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가 슬롯 사이트의 프라임 기만 행위 소송에서 사상 최대 25억 달러 합의를 이끌어냈다.

슬롯 사이트이 고객을 속여 프라임 멤버십에 강제로 가입시키고 탈퇴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혐의로 제기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소송에서 25억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전격 합의했다.[사진=셔터스톡]
슬롯 사이트이 고객을 속여 프라임 멤버십에 강제로 가입시키고 탈퇴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혐의로 제기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소송에서 25억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전격 합의했다.[사진=셔터스톡]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슬롯 사이트과 25억 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고발표했다. 슬롯 사이트이 수년간 소비자를 속여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시키고 해지 절차를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혐의와 관련된 소송이 시작된 지 며칠 만의 일이다.

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이지만, 슬롯 사이트 본사 경영진이 가장 크게 안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FTC는 2023년 리나 칸 당시 위원장 주도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슬롯 사이트이 ‘다크 패턴’이라 불리는 기만적 웹디자인을 활용해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프라임(당시 연 139달러)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해지 시에는 “4페이지, 6번의 클릭, 15개 옵션”을 거쳐야 하는 절차(내부적으로 ‘일리아드’라 불림)로 좌절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슬롯 사이트은 재판 개시 직전, 연방 판사가 “결제 정보를 받기 전 멤버십 조건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는 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일부 위법성을 인정한 데 이어, 해당 사건에 이름이 오른 슬롯 사이트 임원들이 배심원단 판단에 따라 개인적으로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판결을 받으며 불리한 국면에 놓여 있었다. 이 상황에서 슬롯 사이트은 결국 재판 시작 며칠 만에 거액 합의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슬롯 사이트에겐 ‘최악은 피한’ 결정이었다. 우선 25억 달러는 슬롯 사이트 입장에서 1년 순이익의 13일치, 매출 기준으로는 이틀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슬롯 사이트은 위법 행위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임원 개인도 면책됐다. 재판을 이어가며 불거질 수 있었던 추가 보도와 평판 리스크도 차단했다. 며칠만 지나면 뉴스 사이클은 다른 이슈로 넘어가고, 소비자 다수는 이 사건을 곱씹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FTC 내부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판결과 지금까지 투입된 자원을 고려하면, 왜 이 시점에서 합의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호텔비 며칠 아끼려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FTC는 “역사적 승리”를 선언했다. 앤드루 퍼거슨 현 위원장은 “수백만 미국인이 해지하기 어려운 기만적 구독에 지쳐 있었는데, 이번 합의로 사상 최대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반면 슬롯 사이트은 “합의로 고객을 위한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결국 FTC는 ‘기록적 합의금’을 챙겼고, 슬롯 사이트은 불법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도 사건을 조기에 매듭지었다. 모두가 일정 부분 얻을 것을 얻고 물러난 ‘윈-윈’이다.

하지만 시선은 이제 2027년 예정된 FTC의 슬롯 사이트 반독점 소송으로 쏠린다. 이 재판은 슬롯 사이트의 사업 모델 자체를 흔들 수 있는 해체 명령이나 강제 구조조정까지 가능성이 거론되는 훨씬 중대한 사안이다. 이번 합의로 FTC와 슬롯 사이트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 글 Jason Del Rey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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