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슬롯사이트는 정보 보호를 위해 가입자 1명에게 고작 2400원을 투자했다.
![30일 유영상 슬롯사이트텔레콤(슬롯사이트) 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슬롯사이트 해킹 사태와 관련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4/47943_41029_170.jpg)
SK텔레콤(슬롯사이트)이 이번 해킹 사태를 두고 귀책 사유를 인정하며 공식 석상에서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 발표에 이어 두 번째이다.
30일 유영상 슬롯사이트 사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의 원인은 슬롯사이트에 있다"면서 "초기 대응에 있어서 미숙한 점이 많았던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유 사장은 유심칩 물량 부족 사태를 두고 "5월 말까지 500만 개, 6월 말까지 500만 개가 추가로 들어온다"며 "유심 보호 서비스에 먼저 가입하면 유심 교체와 맞먹는 수준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 강조하는 슬롯사이트를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고는 기업이 쳐놓고 왜 국민이 번거롭게 유심 보호 서비스를 별도로 가입해야 하느냐"면서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 가입 조치를 주문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가입 안 하면 피해 보상 못 받을까봐 걱정하는 피해 국민이 많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다들 가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마저도 서버가 폭주해 제때 가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보상 대책으로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해 더 큰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국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가입자가 다른 이동통신사로 번호 이동 시 위약금을 폐지하도록 해 발 빠른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유 사장은 "제가 총책임자이지만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종합적인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자료=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4/47943_41030_1854.jpg)
이날 청문회에서는 슬롯사이트의 정보 보호를 위한 내부 투자가 미흡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훈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슬롯사이트는 정보 보호에 쓰인 투자 비용은 총 600억 원이었다. 이통 3사 중 가장 적은 액수였다. 2300만 명에 이르는 총가입자 수와 비교하면 가입자 1명에게 쓰인 정보 보호액은 약 2400 원 수준에 그쳤다.
슬롯사이트가 해킹 사고를 인지 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늑장 신고한 점도 드러났다. 슬롯사이트는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18일 오후 11시 26분에 해킹 침해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KISA에는 20일 오후 4시 46분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논란을 예상한 듯슬롯사이트는 '내부 책임자 보고 일자'라고 정정하며 KISA에 20일 오후 3시 30분으로 추가 신고를 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이상중 KISA 원장은 "20일 들어온 신고 사안을 보면, 슬롯사이트가 사고를 인지한 시점이 18일 23시 26분으로 기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침해사고를 인지하고 24시간 내 신고를 못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는슬롯사이트 해킹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