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의 기름이 모두 유출될 경우 필리핀 마닐라 해안선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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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인근 해역에서 대형 유조선이 침몰해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Philippine Coast Guard)는 25일(현지 시간) 오전 1시 10분경 바탄(Bataan) 주 리마이(Limay) 동쪽 3.6해리 해상에서 필리핀 국적 유조선 MT 테라 노바(MT Terra Nova)호가 침몰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승선원 1명이 사망하고 140만 리터의 산업용 연료유가 유출됐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MT 테라 노바호는 리마이 항을 출발해 필리핀 항구 일로일로(Iloilo)로 향하던 중이었다. 사고 당시 태풍 가에미(Gaemi)와 계절성 몬순의 영향으로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고 있었다. 아르만도 발릴로(Armando Balilo) 해안경비대 대변인해군 소장은 "선박 출항 당시 바탄 지역에 공식 태풍 경보가 발령되지 않아 MT 테라 노바호가 악천후 시 선박 운항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침몰 사고 직후 구조대가 출동해 17명의 승선원 중 16명을 구조했으나, 1명은 실종됐다. 해안경비대는 수 시간 동안 거친 바다를 수색한 끝에 오후에 실종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구조된 승선원 중 4명은 추가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수 킬로미터에 걸친 기름띠가 형성됐다. 해안경비대는 기름 확산을 막기 위해 분산제를 살포하고 부유 방벽을 설치하는 등 긴급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발릴로 소장은 "유조선에 남아있는 기름이 모두 유출될 경우 필리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가 될 수 있다"며 "마닐라 해안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안경비대 가반(Gavan) 제독은 "침몰 선박이 수심 34m에 있어 비교적 얕은 편"이라며 "7일 이내에 선박에 남아있는 연료를 모두 빼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44m급 다목적 대응 선박 3척을 투입했으며, 페트론(Petron) 등 석유 회사들도 방제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현지 어민단체 파말라카야(Pamalakaya)의 판도 히캅(Pando Hicap) 회장은 "어민들의 생계가 바다에 달려있어 매우 우려된다"며 신속한 방제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민도로(Mindoro) 섬 인근에서 80만 리터의 산업용 연료유를 실은 유조선이 침몰해 해양 생태계와 관광업에 큰 피해를 준 지 5개월 만에 발생했다.

/ 슬롯사이트 소닉 메이저 이세연 기자 mvdirector@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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