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오는 포트폴리오의 15%를 금에 배분하라 조언하고, 그리핀은 이를 미국 경제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사진=게티이미지]](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0/50188_43784_3520.png)
투자자들은 보통 저점 매수를 고려한다. 하지만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금은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의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진다. 특정 통화나 국가에 연동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준히 가치가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나 대체 통화만큼 큰 수익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성 덕분에 많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하자 금융기관들은 고객들에게 보유 현황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 중이다. UBS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해펠레(Mark Haefele)는 지난달 "금에 대해 매력적인 견해를 유지한다"며 포트폴리오의 한 자릿수 중간대 퍼센트 금 비중을 담을 것을추천했다.
달리오는 이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제시했다. 그는 그리니치 경제 포럼(Greenwich Economic Forum)에서 포트폴리오의 15%를 금에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청중들에게 "자산 배분을 할 때 실질 세후 수익률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려해야 한다"며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데, 금은 포트폴리오를 매우 훌륭하게 다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략적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볼 때 최적의 조합으로 포트폴리오의 약 15%를 금에 배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로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요소들이 하락할 때 금이 매우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요소들은 신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리오의 이러한 입장은 시타델(Citadel)의 최고경영자 켄 그리핀(Ken Griffin)이 이번 주 "우려스럽다"고 표현한 바로 그 개념이다.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 컨퍼런스에서 연설한 이 헤지펀드 거물은 금 가격의 급등이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위험을 회피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경고했다.
그리핀은 "사람들이 미국 국채 위험에 대비해 효과적으로 달러 부담을 줄이거나 포트폴리오위험을 줄일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달러화에서 상당한 자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정말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리핀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서 얻는 수익을 자국 통화로 헤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미국 기업에 베팅하되 미국에 대한 위험노출을줄이고 싶은 이중스런 포지션"이라고 표현했다.
달리오는 이것이 바로 자신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채뿐만 아니라 신용이나 사모 신용도 선호하지 않아"정상적인 위험 배분보다 금 쪽으로 더 기울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리오는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들의 이러한 금 선호 현상이 '통화 질서의 변화'를 경험했던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이러한 통화 권력의 재편성은 달리오가 여러 차례 경고해 온 문제, 즉 국가 부채 문제로 귀결된다.
전 세계 경제학자들은 선진국들의 부채 수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상황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미국의 재정이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구매를 중단하기 시작하면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글로벌 여파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부채는 37.8조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25%에 달한다.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수치다. 그들은 이 비율이 언젠가 심각하게 균형을 잃어 국채 구매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거나 아예 국채 구매를 거부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어느 쪽이든 미국은 부채 상환을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거나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출을 대폭 삭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달리오는 금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가들이 채권 등의준비금이나 자산을 줄이고 금을 획득하는 장면을볼 수 있다. 금은 통화다. 우리는 통화를 법정 통화, 주요 법정 통화로 생각하지만 금도 통화다. 금은 두 번째로 큰 준비 통화이며, 따라서 1970년대 초와 유사하게 통화 질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글Eleanor Pringle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