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격적인 슬롯머신전쟁 선언에도 불구하고 각종 예외와 소비자 저항력 덕분에 충격은 제한적이었고, 시장은 이미 “트럼프는 결국 물러난다(TACO)”는 학습효과 속에 슬롯머신 리스크를 무시하고 있다.

도널드 슬롯머신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연설을 통해 전방위적 슬롯머신 부과를 선언했을 때,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1기 행정부기 때와 같은 무역전쟁 재현 우려 속에 글로벌 공급망 충격을 계산하며 주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슬롯머신 충격은 각종 예외 조항과 협상, 면제 조치로 희석됐고, 투자자들은 더 이상 트럼프의 슬롯머신 트윗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이번엔 특허·브랜드 의약품에 100%, 가구 수입에 50%의 슬롯머신를 전격 발표했지만, 시장은 거의 꿈쩍하지 않았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마이클 브라운은 “실질 슬롯머신 수준은 훨씬 낮다. 그래서 영향도 미미하다”며 “시장은 이미 슬롯머신를 끝난 일로 본다”고 말했다.

처음엔 유럽·아시아 제약사 주가가 출렁였지만, 유럽 증시는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제약 슬롯머신에도 제네릭 의약품은 제외됐고,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은 면세 혜택을 받는다. JP모건과 리어링크 등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제약사 다수는 노출이 제한적”이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무역분쟁의 완충재는 소비자였다. 수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고, 기업들은 재고를 확보하거나 공급처를 다변화했다. 동시에 미국 소비자는 고금리에도 지갑을 열며 경제를 떠받쳤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분기 성장률은 연율 3.8%로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스턴의 자산운용가 지나 볼빈은 “이제 ‘연준과 맞서지 마라’가 아니라 ‘미국 소비자와 맞서지 마라’가 교훈”이라고 했다.

시장에는 이른바 ‘TACO 트레이드’가 자리 잡았다. 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엄포를 놓지만 끝내는 물러난다”는 학습효과다. 실제로 슬롯머신는 거창한 발표와 달리 수많은 예외로 희석되며 평균 실효세율은 낮게 유지됐다. 물론 공급망을 통한 물가 압력이 수개월 후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슬롯머신전쟁보다 미국 소비자의 저력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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