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일자리 종말론? 아직은 시기상조
예일대와 브루킹스연구소의 새 보고서는 챗GPT 출시 이후 미국 고용시장에 뚜렷한 충격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란 우려와 달리, 실제 미국 고용시장에서는 뚜렷한 충격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일대 버짓랩(Budget Lab)과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11월 오픈슬롯사이트가 챗GPT를 내놓은 이후 일자리 시장에 ‘뚜렷한 혼란’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종 구성이 변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흐름은 이미 2021년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변화도 특별히 가파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직종별 구성 변화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지긴 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고, 슬롯사이트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라며 “현재 고용·실업 지표와 슬롯사이트 노출·자동화·보조 효과 간에 뚜렷한 연관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슬롯사이트 노출도가 높은 정보통신, 금융,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업종에서 하락 조짐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은 챗GPT 출시 이전부터 이어져온 흐름이었다. 이는 슬롯사이트 비관론자들이 말하는 급격한 ‘일자리 종말’과는 다른 결론이다. 역사적으로도 대규모 직장 변화는 수십 년에 걸쳐 전개됐고, 컴퓨터 역시 상용화 후 10년이 지나서야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놓았다. 슬롯사이트도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수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경영자들은 생산성 향상이 실제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고용 확대를 미루는 ‘관망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채용을 늦추는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일자리를 슬롯사이트가 직접 대체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현재의 불안은 상당 부분 ‘추측’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용시장에서 고통을 느끼는 쪽은 신입사원과 대학 졸업생들이다. 슬롯사이트가 주니어 직군이 맡아온 반복적 업무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고, 기업들도 이를 점점 더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슬롯사이트가 졸업생들의 취업을 직접 막고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연구 결과, 최근 졸업생이 경력자에 비해 일자리 구하기가 다소 힘들긴 했으나, 차이는 미미했다. 이는 슬롯사이트 효과라기보다 채용 시장 전반의 흐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신입이 겪는 어려움은 슬롯사이트 도입의 직접적 결과라기보다 노동시장 전반의 역학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긍정적 신호도 보인다. 쇼피파이(Shopify)와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올해 인턴 채용을 늘렸고, 클라우드플레어는 슬롯사이트 도구가 “신입이 팀에 기여하는 능력을 곱절로 늘려줄 수 있는 수단”이라 평가했다. 젊은 세대는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실험하려는 태도가 강해,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영국 개발자 사이먼 윌리슨은 “슬롯사이트 도구를 쓸 줄 아는 인턴은 과거 인턴보다 훨씬 빨리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미래 예측이 아니며, 샘플 크기도 제한적이다. 지금까지 노동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오픈슬롯사이트의 최신 ‘GDPval’ 지표 등에서는 최상위 슬롯사이트 모델이 전문가 수준의 업무를 절반 가까이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 개선되고 기업이 활용 능력을 키울수록,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관건은 슬롯사이트를 컴퓨터처럼 ‘다음 도구’로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볼 것인가다. 최소한 지금 시점에서 답은 아직 미정이다.
/ 글 Beatrice Nolan & 편집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