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자율주행 기술 전략을 바꿨다. 그럼에도 슬롯사이트 업 CEO는 “우리가 정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런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슬롯사이트 업.[사진=셔터스톡]
런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슬롯사이트 업.[사진=셔터스톡]

“거봐, 내가 뭐랬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게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인물은 흔치 않다. 자율주행 기술 분야의 스타 스타트업 ‘슬롯사이트 업(Wayve)’의 CEO 알렉스 켄달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은 조용히 있을 때”라고 말했다.

켄달은 런던에서 열린 ‘슬롯사이트 업 브레인스토밍 AI’ 행사에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는 재밌는 포스팅이 되겠지만, 지금은 겸손하게 가겠습니다.”

머스크가 처음 슬롯사이트 업의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접근법을 들었을 때, 그는 회의적이었다. 대신 테슬라는 ‘인지–계획–제어’를 분리해 모듈별로 처리하는 규칙 기반(rule-based) 시스템을 고수해왔다.

반면, 슬롯사이트 업는 차량 센서의 원시 데이터를 신경망에 입력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이 자율주행을 수행하는 자기학습 AI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엔드투엔드 딥러닝(end-to-end deep learning)’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기존의 규칙 기반 시스템이 놓치기 쉬운 실제 복잡한 도로 상황에 인간처럼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설계했다.

켄달은 지난해 슬롯사이트 업의 AI 에디터 제레미 칸과 런던 시내를 자율주행차로 돌며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차량이 어떤 속도로 달릴지, 어떤 차선을 선택할지 등은 전혀 사람이 코딩한 게 아닙니다. 지도를 따르지 않고, 눈앞의 상황에 따라 모든 결정을 내립니다.”

2023년 테슬라는 기존 전략을 바꾸겠다고 발표하며 슬롯사이트 업와 유사한 접근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켄달은 2023년 10월 한 팟캐스트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몇 년 전 머스크를 만났을 때 그는 ‘엔드투엔드 학습은 절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죠. 그런데 이제 와서 방향을 바꾼다고 하니, 저로서는 꽤 통쾌했죠.”

이번 슬롯사이트 업 행사에서도 켄달은 테슬라의 전환이 “만족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았다. 자율주행은 “현존하는 가장 어려운 공학 과제 중 하나”이며 “앞으로 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은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해답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지 않습니다.”

그의 겸손함은 이해되지만, 슬롯사이트 업의 빠른 성장세를 보면 약간의 자부심은 충분히 가질 만하다. 뉴질랜드 출신인 켄달은 케임브리지대에서 딥러닝 기반 실시간 장면 이해 기술을 연구한 박사 학위 논문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 슬롯사이트 업를 공동 창업했다.

2023년, 슬롯사이트 업는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7년 만의 일이다. 슬롯사이트 업는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자사의 AI 기술을 채택하길 바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닛산은 2027년부터 슬롯사이트 업 기술을 자사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통합하겠다고 발표하며 첫 협력사로 나섰다.

/ 글 Steve Mollma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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