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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배저의 반란: 당신의 출근은 안녕한가요

‘커피 배징’이라 불리는 현상이 미국 기업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입력 2025.08.07 11:16
  • 기자명Nick Lichtenberg & 김다린 기자
젊은 직장인들이 프라그마틱 슬롯사이트 의무를 최소한으로 따르며 사무실 문화에 조용히 반기를 들고 있다.[사진=셔터스톡]
젊은 직장인들이 출근 의무를 최소한으로 따르며 사무실 문화에 조용히 반기를 들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미국 사무실 곳곳에서 ‘커피 배저(coffee badger)’로 불리는 직원이 늘고 있다. 커피 배징은 출근 도장만 찍고 회사의 무료 커피를 마시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재택근무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미국 이사회와 경영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재택근무 체제에 대응해 마련된 사무실 복귀(RTO) 정책이이제는 직원들의 ‘꼼수 출근’이라는 새로운 고민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배징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하이브리드 근무자 중 44%가 커피 배징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58%가 최소 한 번 이상 커피 배징을 해본 적 있다고 밝혔다.

기업 측도 체감하고 있다. 전체 기업의 75%가 커피 배징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특정 업종이나 빅테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부문이 직원들의 커피 배징을 문제 삼으며 공식 경고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복도에서 웃는 얼굴이 많아졌다”고 자평하면서도, 팀 리더가 직원들의 실제 출근 여부를 확인하는 ‘컴플라이언스 툴’을 도입해, ‘런치 배징’과 ‘커피 배징’을 감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관리자가 직원들과 1대1로 면담하며 실제 사무실에 머무른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제 출근 복귀 정책이 1년이 넘었기 때문에, 동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 직원에게 직접 대화로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근 복귀는 생산성과 조직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실은 달랐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최소한의 출근만으로 최대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불만을 외치지는 않지만, 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놀라운 사실은 관리자조차 커피 배징을 한다는 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관리자의 47%가 커피 배징을 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일반 직원(34%)보다 높은 수치다. 이 문화가 위아래 모두에 퍼져 있다는 의미다.

이런 ‘보이지 않는 출근 거부’에 맞서 기업들은 다양한 대응책을 실험 중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건 출입기록 추적이다. 가트너(Gartner)는 2022년 기준 60%의 기업이 직원 출입기록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일부 기업은 ‘출입’이 아니라 ‘근무 시간’ 자체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대표적 사례다.

반면 소수 기업은 근무시간이 아닌 성과 중심 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복지시설 개선, 일정 유연화 등으로 자발적 출근을 유도하고 있다. ‘억지 출근’ 대신 ‘가고 싶은 사무실’을 만드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많은 리더가 우려한다. 커피 배징은 단순한 정책 회피가 아니라, 조직에 대한 관심과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출근 전략이 직원들의 참여를 더 위축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피 배징은 단순히 ‘출근을 피하는 직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2025년형 화이트칼라 업무 방식과 전통적 조직 문화 사이의 충돌이다. 직원들이 집에서 충분히 생산성을 낼 수 있고, 사무실 출근을 단지 ‘보여주기 위한 의식’으로 여긴다면, 기업은 단속보다 먼저 사무실의 존재 이유를 다시 설명해야 한다.

왜 여기서 일해야 하는지를 납득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절반 이상의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하이브리드 근무자의 절반 가까이가 커피 배징을 실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커피 배징은 기업 문화의 약점을 드러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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