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금감원 질의 없었다”…회색지대 달리는 슬롯사이트 추천

[Credit & Capital]

2025-09-26김타영 기자

슬롯사이트 추천가 기업의 자사주 유동화 수단으로 급부상 중이다. 하지만 편법 채무보증 논란이 커지며회계기준 및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금융당국 판단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여의도에 주가수익스와프(Price Return Swap·이하 슬롯사이트 추천)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이 먼저 문의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올해 들어선 증권사 기업금융부서가 직접 수요 예상 기업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슬롯사이트 추천는 기업이 보유 주식의 가격 변동 수익만을 금융사와 교환하는 거래이다.기업이 보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하고 금융사와 계약을 맺으면, 만기일 주식 가격이 기준시점 대비 올랐느냐 내렸느냐를 두고 기업-금융사 간 정산이 이뤄진다.주가가 오르면 금융사가 차익을 지급하고, 하락하면 기업이 손실 금액을 금융사에 지불한다.

◆ ‘진성 매각’ 외형 갖춘 변용

슬롯사이트 추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 변용에 있다. 기업이 보유 주식을 금융사에 ‘매각’하는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만기 시 되사오는 ‘파킹형’ 거래로 활용할 수 있다. 주식 재매입은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이면 합의나 암묵적 방식으로 진행해 매각 형식을 유지한다.

기업들은 과거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이하 TRS) 변용을 통해 같은 이점을 누렸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의결‧배당 등 권리를 여전히 기업이 보유한 상태로 거래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진성(眞成) 매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거래가 매각으로 판단되는지 아닌지는 기업과 금융사에 매우 중요하다. 매각이 아니라면 기업은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것이 돼 회계상 부채로 잡히고, 금융사는 돈을 빌려준 것이 돼 대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부채비율이 올라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금융사는 자본건전성 악화(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므로)로 자금 운용 제약이 커진다.

변용된 슬롯사이트 추천는 주식과 함께 관련 권리를 모두 넘김으로써 ‘외형상’ 실제 매각과 동일한 형식을 취한다. 따라서 기업은 사실상 지분 변동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금융사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회사채 금리 대비 1~2%p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인기가 높다.

◆ SK이노베이션 거래 이후 ‘붐’

세간에는 첫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로 2018년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 매각 건을 많이 꼽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체결한 10건의 TRS 거래 가운데 일부를 그 시초로 보기도 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금융사들과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의결권까지 이전하는 TRS 거래를 체결하는 대신, 금융사가 현대엘리베이터에 우호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한 계약이었다. 외관상으로는 권리 이전과 함께 주가 변동 손익만 정산되는 구조여서 슬롯사이트 추천와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다.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는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온의 1조 5000억 원 규모 자금조달에 사용하면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사용이 드문 건 아니었으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다가 1조 원대 거래가 터지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후 이마트와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한화솔루션 등이 연이어 거래를 체결하면서, 또 최근엔 주식시장 인기종목인 에코프로가 8000억 원대 거래를 진행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관심이 더 커졌다.

◆ 확산하는 회광반조 분위기

9월 현재 기업 문의는 더 활발해졌고 금융사(주로 자기자본이 큰 대형 증권사)들 역시 슬롯사이트 추천 영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회광반조(回光返照)로 보는 인식이 확산해 눈길을 끈다.

증권사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관련 법안이 여럿 발의된 데다 여당이 3차 상법 개정안을 통해 이를 관철시키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법제화가 되면 자사주를 활용한 기업 자금 조달이 거의 막힐 확률이 높죠. 최근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가 부쩍 늘어난 것도 법제화 전에 유동화해 놓으려는 목적이 큰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금융당국의 시장친화적이지 못한 슬롯사이트 추천 판단이 곧 나올 것’이란 전망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TRS를 규제하며 그 이유로 “편법적 채무보증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현재 슬롯사이트 추천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사진=셔터스톡]

