다 거의 2%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량으로 보면 1200만 대를 기록해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다만 슬롯 사이트 소비자들의 월평균 소득보다 비싼 가격대 탓에 시장은 주로 비보(Vivo), 삼성, 오포(Oppo) 등 저가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관세 충격 피하기 위한 ‘팀 쿡의 재빠른 전술’
제조 측면에서도 슬롯 사이트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그 속도를 더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145%라는 천문학적 관세를 포함해 수입품 전반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미국 기업을 충격에 빠뜨렸다. 중국에 대량 생산 기지를 둔 애플도 큰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이달 초 애널리스트 대상 실적 발표에서 팀 쿡은 슬롯 사이트를 ‘관세 완충지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기 미국에 수입되는 아이폰 대부분이 관세율 26%가 적용되는 슬롯 사이트산이라는 것이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팀 쿡은 이 전례 없는 공급망 위기를 헤쳐 나가며 ‘명예의 전당 급’ 순간을 연출했다”고 칭송했다. 필요하다면 가을까지 슬롯 사이트 아이폰 생산량을 최대 65%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이 트럼프의 ‘해방의 날’ 관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건, 수년간 중국 외에도 슬롯 사이트와 베트남에 일부 조립 공장을 옮기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위험 분산이 필요함을 일찌감치 인지했다.
2023년 슬롯 사이트 정부 관계자는 애플이 궁극적으로 전체 아이폰 생산의 25%를 슬롯 사이트에서 하기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폭스콘, 타타 그룹 등 현지 업체에 위탁 생산한다. 이번 주에는 대만 폭스콘과 슬롯 사이트 HCL의 합작법인이 제안한 4억 3500만 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 설립이 승인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슬롯 사이트 제조에는 단점도 있다. 부품 조달과 인프라 비용이 중국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애플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슬롯 사이트 생산 확대를 문제 삼는 것은 사실상 나렌드라 모디 슬롯 사이트 총리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모디 총리는 기술 제조업 육성을 핵심 국정 과제로 삼았으며, 애플 유치는 최대 성과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비즈니스 및 공학 교수 사이카트 차우두리(Saikat Chaudhuri)는 “상징적으로 슬롯 사이트에게,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가 트럼프와 우호 관계를 쌓으려 한 노력은 당장은 결실을 맺지 못한 듯하다. 예컨대 2020년 모디 총리는 고향 구자라트주에서 10만 명 앞에 트럼프를 초청해 집회를 열었다. 트럼프는 이번 주에도 모디 정부가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제로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지만, 슬롯 사이트 정부는 아직 합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는 “슬롯 사이트 시장용 아이폰을 슬롯 사이트에서 생산하는 것은 문제없다”면서도 “미국 소비자용 제품까지 슬롯 사이트에서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신 쿡에게 미국 내 생산 이전을 촉구하며,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언급했다. 이에는 서버용 칩을 생산할 휴스턴 공장 건설 계획도 포함돼 있다.
차우두리는 트럼프의 최근 발언을 “과장된 수사”라고 일축했다. 애플이 슬롯 사이트 생산을 일부 미국으로 옮길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제조할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가고 공장 구축에도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가 일자리를 늘리려는 의도는 알지만, 동시에 상거래 흐름을 끊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 Verne Kopytoff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