◆ 공정위는 일단 괜찮다는데…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탈법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제정(안) 행정예고’를 통해 관련 문제를 짚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탈법행위 유형을 예시하며 실질적인 채무보증 유형의 거래로 TRS를 콕 집었지만, 슬롯사이트 추천는 제외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공정위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초자산 가치가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바탕으로 책정된 점, 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그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치가 주가 등락 등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해당 거래는 전형적인 투자로서 채무보증과 실질이 다르므로 채무보증 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탈법행위가 아니다’는 해석은 기업들이 슬롯사이트 추천에 눈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기업 회계 업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행정예고의 전체적인 톤이나 분위기는 슬롯사이트 추천도 문제가 있다고 읽혔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사회 분위기상 유상증자도 못 하고 대출 환경도 어려워지니까 슬롯사이트 추천는 예외로 두어 숨통을 틔워주려 한 것 같아요. 따라서 문제가 되면 언제든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 “이건 대출”…회계법인의 딴지

재계 및 증권가는 바로 이 부분을 우려한다.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 규모가 급격히 커진 데다 ‘편법적 채무보증’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회계법인들에서 나오는 까닭이다. 금융당국이 ‘문제’로 인식할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회계업계에서는 일찍부터 슬롯사이트 추천를 ‘부채-대출’로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매각으로 해석하려면 위험과 효익이 같이 이전돼야 합니다”라며 “하지만 슬롯사이트 추천는 정산이 끝난 후에야 (위험과 효익 이전이) 완료되는 구조여서 그전까지는 매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지지하는 의견에 따르면, 슬롯사이트 추천는 파생상품으로 보기에도 애매하다.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증권사들이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를 파생상품 투자로 처리하는데) 기본적으로 파생상품은 기초변수(주가) 변동에 따라 가치가 변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증권사들은 고정 수수료만 받는 거잖아요. 일각에서는 슬롯사이트 추천를 두고 ‘일종의 파생상품’이라고 쓰던데, 이를 의식한 듯싶어요. 기본적인 파생상품 정의에 부합하지 않으니까요.”

금융당국에서 위 두 의견을 받아들일 시 올해까지 진행된 대부분 슬롯사이트 추천 거래는 ‘편법적 채무보증’으로 분류될 확률이 높다. 대부분 기업이 자회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았고,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자회사 유동성 확보에 사용한 까닭이다. 외견상 기업이 자회사의 신용보증을 서 준 것으로, 공정거래법에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의 계열사 채무보증을 엄격히 금지해 ‘편법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 금융감독원“질의 없었다”

금융당국 판단이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기업은 물론 증권사와 회계법인들까지 당국 움직임에 초미의 관심사를 보인다.

재밌는 건, 각 집단에서 ‘누군가가 금융당국에 관련 질의를 넣었고, 올해 말쯤 답변이 나올 것’이란 소문이 알음알음 돌지만, 사실이 아니란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모 증권사가 SK이노베이션 거래를 전후해 금융감독원에 질의를 넣었다’ 하고, 회계업계에서는 ‘모 회계법인이 회계기준원 연구원의 개인 해석이 나온 이후 회계기준원에 정식 질의를 넣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과 회계기준원은 사실과 다르다며 펄쩍 뛴다. 회계기준원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질의를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질의가 들어왔다면 당연히 절차에 따라 진행했을 텐데 아직 그런 게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언제쯤 결론을 내겠다는 것도 없어요. 미정입니다. 다만, 워낙 화제가 되는 내용이라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계 기준 해석은 금융감독원과 회계기준원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라며 “두 곳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질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확인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헤프닝이 과열된 시장 때문인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현장에서는 치열한 물밑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이따금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목적으로 그런 소문이나 뉴스를 이용한 플레이가 나오는 거 같아요. ‘좀 있으면 거래가 막힐 수 있으니 그 전에 빨리 결단을 내려라’ 같은 거죠. 그만큼 시장이 뜨겁다는 방증입니다. 다만 그런 노이즈는 금융당국의 불편한 관심을 끌 수 있고, 실제 규제로 이어질 수 있어 지양해야 합니다.”

◇ 채무보증 규제가 필요한 이유

금융당국이 계열사 채무보증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자회사 주식을 기초자산 삼아 계약을 체결했다가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본문에서 언급된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건이 좋은 예이다. 현대상선 주가가 급락하며 현대엘리베이터는 6400억 원대 손실을 보았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쉰들러홀딩스는 이 손실을 문제 삼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 슬롯사이트 추천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